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콘텐츠 홍수 속 K-드라마가 표류하고 있다!

진퇴양난에 빠진 K-콘텐츠 넘쳐나는 콘텐츠 홍수 속 K-드라마의 방향은? 외부의 힘 의지 하지 않는 자력 길러야

그 많던 드라마들은 어디로 갔을까.

K-콘텐츠가 위기를 맞고 있다. 다양한 OTT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코로나19 기간동안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 K-드라마가 글로벌 인기를 누리면서 갈 곳 없는 자금들이 K-드라마에 쏠렸다. 하지만 대세와 흐름만 믿고 편성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 제작된 드라마가 넘쳐나면서 시장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게다가 경기 악화까지 지속되며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채널까지 평일 드라마를 폐지하는 등 몸집을 줄였고, 현재 약 80여 편의 드라마가 편성을 잡지 못한 채 부유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드라마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채널 파워가 적은 채널로 이동하거나 안 좋은 조건으로 편성을 잡게 되고, 자본력이 부족한 제작사는 아예 방영을 포기하며 도산하게 된다. 또 편성을 책임지는 OTT 플랫폼과 채널들이 굳이 비싼 값에 콘텐츠를 사들일 이유가 없어지면서 모든 권리를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K-영화는 이미 이런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코로나 이전 호황이던 시장 상황에 다량의 영화들이 제작됐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극장 상영이 어려워지면서 위기를 맞게 된 것. 그 때문에 많은 작품이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지거나 사력을 다한 버티기로 간신히 개봉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K드라마 시장까지 이어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넷플릭스는 K-콘텐츠에 4년간 25억 달러(약 3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세계적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만큼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고, 높은 퀄리티와 화제성을 동시에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넷플릭스의 의존도를 더욱 키울 뿐 K드라마 시장의 회복을 위한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이어온 넷플릭스에 대한 의문을 ‘아시아에서 만드니 성공했다’고 정당성을 부여해 줬다며 자체 IP(지식재산권) 확보에 밀릴 경우 자칫 콘텐츠 하청 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한국 작품은 넷플릭스 모든 IP를 가져가고 제작 수수료만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흔들리면 K-드라마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OTT의 투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한 없이 치솟은 제작비 때문이다. 사전 제작이 일반화되고 제작 기간이 길어지면서 회당 평균 제작비가 5~6억원이었던 몇 년 전에 비해 현재는 15억원 가량으로 늘었다. 작품 수가 늘어나다 보니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배우들도 주연급으로 분류되며 몸값이 치솟아 제작비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자체적인 수익 구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IP 대부분을 채널이 갖는 경우가 많고, 해외 판매도 글로벌 OTT에 해외 방영권을 넘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작사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OTT 시대의 도래로 우리는 넘쳐나는 콘텐츠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도 있지만, 양적인 팽창이 곧 질적인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시대의 흐름만을 쫓아 우후죽순 콘텐츠 찍어내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외부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생산 능력을 키울 방법과 제도적 지원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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