‘더 글로리’ 글로벌 흥행, 김은숙 작가 “피해자들의 원점 응원”

넷플릭스 ‘더 글로리’ 글로벌 인기 누적 시청시간 4억 시간↑, 역대 6위 김은숙 작가 인터뷰…”사랑하는 동은아”

사진=넷플릭스

“어느 봄에는 꼭.. 활짝 피어나길 바라 동은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연출 안길호)의 김은숙 작가가 글로벌 인기에 보답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가 <태양의 후예>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자 첫 복수극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파트1에서는 학교 폭력으로 무너진 문동은(송혜교 분)의 모습과 복수를 다짐하고 악착같이 살아온 18년의 인생이 공개됐다. 과거를 짊어지고 살아온 동은과 다르게 가해자 5인은 여전히 세상을 깔보며 살고 있었다. 지난 10일에 공개된 파트2에서는 본격적으로 동은의 복수가 진행됐다. 벼랑 끝에 서서도 반성을 전혀 모르던 가해자들은 동은이 계획한 천벌인지 신이 내린 형벌일지 모를 죗값을 치렀다. 제 잘못을 스스로 책임지려던 동은은 구원이 필요한 여정(이도현 분) 곁으로 돌아가 조력자가 된다.

공개 당시부터 OTT랭킹을 휩쓴 <더 글로리>는 총 4억 1,305만의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6위로 올라섰다. 국내 작품으로는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잇는 성과다. 파트1은 5주 동안 TOP 10 리스트에 진입, 파트2는 29일 기준 공개 직후 3주 연속 비영어 부문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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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의 글로벌 인기에 “감사의 인사는 죽을 때까지 해도 모자랄 것 같다.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 저 지금 너무 신나요!”라며 본인이 쓴 명대사를 빌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더 글로리>는 파트제 공개, 일명 ‘쪼개기 공개’의 성공 사례다. 하나의 드라마를 나눠 공개하는 이유는 구독자의 가입 유지를 위함이다. 실제로 파트2를 공개한 10일 넷플릭스 일간 활성 이용자(모바일인덱스)는 전날 대비 55% 이상 껑충 뛰며 콘텐츠를 통한 사용자 증가를 증명했다. 미리 계획된 파트제도 있지만, 작품 완성 후 넷플릭스의 요청에 따라 반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파트1과 파트2 공개 사이 약 3개월 동안 김은숙은 “드라마 작가의 숙명에 대해 생각했다. 무슨 얘기냐면, OTT가 아닌 다른 채널에서 방송하면 본방송이 끝나고 시청률이 나오는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약 8시간 정도의 지옥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OTT니까 그냥 즐기면 되겠다 했었는데, 웬걸 파트1과 파트2사이에 100일도 넘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웃음) 드라마 작가의 숙명인 듯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로코퀸’ 송혜교는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고, 조연 배우들은 이름을 알렸다. 특히 ‘동은오적’이라 불리는 임지연(박연진 역)-박성훈(전재준 역)-김히어라(이시라 역)-차주영(최혜정 역)-김건우(손명오 역)는 차기작은 물론 각종 예능, 광고, 화보 등 여러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양조위’ 겸 ‘유재석 닮은 꼴’로 더 유명해진 정성일(하도영 역)은 출연 중인 뮤지컬 <인터뷰>의 매진 행렬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도현(주여정 역)은 오는 4월 26일 JTBC 드라마 <나쁜엄마>로 돌아온다.

김은숙은 “위 배우들에게는 영상이나 사석을 통해 여러 번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가 많았다”면서 “그 외 연기자들, ‘동은오적’을 연기해준 아역 배우들, 예솔이부터 손숙 선생님, 극에 등장한 모든 엄마들, 그리고 정말 단 한 장면도 빈 곳 없이 꽉꽉 채워주신 그 외 모든 배우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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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아”를 시작으로 <더 글로리>는 수많은 유행어와 밈을 탄생시켰다. ‘더 글로리 명대사’로 검색하면 여러 글이 쏟아져나올 정도다. 김은숙이 생각하는 명대사와 명장면은 무엇일까? “대사를 뽑으면 한도 끝도 없다”고 운을 뗀 그는 ‘씬’ 단위로 최고의 장면을 꼽으며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서 장면의 ‘들어야죠. 18년이나 지났지만.’ 경찰분과 동은이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다 알고 보면서도 눈물 났다. 또 어린 동은이와 빌라 주인 할머니의 과거씬 중 ‘봄에 죽자 봄에.’ 손숙 선생님께서 대사 뱉자마자 어린 동은이와 같은 타이밍으로 오열했다.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 대사 중 ‘사랑해요.’ 동은이를 핑계로 살고 싶은 여정과 여정이를 핑계로 살고 싶은 동은이의 ‘사랑해요’는 ‘살고 싶어요’의 다른 표현이었다. 소희 빙의되는 굿판의 모든 상황이 좋았다. 벌전을 내리는 소희의 존재를 기댈 대사 한 줄도 없이 그대로 느끼는 동은이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여정과 도영의 바둑씬 중 여정이가 얘기하는 피해자들의 ‘원점’이 좋았다. 그 대사가 <더 글로리>의 주제이기도 하고, 여정이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도현 씨는 숨소리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전달해줬다. 마지막으로 연진과 신 서장의 장례장씬 중 ‘됐고요!!! 수습하실 거죠!!!’하는 연진이의 연기에 입이 떡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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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과 여정의 현재와 미래, 행복할 수 있을까?’ 묻자 그는 “여정과 동은의 행보는 결국 복수와 파멸이 맞다. 복수의 과정에서 이미 그들도 가해자가 되고 그래서 그렇게 또 다른 지옥인 교도소를 향해 가는 것 말고는 살아갈 방법을 모르는 거다. 하지만 두 사람은 둘이 함께니까 천국을 향해가듯 지옥을 향해간다. 참으로 미친 사랑이다”라고 표현했다.

<더 글로리>가 공개된 지 3주 차에 접어들었다. 대부분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공개 당일 시청했지만, 너무 큰 인기에 아껴두고 보지 않은 예비 시청자들도 존재한다. 김은숙은 “아껴 보셔도 되고 한꺼번에 보셔도 된다. 그것도 아니면 아주 먼 후일에 보셔도 된다. 하지만 마지막 회까지 꼭 봐달라. 그래서 피해자분들의 ‘원점’을 꼭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은숙 작가는 ‘동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사랑하는 동은아. 많이 아팠을 거야. 많이 울었을 거야. 더 많이 죽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도 뚜벅뚜벅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워. 힘들었겠지만 네가 걸어온 그 모든 길이 누군가에겐 ‘지도’가 되었단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어느 봄에는 꼭.. 활짝 피어나길 바라 동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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