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공유는 동거인 한정” 넷플릭스, 韓 사용자 눈치 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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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계정은 한 가구 내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

넷플릭스가 가구 구성원 외 타인과의 계정 공유 금지를 공식화했다.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1일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한’에 대한 공지를 발표했다.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과의 계정 공유를 금하며, 디바이스 인증을 통해 사용 권한을 확인하겠다는 내용이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가구 내 디바이스 여부는 로그인한 디바이스의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 디바이스 ID 및 계정 활동 정보로 확인한다. 여행 시 계정 소유자 및 동거인은 디바이스 인증이 필요 없지만, 장기간 여행하는 경우 디바이스 인증이 요구될 수 있다.

계정 공유를 막은 넷플릭스의 속내는 수익의 극대화다. 한 계정에 최대 4인까지 모여있는 그룹을 해체하고 새롭게 가입을 유도해 구독자 수를 늘리거나, 이미 타국에서 시행 중인 가구 구성원 외 인원과 계정 공유가 가능한 추가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한국에도 적용하는 것.

지난해 처음 가입자 감소로 35% 주가 폭락을 겪은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한국 기준 월 5,500원)를 도입하며 변화를 꾀했고, 지난해 4분기 신규 가입자 766만명 유치에 성공하며 총가입자 수 2억 3,080만명을 기록해 미소를 지었다.

저가형 광고 요금제로 가입자 늘리기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단속으로 변화구를 던진다. 가족, 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 중인 인원은 전체 가입자 2억 3,000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이다. 이를 성장 저해 원인이라 판단하고 지난해 초부터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에서 추가 과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2.99달러(약 4,200원)를 추가 지불하며 최대 2명까지 사용자를 더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Love is sharing a password)”이라던 넷플릭스의 변심에 사용자들은 떨떠름한 태도를 보였다. 가족이 아닌 가구로 계정 공유 기준을 나눈 것에 불만을 토로했고, 1인팟은 고화질 시청이 불가한 점도 지적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씩 기본 계정 사용자의 집에서 디바이스 인증을 해야 하거나, 여행시 인증 코드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시스템에 “해지”를 고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제한’ 발표에 한국 사용자들이 반발하자 정책 일부를 수정했다.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넷플릭스는 정책 일부를 수정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기본 위치의 와이파이로 콘텐츠를 시청해야 한다는 것과 여행 시 7일 임시 액세스 코드 요청 필요하다는 내용을 지운 것. 대신 ‘정기적’ 디바이스 인증과 장기 여행 시 인증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우회적 표현을 사용하며 눈치를 살폈다.

국내 OTT 업계는 넷플릭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세계 1위의 날갯짓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미지수이기 때문.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10명 중 6명이 계정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 중 60%는 다른 사람과 요금을 분담하고 있다. 타 OTT(티빙-웨이브-디즈니+)보다 계정 공유율이 높은 수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의 42.5%가 “계정 공유 과금 시 서비스를 해지하겠다”고 답했다. 계정 공유를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가입자는 24.2%에 불과했다. 계정 공유 제한은 해지 및 광고 매출 타격 등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초반 이탈 이후 재가입자의 수가 늘며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 사용자 이탈로 국내 OTT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국내 OTT 유료 가입자 중 60%는 2개 이상의 OTT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KISDI) 그 가운데 넷플릭스와의 양다리 비율이 가장 높다. 넷플릭스 이탈자를 국내 OTT가 흡수하게 될지는 단정할 수는 없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위해 가입을 유지했던 사용자라면, 가끔 들여다보던 OTT의 존재를 지우고 콘텐츠 소비에 지갑을 닫을 수도 있다. 또 OTT 플랫폼의 활성화와 함께 국내에서 사라졌던 불법 공유 사이트가 다시 성행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구독공유 중개 플랫폼은 “넷플릭스 계정 공유 제한은 금지 사항이 아닌 유료 멤버십 추가”라며 반기고 있다. 고화질(1080p, 4K 등) 콘텐츠 시정이 가능한 4인팟 고가 요금제를 선호하는 OTT 주 이용층인 2030 세대가 가족, 친구와의 공유가 어려워지면 중개 플랫폼으로 넘어올 거라는 기대다.

OTT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넷플릭스 공유 제한 정책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3월 10일 파트2 공개를 확정한 인기 오리지널 <더 글로리> 이후 이탈 러시가 발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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