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잘해야 본전” 티빙 ‘아일랜드’, 실사화 쉽지 않네

김남길-이다희-차은우 주연, 티빙 ‘아일랜드’ 만화-웹툰 원작 ‘판타지 액션물’ 아쉬운 특수효과에 판타지 매력↓ 쪼개기 순차 공개, 시청자 이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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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아바타: 물의 길> 시대에 <아일랜드>는 너무 가혹하다. 모든 콘텐츠가 ‘세계적 수준’을 지향할 필요는 없지만, 대중에게는 ‘기대치’가 있다. 우주 어딘가 나비족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현시점에 전설의 고향급 분장의 정염귀는 기술의 퇴보로 느껴질 정도다. 티빙 새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 ‘판타지 액션물’이라고 내세우기에는 아쉬운 결과물이다.

지난 12월 30일 공개된 <아일랜드>(연출 배종, 극본 오보현)는 윤인완-양경일 작가의 동명 만화·웹툰 원작으로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다. 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가 출연하며,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배종 감독의 첫 드라마다.

<아일랜드>는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최민식 주연의 디즈니+ <카지노>, 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함께 연말 대작으로 꼽혔다. 인기 만화·웹툰 원작의 실사화에 원작자인 윤인완이 드라마 각색 작업에 참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아일랜드>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판타지 액션물’이라고 내세우기에는 아쉬운 특수효과와 단조로운 액션, 매력을 잃은 캐릭터들, 다소 조잡한 구성으로 원작팬은 물론 드라마 팬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겼다.

사진=티빙 캡처

지난 12월 22일 제작발표회에서 김남길은 “출연 제안을 받고 두 번 거절했다”고 밝히며 “실사화 자체가 부담스러웠고, 지금까지 왜 실사화가 안 됐겠냐는 의문이 있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이 옳았다. 동명의 원작 만화는 1997년에 출판됐고, 웹툰은 2018년 연재 종료다. 지금까지 드라마-영화로 만들어진 웹툰-웹소설이 수두룩한데, 선택 받지 못한 이유가 있을 터.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도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을 준비하며 기술적 문제로 13년 동안 공을 들였다. 한국의 CG, VFX 등 특수효과 기술 발전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1차원 판타지’를 ‘3차원 영상’으로 옮겨 극찬받은 국내 사례는 아직까지 드물다.

호기로운 도전의 초반 결과는 아쉬움이다. 원작의 흥미로운 설정으로 이야기를 꾸리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지만, 조악한 특수효과가 미장센을 망쳤다. 아무리 속을 준비를 하고, 흐린 눈을 해도 뚜렷하게 보이는 가짜와 현실이 눈에 거슬린다.

판타지 장르의 전유물인 화려한 액션의 부재도 안타깝다. 정염귀의 탈을 쓴 액션 배우와 김남길의 육탄전은 감탄스러우나, 액션 영화에서 볼법한 익숙한 구성으로 ‘비현실적’ 판타지 요소가 실종됐다. 1,2회분 액션 중 눈에 띈 건 달리기뿐이다. 인물들은 뛰고 또 뛴다. 와이어의 부자연스러움은 차치하더라도, 영상 특수효과로 판타지 맛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은 <아일랜드>의 가장 큰 실책이다.

더불어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한 원작과 다르게 자극적인 부분을 걷어내면서 일부 원작 팬들은 흥미를 잃었다. 스토리는 밋밋해지고, 캐릭터는 평면화되었다는 평이다. 최근 IP 영상화가 증가하면서 원작과 드라마-영화를 따로 두고 보는 팬들이 늘었지만, 각 미디어의 특징을 살린 각색과 확실한 차별점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기존 팬층 흡수는 힘들다. 오히려 혹평만 늘어 별점이 깎이는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사진=티빙 캡처

<아일랜드> 공개 후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배우들이다. 주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의 활약에 고두심, 박근형, 오광록 등 베테랑 배우의 무게감이 더해지며 작품에 재미와 흥미를 고조시켰다.

김남길은 세밀한 감정선으로 수천의 세월을 홀로 정염귀와 맞서야 했던 ‘반인반요’ 반을 연기하며 주연으로서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사연 있는 눈빛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킨 그는 특기인 액션으로 또 한 번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세계적인 재벌가 대한그룹의 상속녀 원미호로 분한 이다희는 “너무 하고 싶었던 역이라 내가 매달렸던 작품”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지만,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지상 최고이자 최연소 구마사제 요한을 연기한 차은우는 판타지보다 더 신비로운 비주얼로 국내외 여심을 흔들었다. K팝을 사랑하는 MZ세대 사제로 분한 그는 외모로는 찬사를 받았지만, 여전히 설익은 연기력이라는 평이다.

드라마는 처음인 배종 감독의 연출은 OTT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순차적 공개라면 더더욱 1,2화에서 많은 걸 보여주고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해야 하는데,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반(김남길)의 서사가 아닌 미호(이다희)의 이야기를 서두에 전면 배치하며 화제성을 놓쳤다. 과거사를 차근차근 밟은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다이내믹한 스토리 텔링으로 흡인력을 발산한 것도 아닌 애매한 전개에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남지만, <아일랜드>는 OTT 화제성 2위(12월 5주차,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및 시청UV 2위를 비롯해 공개 이틀 만에 글로벌 OTT 아마존 프라임 TOP TV 쇼 부문에서 22개국 10위(플릭스 패트롤)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총 12부작인 <아일랜드>는 6부씩 파트1과 파트2로 나뉘며, 각 파트는 주 2회씩 공개된다. 파트별 전체 공개도 아닌 회차 단위 쪼개기 공개로 판타지물의 가장 큰 재미인 ‘몰아보기'(빈지워칭)가 불가능한 점은 시청자의 관심 저하와 이탈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배우들의 비주얼 호평 외 작품 퀄리티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운데 앞으로의 전개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해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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