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게임2’ PD “OTT라서 가능했다, 후반부는 더 충격적” [인터뷰]

웨이브 ‘피의 게임2’ 현정완 PD 인터뷰 “덱스-하승진 싸움, TV는 불가능했을 것” “OTT는 유료, 만족 위해선 뾰족한 콘텐츠 필요해”

사진=웨이브

전에 없던 ‘진짜’ 서바이벌 예능의 탄생.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2>는 치밀한 심리전과 독특한 머니 챌린지로 화제를 모았던 2021년 MBC <피의 게임>의 후속작으로 지난 4월 28일 공개를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배경으로 두뇌와 피지컬 최강자들이 극한의 생존 게임을 펼쳤다. 명불허전 서바이벌 예능의 제왕 홍진호와 시즌1의 흥행을 이끈 유튜버 덱스, MBC 아나운서 박지민, 전 농구선수 하승진, 현성주, 넉스, 배우 후지이 미나, 모델 신현지, 카카오TV <생존게임> 우승자 래퍼 윤비, 서출구, BJ 파이, 케리건 메이, 의대생 이진형이 출연했다.

프로그램은 서바이벌 예능 만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OTT 오리지널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퀄리티로 극찬을 받으며 공개 2주차에 웨이브 예능 장르를 넘어 전체 프로그램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 OTT-TV 통합 쇼 부문 화제성 1위를 기록하는 등 갖가지 기록을 갈아치우며 OTT 오리지널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작품의 뜨거운 인기에 연출을 맡은 현정완 PD는 “내가 볼 때도 재밌었다. 나는 재밌는데 다른 사람들은 재미없게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재미를 찾는 온도가 비슷한 것 같아 다행이다”고 소감을 전하며 “보통 예고편이 나가면 느낌이 온다. 시즌1 때 예고편의 반응을 봤을 때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느꼈다. 시즌2에서도 시즌1을 좋아해 주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좋아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화제성 1위까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감사하다. 서바이벌 팬인 내가 보기에도 재밌어 보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호평의 중심은 바로 OTT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이다. 프로그램에는 수위에 큰 제약이 없는 OTT기에 가능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특히 출연진 덱스와 하승진의 몸싸움은 큰 화제가 됐다. 현 PD는 이에 대해 “TV였다면 내보낼 수 없는 장면일꺼다. OTT는 느낌이 달랐다. 편집할 때 스태프들이 제지하는 장면 외에는 편집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덱스와 하승진의 싸움은 훈훈한 사과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로그램에서는 두 사람의 화해 장면을 담지 않았다. 현 PD는 “그 긴장감이 유지되길 바래서 하승진의 사과 장면을 넣지 않았다. 감정이 격해져서 싸웠는데 갑자기 사이좋게 라면을 먹으면서 얘기하는 부분을 넣고 싶지 않았다. 긴장감 가득한 그 텐션이 끝까지 갔으면 했다”고 밝혔다.

