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시리즈 부문 휩쓴 ‘무빙’-‘카지노’, 디즈니+의 함박웃음

제59회 대종상 OTT 시리즈 부문 신설
‘무빙’-‘카지노’ 나란히 2관왕
신난 디즈니+, 우울한 넷플릭스
사진=대종상영화제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종상을 휩쓸었다.

지난 15일 제59회 대종상영화제(Daejong International Film Award)가 개최됐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하는 대종상영화제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국내 3대 영화 시상식으로 손꼽히는 행사로, 지난 1962년 시작돼 국내 영화 시상식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대종상영화제는 한국 영화 산업을 발전시키고 한국 영화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그동안 애니깽 사태, 배우 협박 논란, 보수 문화, 정부 개입, 영화와 관계없는 시상자 등 잦은 논란을 일으키며 몸살을 겪어 왔다. 계속되는 논란 속 행사 불참과 대리 수상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지난 2022년 개최된 제58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수상자의 절반 이상이 불참하는 등 권위가 꺾였다.

위기 해결을 위해 대종상영화제는 지난해 대종상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 심사 방식을 대폭 변화하며 ‘쇄신’과 ‘변화’를 외쳤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혁신을 약속한 것. 그중 가장 큰 변화는 OTT 부문 개설이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상, 여우상 총 4개 부문으로 다소 간소하게 구성됐지만, 대종상영화제는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는 OTT를 정식 부문으로 신설, 트렌드를 따르기 위한 영역 확장에 나섰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종상영화제

혁신 후 첫 영광은 디즈니+에게 돌아갔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과 <카지노>가 OTT 섹션에서 수상을 휩쓸며 디즈니+에게 4관왕의 영예를 안겼다. 먼저 <무빙>은 시리즈 작품상과 여우상을 품에 안았다. 이날 작품상 후보에는 넷플릭스 <마스크걸>과 <더 글로리>, 디즈니+ <카지노>와 <무빙>이 이름을 올렸다.

트로피와 함께 무대에 오른 <무빙>의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함진 총괄 프로듀서는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무빙>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3년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는데, 그동안 최선을 다해주신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 제작사 식구들, 디즈니+ 관계자 등 모든 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현 역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극의 인기를 견인했던 한효주는 <더 글로리>의 송혜교,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의 이나영, <마스크걸>의 고현정과 염혜란, 티빙 <몸값>의 전종서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시리즈 여우상을 수상했다. 한효주는 “후보가 너무 쟁쟁해서 이 상을 받아도 되나 싶다. 훌륭하신 선후배님들 사이에서 상을 받아 죄송스럽다. <무빙> 팀을 대신해 받는다고 생각하겠다”고 소감을 전하며 “최선을 다하는 건 매 작품 똑같다. 미현이 특별히 빛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과 작가님, 훌륭한 스태프들과 좋은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무빙>은 정의롭고 따뜻한 이야기다. 미움이 많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선하고 착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로, 강풀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류승룡-한효주-조인성-차태현-류승범-김성균-김희원-문성근-이정하-고윤정-김도훈-박희순-양동근-김신록 등이 출연하며, 지난 8월~9월 공개 후 디즈니+의 앱 주간 사용 시간을 8월 1주차 0.8억 분에서 8월 4주차 1.85억 분으로 증가시키는 등 글로벌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종상영화제

또 다른 주인공 <카지노>는 감독상과 남우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감독상 후보에는 <박하경 여행기>의 이종필, <마스크걸>의 김용훈, <더 글로리>의 안길호, <무빙>의 박인제와 박윤서,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 올랐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카지노> 강윤성 감독은 “배우분들과 그 밑에서 헌신하고 노력한 스태프들, 뒤에서 아무 사고 없이 서포트해 준 제작사 분들, 디즈니+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겠다”고 감사 인사를 표했다.

최민식은 <무빙>의 류승룡, 넷플릭스 <D.P. 2>의 정해인, <마스크걸>의 안재홍, <몸값>의 진선규, 디즈니+ <형사록>의 이성민 중 남우상을 수상했다. 개인 사정으로 현장에 불참한 최민식은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고생해 준 강윤성 감독을 비롯해 <카지노>의 여정을 함께한 모든 스태프, 연기자들과 이 영광을 함께 누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카지노>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최민식 분)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손석구 분)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작품이다. 최민식을 필두로 손석구-이동휘-홍기준-허성태-이혜영-김주령-김홍파 등이 출연하며, 믿고 보는 최민식의 연기력과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신선한 스토리,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대사와 입체적인 캐릭터 등으로 호평받았다.

디즈니+가 제59회 대종상영화제의 OTT 시리즈 부문을 화려하게 장식한 가운데, 글로벌 최대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토종 OTT 플랫폼 티빙, 웨이브 등은 씁쓸한 고배를 마셨다. 특히 지난 10월 개최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023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Asia Contents Awards & Global OTT Awards, ACA & GOA)에서 <무빙>과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를 펼치기도 했던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단 한 개의 트로피도 안지 못한 채 아쉬운 결과와 마주했다.

사진=대종상영화제

한편, 이날 영화 부문에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우세를 보였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밀수>, <거미집>, <다음 소희>, <올빼미>, <잠>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최고상 격인 작품상을 수상, 남우주연상(이병헌), 여우조연상(김선영), 미술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까지 총 6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는 “장인정신으로 한 땀 한 땀 작품을 만들어 주신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고,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촬영 일정으로 불참한 이병헌은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데믹 이후 찾아온 영화관 위기가 현재진행형인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영화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과 엄태화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영상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감독상은 <밀수>의 류승완 감독에게 돌아갔다. 류승완 감독은 “<밀수>를 사랑해 주신 관객 여러분들과 영화제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 열심히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밀수>는 감독상과 함께 촬영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의 영광은 <비닐하우스>의 김서형이 안았다. 김서형은 <비닐하우스>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비닐하우스>가 생소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나의 이야기다. <비닐하우스>를 소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어 영광스럽다. 늘 그랬듯 좋은 기회와 작품으로 그 자리에 있겠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거미집>의 오정세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신인남녀상은 <귀공자>의 김선호와 <다음 소희> 김시은이 받았다. <올빼미>는 배우 수상자는 없었지만 신인감독상(안태진)과 각본상(현규리, 안태진), 편집상(김선민)으로 3관왕을 달성했다.

제59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작(자)

▲ 최우수작품상=<콘크리트 유토피아>
▲ 감독상=류승완(밀수)
▲ 남우주연상=이병헌(콘크리트 유토피아)
▲ 여우주연상=김서형(비닐하우스)
▲ 남우조연상=오정세(거미집)
▲ 여우조연상=김선영(콘크리트 유토피아)
▲ 신인남우상=김선호(귀공자)
▲ 신인여우상=김시은(다음 소희)
▲ 신인감독상=안태진(올빼미)
▲ 각본상=현규리-안태진(올빼미)
▲ 다큐멘터리상=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 촬영상=최영환(밀수)
▲ 음악상=달파란(유령)
▲ 편집상=김선민(올빼미)
▲ 시각효과상=은재현(콘크리트 유토피아)
▲ 음향효과상=김석원(콘크리트 유토피아)
▲ 미술상=조화성(콘크리트 유토피아)
▲ 의상상=윤정희(킬링 로맨스)
▲ 시리즈 작품상=<무빙>
▲ 시리즈 감독상=강윤성(카지노)
▲ 시리즈 남우상=최민식(카지노)
▲ 시리즈 여우상=한효주(무빙)
▲ 공로상=장미희
▲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배우)=정성화(영웅)
▲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감독)=박재범(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작품)=<드림팰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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