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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D-DAY] ‘개그콘서트’의 귀환, ‘전설’ 명성 이을 수 있을까?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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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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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rim@giai.org
콘텐츠는 한 사람의 삶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처럼 넓은 콘텐츠 세상 속,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선물 같은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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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KBS2 ‘개그콘서트’ 부활
“뻔하다 vs 기대된다” 엇갈리는 반응
대중들의 높아진 시선 속 야심 찬 출발
사진=KBS2

일요일 밤의 전설, <개그콘서트>가 부활한다.

12일 3년 5개월의 공백기를 거쳐 돌아온 KBS2 <개그콘서트>가 시청자들과 만난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개그콘서트>는 대학로의 공개 코미디를 TV 무대로 옮겨와 한국 코미디의 선봉을 이끌었던 대한민국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세트장 녹화 코미디가 주를 이루던 20세기 전후, 공개 코미디라는 신선한 포맷으로 찾아온 <개그콘서트>는 한국 코미디계의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당시 코미디의 틀을 과감히 깨버리며 전 국민의 일요일 밤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다.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하던 <개그콘서트>는 2003년 200회 특집 방송에서 시청률 37.7%로 역대 최고 시청률까지 경신하며 2000년대 초중반까지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다. 비록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부터 MBC <개그야>, tvN <코미디 빅리그> 등 줄줄이 등장한 코미디쇼에 몇 차례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개그콘서트>는 수많은 히트 코너와 유행어를 제조하며 한국 코미디계의 선봉을 이끌었다.

굳건할 것 같던 <개그콘서트>는 2010년대 중반부터 쇠퇴기에 돌입했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은 개그로만 채워진 코너들과 반복되는 소재, 유행어와 억지웃음을 만들기 위해 급급한 모습과 새로운 인물의 부재 등은 시청자 이탈로 이어졌고, 2015년 결국 시청률 두 자릿수의 벽이 깨지며 하락세에 접어든다.

한 번 떠나간 시청자들을 되찾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코너 도입부터 인기를 끌었던 멤버들을 재영입하는 등 만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장기적으로 이끌 만한 코너의 부재와 억지웃음을 유도하는 개그, 남성 비하나 정치 풍자 등 도를 넘는 개그는 재미는커녕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OTT의 부흥과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의 발달도 <개그콘서트>가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심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OTT와 동영상 플랫폼 등은 다채로운 소재와 자극적인 콘텐츠로 무장해 콘텐츠 시장에서 세력을 넓혀 갔으나, 웃음의 소재와 수위에 있어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개그콘서트>는 높아진 대중들의 시선을 따라잡지 못했다. 또한 2020년부터 시작된 팬데믹으로 인해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개 코미디의 장점마저 살릴 수 없었고, 결국 2020년 6월 시청률 2%대를 유지하다 1,050회로 씁쓸한 종영을 맞이했다.

사진=KBS2

그런 <개그콘서트>가 돌아왔다. 약 3년 반의 공백기를 깨고 말이다. <개그콘서트>는 전통과 명맥을 잇겠다는 포부와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 지난 9월 유일한 공개 코미디쇼로 남았던 <코미디 빅리그>까지 12년 만에 종영하면서 TV 공개 코미디와 코미디언들의 자리가 마땅치 않아진 지금, <개그콘서트>는 다시 한번 전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나섰다.

위대한 재도약의 선봉엔 김상미 CP와 이재현 PD가 섰다. 김상미 CP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미디 빅리그>의 폐지 소식을 들었다. 넷플릭스에서 <코미디 로얄>이라는 작품도 곧 공개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다시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물론 식상할 수 있지만, 이제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그 생각에서 다시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싶었다. 공개 코미디라는 익숙한 장르에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개그콘서트>의 부활에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먼저 공개된 예고편 영상 말미에서 맹구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한 채 등장한 코미디언 김준호의 모습이 호불호를 이끈 것. 시청자들은 “기대된다”, “레전드 프로그램의 귀환이다” 등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언제 적 맹구냐”, “예전 걸 답습한다”, “또 억지웃음만 유도한다”, “벌써 재미없다”, “예고 영상부터 식상하다” 등 냉담한 반응을 보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OTT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다채로운 콘텐츠가 많아진 점도 <개그콘서트>의 재도약을 위협하고 있다. 김상미 CP는 변화된 시장 환경을 인정하며 “유튜브 코미디가 요즘 너무 재밌다.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개그콘서트>는 부모님과 자녀 세대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코미디로 방향성을 정했다. OTT와 유튜브 영상은 가끔 같이 보기 껄끄러운 19금 장면도 많다. 그런 작품들은 세대 간 단절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세대 갈등을 줄이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KBS2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개그콘서트>의 첫 방송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더욱 재밌게 즐기기 위한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새로운 얼굴과 코너로 단장한 <개그콘서트>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신구조화’다. 박성호, 정태호, 정범균, 송영길, 정찬민, 신윤승 등 <개그콘서트>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을 중심으로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후배 개그맨들이 대거 합류할 예정. 특히 KBS2 <개승자>에서 주목받은 홍현호를 비롯해 ‘개그돌’ 코쿤, 조수연, 김시우, 이수경, 오정율 등 젊은 피들이 합세했다.

코미디언 김원효는 “처음 함께할 신인들을 뽑고 너무 막막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 그런데 역시 젊은 피들이라 습득력이 굉장히 빠르고, 성장도 정말 빠르다”고 젊은 피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정범균은 “예전에는 내 개그 준비하는 데만 급급했는데, 이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태호 또한 “내가 신인일 때 박성호, 김준호 형들이 선배였는데, 이제 내가 그 나이가 됐다. 후배들이랑 함께 재밌고 즐거운 무대 만들어 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형식은 그대로, 웃음은 두 배로’다. 프로그램은 첫 포문을 열었던 1999년과 마찬가지로 공개 코미디라는 익숙한 틀을 유지할 예정. 또한 <개그콘서트>의 상징인 ‘봉숭아 학당’도 계속된다. 대신 프로그램은 웃음을 위해 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지난 5월부터 크루를 모집한 작품은 KBS2 공채 개그맨들뿐만 아니라 SBS <웃찾사> 출신부터 인기 유튜버까지 범위를 넓혔다. 인기 유튜브 채널 ‘폭씨네’의 김지영, 신동엽 성대모사로 인기를 얻은 남현승, 61만 구독자를 보유한 ‘레이디액션’’의 임슬기, 임선양 등이 그 주인공.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세대 통합 코미디’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봐도 되는 코미디”라는 김상미 CP의 말처럼 <개그콘서트>는 기성세대부터 MZ, 알파세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미디를 선보일 예정. 지난 1일 진행한 첫 녹화에서는 정원 500명의 다섯 배가 넘는 2,614명이 방청을 신청, 놀라움을 자아냈을 뿐만 아니라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전 세대의 방청객들이 자리를 빛내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개그콘서트>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새롭게 단장하고 돌아온 KBS2 <개그콘서트> 1,051회와 1,052화는 12일과 19일 오후 10시 40분 방송되며, 이후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영된다. 방송 직후에는 OTT 플랫폼 웨이브(Wavve)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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