하승진은 몸싸움 외에도 ‘트롤짓’ 플레이로 보는 이들의 눈총을 샀다. 현 PD는 하승진의 플레이 방식을 존중한다고 말하며 “그는 이미 현장에서부터 ‘나 트롤짓 할꺼야’라고 예고했었다. 생존을 걸고 하는 싸움이라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고,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싫으실 것 같다. 나는 판단을 하고 시지 않다. 그저 생존을 하기 위해 어떤 것도 가능하다고 출연진들에게 밝혔기 때문에 그 자체로 존중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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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은 초반 에피소드에서 ‘안전 불감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출연진 홍진호가 불빛 하나 없는 암흑 속에서 위험한 돌계단을 내려가다 부상을 입으면서다. 현 PD는 “무조건 제작진의 과실이고 실수다.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며 “TV였다면 소화하지 못했을 소재들이 많았다. OTT 오리지널은 어떤 부분을 꼭 넣어야 하고, 넣지 말아야 하는지 등 어떠한 기준이 아직 없다. 하지만 TV와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을 내고 봐도 만족할 만한 콘텐츠를 목표로 하다 보니 자극적이고 과한 내용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 PD는 홍진호에 대한 팬심도 드러냈다. 그는 “홍진호씨를 정말 좋아한다. 사실 1등 하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팀이 1등을 하면 싫었다. <더 지니어스>에서 홍진호씨가 1등을 해서 사랑이 좀 식긴 했지만 그래도 늘 좋아했다”고 전해 폭소케 했다. 이어 시즌1 때도 홍진호를 섭외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시즌1때는 섭외를 못했는데, 시즌1을 재밌게 보셨다고 시즌2 출연을 바로 수락해 주셨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좋으시고 항상 모든 게임에 진심이시다. 연장자인데 ‘꼰대’ 같은 느낌도 없다. 사적으로 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말을 던지듯이 하면서 챙기시는데 엄청 매력이 넘치신다”고 홍진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플레이어 섭외 기준에 대해서 현 PD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보니 분야별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찾고 싶었다. 두 번째 기준은 내가 <피의 게임2>를 만들면서 저 사람과 해보면 재밌겠다 하는 사람을 찾았다. 주위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이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만들겠구나’ 하는 게 보일 때가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방송으로 풀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가 생각한 우승자는 누구였을까. 현 PD는 자신이 예상했던 우승자와 실제 우승자는 달랐다고 말하며 “유리사씨는 오래 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떨어졌다. 덱스는 반대였다. 시즌1에서 덱스가 자기 자신을 저평가한다고 생각했어서 일찍 떨어질 줄 알았다. 근데 감각이 정말 뛰어나다. 대부분의 직감이 모두 맞아 떨어진다. 이진형은 숫자 게임을 그렇게 못 할 줄 몰랐다. 박지민씨는 일찍 떨어져서 놀랐다. 예상을 적중한건 홍진호씨와 서출구씨가 오래 갈 것이라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특히 서출구씨가 홍진호씨를 그렇게 따를 줄 몰랐다. 주관이 정말 쎈 분인데 홍진호씨는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하더라. 이진형씨와 파이씨 연합도 예상치 못했고, 톱 모델 신현지씨가 다른 참가자들과 잘 어울려서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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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지난 시즌과 새로운 시즌의 차별점에 대해 짚었다. 현 PD는 “시즌1은 TV 방송이었다. 그래서 약간 모든 부분을 단순화했다. TV는 어린 아이부터 부모님 세대까지 모든 세대가 봐야 하니까 많이 자제했다. 시즌2는 그렇지 않았다. OTT는 유료 서비스기 때문에 뾰족하게 만들고 싶었다. 룰이 2화에 한 번씩 바뀐 것도 다양한 변화를 위해서다. 룰북도 모양이 다 다르다. 새롭게 추가된 지하 감옥은 조금 아쉽다. 환경이 플레이어들에게 주는 영향력이 크다고 느꼈다. 감옥에 간 분들은 다 떨어지더라. 감옥에 간다는 그 긴장감이 게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시즌에는 패널단이 없다. 이에 대해 현 PD는 “TV는 멈췄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시즌1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즌2는 OTT라 멈춰 놓고 다시 볼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편집 권한을 넘긴 것이기도 하고, 패널들의 말로 상황이 정의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보는 이들의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길 바랬다”고 설명했다.

선정성에서는 고민도 있었다고. 현 PD는 “서바이벌에서는 배신과 정치질을 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나쁜 건 아니다. 게임은 게임으로 받아들이는 출연진들이 더 많았다. 게임을 하면서 싸우다가도 실제로는 같이 밥을 먹고 하더라. 심의가 크게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제작진들이 오롯이 결정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OTT 예능보다는 자극성, 선정성 부분에서 더 쎄다는 것은 인정한다. 대중들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리액션을 보고 참고하려 했다”고 밝혔다.

<피의 게임2>는 본방송에서 풀지 못한 이야기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현 PD는 “촬영 분량이 정말 엄청나다. 후반 작업에 시간이 충분했다면 다 넣었을 거 같은데 그러지 못했다. 14명 플레이어의 모든 걸 다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편집을 하다 보니 걸러진 부분도 있고, 나중에 발견되는 장면도 많았다. 근데 지금은 편집팀이 어느 정도 해체가 된 상태라 유튜브를 통해 그런 부분들을 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출연진분들에게 미안한 점도 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에 현 PD는 시즌3를 고민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시즌3는 웨이브와 합의해봐야 한다. 시즌1가 끝나고는 한 번 더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즌2를 할 때는 그냥 보는 게 제일 재밌겠다 싶기도 했다. 서바이벌 말고 야생팀 5명이랑 <삼시세끼>나 <안 싸우면 다행이야> 같은 프로그램을 찍고 싶기도 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한 “포맷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고민이 많다. 시즌1, 2 모두 같은 정체성의 프로그램이라 시즌3는 어디까지 어떻게 확장시켜야 할지 등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적절하게 꺾으면서 어떻게 해야 또 새로운 부분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정해진 부분은 없고 혼자만의 생각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 PD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에피소드의 전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정말 놀라운 전개를 보실 수 있을 거다. 게임의 결과도 그렇고 진행 서사 등 깜짝 놀랄 부분이 정말 많다.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현장에서도 많이 놀랐다. 시청자분들도 나처럼 놀라시지 않을까 싶다”고 밝혀 남은 이야기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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