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송중기가 피워 낸 한 줌의 사랑, 넷플릭스 ‘로기완’
1일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공개 낯선 땅 위에 선 이방인들의 이야기 탈북자로 변신한 송중기의 먹먹한 멜로
송중기가 전하는 사랑의 힘.
1일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영화 <로기완>이 베일을 벗는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3년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이자 2021년 KBS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선정한 ‘우리 시대의 소설 50’에 선정됐던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하며, 영화 <수학여행>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등에서 작품상을 받은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상업 영화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 <로기완>은 원작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전개를 펼칠 예정.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는 한 작가가 로기완에 대한 잡지 인터뷰 기사를 읽고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제7작업반에서 태어나 자란 탈북자 로기완의 행적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벨기에라는 낯선 땅에서 이니셜 L로 불리며 차별당하던 로기완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해 가는 이야기가 담겼다.
타이틀롤 로기완의 설정과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서 고난과 아픔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같지만, 영화 <로기완>은 삶을 포기한 여자와 살고 싶은 남자의 멜로에 초점을 뒀다. <로기완> 기획 당시 감독이 아닌 작가로서 참여했었다는 김희진 감독은 “원작 소설을 워낙 좋아했었다. 기획 당시 방향성을 정할 때 제작사에서 멜로로 연출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원작이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니까 귀한 기회로 느껴졌다”고 작품과의 오랜 인연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로기완>은 한류스타 송중기의 신작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송중기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부터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영화 <늑대소년>, <군함도>, <화란>까지 모두 성공시킨, 화제성과 흥행력 모두를 갖춘 배우. 하지만 <로기완>이 송중기와 인연을 시작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품을 한 차례 고사했지만 결정을 번복했다고 밝힌 송중기는 “6~7년 전에 한 번 거절했다. 그 당시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 놓고 ‘왜 작품 시작을 안 하지’하며 오지랖을 부리고 있었는데, <재벌집 막내아들>을 찍을 때 다시 소식이 들렸다. 계속 마음에 걸리고 거절을 후회했던 작품이라 내 영화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인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진 감독은 당초부터 기완 역에 송중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기완은 심지가 굳고, 진흙탕 속에서 꽃을 피워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송중기 배우가 기완 역을 수락했을 때 정말 벅찼다. 오랜 기간 다채로운 모습으로 활약했던 배우지만 <로기완>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이 있다. 너무 처연해서 안아주고 싶다가도, 너무 서늘해서 상대를 얼어붙게 만든다.”고 송중기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송중기의 신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로기완>의 공개를 앞두고, 작품의 몰입을 도와줄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낯선 땅, 삶의 끝에 선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감성 휴먼 스토리다. 작품은 유럽의 낯선 땅에서 마지막 희망인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완이 겪는 아픔과 고난을 따뜻한 시선과 위로로 그려낼 예정. 유럽에서 난민 신청을 하게 된 탈북자가 겪는 고통을 그리기 위해 실제 유럽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자 애쓰는 탈북민을 취재하고, 수많은 자료를 참고한 김희진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한 <로기완>은 이방인의 표정, 눈빛 등 외적인 부분뿐 아니라 깊은 감정까지 담아냈다.
이에 대해 원작 소설의 조해진 작가는 “난민을 비롯한 이방인들에게 세상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어딘가에는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언급하는 것이 문학과 영화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로기완>은 이방인에게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아갈 자유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그들의 아픔과 방황과 아름다운 사랑을 필름에 담아줘 원작자로서 매우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은 다큐멘터리 작가의 시선으로 스토리가 흘러가는 원작 소설과 달리 주인공 기완의 시점으로 흘러간다. 기완이 직접 화자가 돼 전하는 이야기는 보는 이들이 기완의 상황을 따라가며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처절함과 마리를 만난 후 느끼는 사랑과 변화 등 그의 폭넓은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송중기와 최성은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이다. <로기완>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작품을 가득 채우며 몰입감을 끌어올릴 전망. 특히 송중기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 최초로 사투리 연기를 펼친다. 지난해 개봉한 누아르 영화 <화란>보다 더 거칠고 절박한 얼굴로 찾아온 송중기는 북한 사투리와 비주얼 변신으로 신선한 매력을 뽐낼 예정.
벨기에 국적을 가진 한국인 사격선수 마리 역을 맡은 최성은 노력도 눈길을 끈다. <로기완>을 위해 불어와 사격을 배우며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최성은은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사격선수 연기를 위해서는 사격 실력보다 자세가 중요해서 하는 만큼 나온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는데, 불어는 너무 어려웠다. 6개월간 일주일에 5번 정도 선생님과 만나 연습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과 망가져 가는 딸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있는 마리 아빠 이윤성 역의 조한철, 오랜 투명 끝에 세상을 떠난 마리 엄마 정주 역의 이일화, 기완의 엄마 옥희 역의 김성령, 조선족 출신 인물로 기완과 벨기에 정육 공장에서 만나게 된 선주 역의 이상희, 기완이 연길에서 벨기에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이자 기완의 외삼촌 은철 역의 서현우 등은 믿고 보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묵직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전망.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올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시킨 이국적인 영상미와 분위기다. 작품의 촬영은 벨기에와 비슷한 매력을 지닌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유럽의 공기와 보도블록의 질감, 가로등 불빛 등 색깔을 잘 담아내고 싶었다”고 전한 김희진 감독은 “이국적인 풍경 속에 홀로 놓인 기완이 공간들과 섞여 들지 않고 외로워 보이기를 바랐다.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기완의 상황과 쓸쓸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세트가 아닌 ‘올 로케 촬영’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고생 속에서 탄생한 <로기완>의 영상은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디테일한 소품과 차갑고도 따뜻한 공기의 질감으로 주인공들의 감성을 더욱 극대화해 줄 예정. 이하준 미술 감독 또한 “전체적으로 낮은 채도의 컬러를 사용해서 분위기를 잡았다. 또 유럽만이 가진 특유의 무겁고 차가운 색감이 최대한 드러날 수 있도록 소재와 질감에 제일 많이 신경 썼다”고 전했다.
한편, 낯선 땅에서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로기완>은 오늘(1일) 오후 5시 넷플릭스(Netflix)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