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NOW] 반칙하는 구원투수? ‘범죄도시3’의 아쉬운 선택

마동석 ‘범죄도시3’ 31일 개봉 개봉 전 유료 시사회, ‘변칙 개봉’ 논란 “이미 흥행이 예약됐는데 왜… 이해되지 않는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마동석의 <범죄도시3>가 변칙 개봉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9일 기준 <범죄도시3>는 16만 5,120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는 48만 1,178명이다. 정식 개봉일은 31일이지만,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유료 시사회 명목으로 한 스크린당 하루에 두 번씩 상영하면서 관객수가 집계됐다.

정식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유료 시사회에 일각에서는 “반칙이다”는 반응이 나왔다. 석가탄신일 연휴를 겨냥한 ‘변칙 개봉’이라는 것. 개봉 전 유료 시사회의 경우 정식 상영작만큼 많은 횟수를 상영할 수는 없지만, 기존 개봉작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영화 위기론 속 구원 투수로 기대를 모으던 작품이기에 그 효과는 더 크다. 유료 시사회 첫날인 27일엔 502개 스크린에서 930회 상영해 14만 2,774명을 모았고, 28일엔 470개 스크린에서 892회 상영해 16만 1,890명, 29일엔 471개 스크린에서 891회 상영, 16만 5,120명을 동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오전 10시 기준)에 따르면<범죄도시3>의 실시간 예매율은 87.1%, 사전 예매량은 62만 6,540명이다. 2위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1만 4,775명, 이하 가오갤3)를 압도적으로 능가한 수치로 사실상 정식 개봉일인 오늘(31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예약했다. 이처럼 할리우드 경쟁작을 가뿐히 넘어서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는 작품의 변칙 개봉에 영화계 관계자는 “흥행이 확정된 작품이 이 같은 선택을 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앞서 다른 영화들도 유료 시사회가 진행된 적이 있지만, 이 정도 규모는 아니었다. 도가 지나쳤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개봉 전 소감을 전하며 “개봉 전 주말에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고 하더라.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다. 손익분기점만 잘 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얼떨떨하다”고 유료 시사회에 대해 언급했다. 페어플레이가 아닌 ‘반칙’으로 얻은 결과지만 이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국내 영화관 3사 또한 변칙 개봉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CGV 관계자는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유료 시사회를 열었다. 과거부터 해오던 일인데 왜 갑자기 반칙 개봉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변칙 개봉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범죄도시3>는 2017년 개봉해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흥행 TOP3를 기록했던 <범죄도시>, 2022년 팬데믹 기간 첫 천만 관객을 달성했던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서울 광역 수사대에서 일하게 된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이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을 잡기 위해 다시 한번 화끈한 범죄 소탕 작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블록버스터다.

변칙 개봉 논란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흥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개봉 전 사흘간의 유료 시사회를 통한 누적 관객 수 48명에 현재 예매 관객수 62만명을 더하면 이미 100만 관객을 넘게 확보했기 때문.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100만 관객조차 넘기 힘들었던 것에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범죄도시3>가 다시 한번 마동석의 힘을 보여주며 낭떠러지에 떨어진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한편,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0일 박스오피스 1위에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이하 분노의 질주10)이 올랐다. 어제(30일) 하루 3만 3,212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누적 관객 수는 160만 6,902명이다. 지난 17일 개봉 이후 줄곧 왕좌를 지켰던 작품은 어제 <범죄도시3>의 변칙 개봉에 한 계단 물러났지만, 하루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오늘 <범죄도시3>의 정식 개봉과 함께 1위의 영광은 금방 내려놓을 전망이다.

<분노의 질주10>은 전설의 레이서 돔(빈 디젤 분)이 최강의 빌런 단테(제이슨 모모아 분)에 맞서 목숨을 건 마지막 질주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이다. 그간 시리즈를 이끌어 온 빈 디젤과 샤를리즈 테론 등이 함께했고,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 <캡틴 마블>의 브리 라슨이 새롭게 합류했다.

2위는 <가오갤3>가 자치했다. 같은 날 2만 3,968명의 관객이 관람했고, 누적 관객 수는 391만 5,699명이다. 가모라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완벽한 마무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장기 흥행 중이다.

디즈니의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는 1만 7,617명을 동원해 3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47만 3,543명이다.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할리 베일리 분)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조나 하우어 킹 분)를 구해주며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흑인 인어공주와 어색한 CG 등 논란과 혹평이 일고 있지만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엇갈리는 관객 반응이지만 흥행세는 이어졌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작품은 지난 26일 개봉 이후 미국에서 약 1억 1,750만 달러(한화 약 1,5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1억 8,580만 달러(한화 약 2,46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의 수익인 1억 1,680만 달러(한화 약 1,546억원)를 넘어선 수치다. 쏟아지는 악평에도 불구하고 순항 중인 <인어공주>가 어떤 성적으로 스크린 레이스를 마무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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