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사2’ PD “결혼도 이혼도 결국 행복하려고 하는 것” [인터뷰]

티빙 ‘결이사2’ 이진혁-박내룡 PD, 음악 감독 윤상 인터뷰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 너무 걱정됐다” “솔루션 보다는 부부들에게 시간을 주고 싶었다”

사진=티빙

“이혼은 나쁘지 않다. ‘잘 헤어지는 법’이 중요한 것”

결혼과 이혼, 인생의 갈림길에 선 이들에게 ‘이혼은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 1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2>(이하 결이사2)은 결혼과 이혼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 네 쌍의 부부들이 ‘잘 헤어지는 법’을 고민하는 현재진행형 이혼 관찰 리얼리티다. 지난 2022년 공개된 <결혼과 이혼 사이>의 두 번째 시즌이며, 관계에 문제를 겪는 네 쌍의 부부들과 함께 김구라, 김이나, 이석훈, 그리가 MC를 맡았다.

프로그램은 지난 시즌 오픈과 동시에 2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달성했던 영광에 이어 시즌2 또한 공개 첫 주 티빙 전체 오리지널 중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과 SBS Plus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등 쏟아지는 부부 예능 속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작품의 인기에 연출을 맡은 이진혁, 박내룡 PD는 “시즌1 때는 자극적인 부부 문제와 독보적인 캐릭터를 보유한 출연진들로 이슈가 많았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전체적으로 좀 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더 부부스러운 이야기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분들 또한 좀 더 부부스럽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혼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의도는 무엇일까. 박 PD는 “<결이사>는 ‘이혼이 나쁜 건가’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서로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동안은 이혼은 나쁘다는 인식이 많았다면,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진짜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이혼을 그려 이런 문제를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PD 또한 “주위를 살펴보면 이혼을 했거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서로 싸우고 안 좋게 헤어지는 것보다 잘 헤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 PD는 이번 시즌을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출연자 섭외’를 꼽았다. 이 PD는 여러 커플들을 보면서 섭외를 진행했다. 이들의 진정성을 가장 우선으로 봤는데, 많은 분들이 시즌1 때문인지 출연을 위해서만 오시는 분들이 있더라. 방송 출연이 목적인 부부의 문제는 진정성이 없다. 그래서 섭외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 시즌에 출연했던 몇몇의 출연진들은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도 저렇게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들이 지원서를 작성한 것. 이렇게 두 PD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진정성이었지만, 시즌2의 출연진이 공개되면서 진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 출연자의 SNS에 자신의 직업 등을 홍보했던 게시물이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이 PD는 “저희는 섭외 과정에서는 진정성과 공감이 가능할지만 봤다. 계약 이후의 행보를 저희가 제한할 수 없다”고 밝히며 “이번 출연자들도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하신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처음에 섭외를 할 때 ‘홍보를 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은 없었다. 차차 공개되는 에피소드에서 진정성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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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PD는 ‘혼전임신’ 부부의 섭외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육아 문제를 다루려는 계획도 혼전임신 부부라서 섭외한 것도 아니다. 이번에 자녀가 있으신 분들이 많은 이유는 부부 사이 문제를 솔직하게 밝혀주시는 분들이 다 자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자 부부들 사이에 자녀가 있기 때문에 제작진은 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PD는 “자녀를 방송에 노출하는 것에 걱정이 많았다. 이번에는 ‘어린이집’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부부 고민을 이야기할 때 아이들은 분리해 놓으려고 했다. 근데 장시간 촬영에서 아이들을 계속 떼놓고 촬영할 순 없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아이들 앞에서 부부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PD는 <결이사>가 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솔루션을 제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 문제를 제대로 들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박 PD는 “출연자들에게 섭외 과정에서 고민을 고민답게 제대로 듣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다. 출연진들 모두 자신들의 문제를 직면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랬고, 이 과정에서 알아서 솔루션을 찾는 분들도 있더라”고 밝혔다.

부부 관계 솔루션에 대해 이 PD 또한 “솔루션이 없다는 게 방치한다는 것이 아니다. 많은 방송에서 ‘이렇게 하세요’라고 하는데 저희는 그걸 원하지 않았다. 출연진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들어주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솔루션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심리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다른 해결법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이사2>는 문제를 겪는 부부들에게 ‘다시 잘 살아보세요’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 PD는 “조심스럽지만 저희는 꼭 다시 잘 살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냥 모든 분들이 잘 되셨으면 좋겠는데, 그건 결혼을 꼭 유지하라는 뜻은 아니다. 출연자 본인의 의견과 선택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부부가 문제를 개선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서로의 상처가 드러나야 한다. 우리 프로그램의 목적은 부부에게 그런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촬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또 현실에 부딪힐 수도 있지만, 그래도 부부에게 부부만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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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서 음악 감독으로 합류한 가수 윤상은 처음으로 예능 음악에 도전한 이유와 소감에 대해 밝혔다. 그는 “<결이사2>를 보면서 어떤 음악이 필요할지 영상이 스스로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시즌1에서는 권순일 감독이 음악을 맡았다고 들었다. 드라마나 영화에만 OST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관찰 예능에서 OST를 만드신다는 소식에 놀라긴 했다. 새롭고 신선했고, 이런 이야기에 OST를 입힌다면 훨씬 리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합류 이유를 전했다.

또한 그는 음악 작업을 하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에 대해 “출연자들이 솔직하게 방송에 임하니 작업 과정에서 그 에너지가 느껴졌다. 제작진 분들이 말씀하신 ‘잘 헤어지는 법’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이 프로그램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사랑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니 아름다운 이야기만 만들 수는 없었다. 출연자들의 절박함이 곡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자신도 이혼과 관련이 있다고 밝힌 윤상은 “어린시절 부모님이 이혼을 했다. 그때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을 때라 관련된 기억이 많다. <결이사>는 이런 부분에서 사회적으로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한다. 그저 화제를 위한 작품이라고 했으면 음악 작업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지난 2002년 배우 심혜진과 결혼한 윤상은 아내가 프로그램을 꼭 봐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미국에 있다. 내가 아내에게 엄청 다정하거나 달콤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내가 프로그램을 보면 나에게 고마워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내가 참여한 어떤 작품보다도 이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이진혁, 박내룡 PD는 윤상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드라마 OST도 보면 그 장면에 맞는 음악이 들어가고, 또 음악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윤상은 평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업하니 잘 만들어 줄 것 같았다. 실제로 작업을 하면서 출연 부부들의 대화를 날 것 그대로 들으며 어떤 음악이 어울릴지, 어떤 분위기가 좋을지 다 알아서 해주시더라. 역시 연락드리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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