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배우’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로, 정성일 [인터뷰]

넷플 ‘더 글로리’ 하도영 役 정성일 인터뷰 ‘대학로 프린스’에서 ‘글로벌 스타’로 “연예인 병 걸릴 나이 아냐, 차기작은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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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연극 팬들 사이에서 ‘나만 알고 싶은 배우’에 단골로 거론되던 정성일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그가 더 이상 대학로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두고 보지 않았다. 이번 작품으로 ‘한국의 양조위’라는 애칭을 얻은 정성일은 어떤 마음일까?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당한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작품. 이번 작품에서 정성일은 주인공 동은(송혜교 분)의 인생을 망친 학교 폭력(이하 학폭) 주동자 연진(임지연 분)의 남편 하도영으로 분해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특히 지난해 공개된 파트1에 포함된 도영과 동은의 첫 만남 장면은 정성일에게 ‘한국의 양조위’라는 애칭을 선사하며 그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의 반열에 올려놨다.

지난 10일 파트2의 모든 이야기를 공개한 <더 글로리>는 오늘(27일) [오늘의 OTT 통합 랭킹] 최상위를 지키며 뜨거운 흥행 질주 중이다. 정성일은 이번 작품이 크게 흥행할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자신이 연기한 하도영이라는 인물이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 작품 대본을 봤을 때 워낙 내용이 좋다 보니 다른 배우들도 좋더라. 좋은 작품에 참여한 만큼 조금의 인지도는 더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 건 맞지만, 너무 과분한 관심을 가져주셔서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얼떨떨한 소감을 밝혔다.

작품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선 만큼 <더 글로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정성일을 알아보는 팬들도 늘었다고. 그는 “너무 신기한 게, 길을 돌아다닐 때 모자를 써도 마스크를 써도 알아보시더라. 한동안 연락이 안 오던 사람들도 사인이나 영상 부탁을 하기도 한다. 아들 유치원 수영 선생님도 사인을 받아달라고 하시던데, 찾아주는 곳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달라진 일상을 공유했다.

정성일은 이번 작품에서 분량은 많지 않지만, 등장하는 장면마다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이야기에 흥미를 더했다. 그는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임지연과는 초반 화기애애한 케미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의심과 불신을 오가는 처절한 감정을 그려냈고, 딸 예솔(오지율 분)의 생부 재준(박성훈 분)과는 날카롭게 대립하며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하도영을 완성해냈다.

이 외에도 많은 시청자가 궁금증을 나타낸 점은 ‘하도영은 문동은을 사랑했을까?’다. 정성일은 “호기심이고, 설레고, 숨 막히는 대상이지 않나. 인간 정성일로서 봤을 때는 이건 사랑이다. 하지만 극 중 도영이라고 보면 이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약 도영이 자신의 마음을 사랑이라고 결론 내렸다면 관계를 이어가지 않았을 것 같다”고 캐릭터를 해석했다.

극 중 도영과 동은의 만남이 거듭되며 아슬아슬한 감정이 계속되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응원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연진의 꿈이 ‘현모양처’였던 만큼 그 남편인 도영을 빼앗아 가정을 무너뜨리는 것도 통쾌한 복수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성일은 “동은이와는 거기까지가 딱 좋았던 것 같다. 실제로 극 중 동은은 하도영이라는 사람을 이용 수단으로만 봤다. 두 사람이 거기서 더 무언가를 했으면 그저 불륜일 뿐이다”라며 드라마가 그린 두 사람의 관계에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사진=넷플릭스

그렇다면 이 미묘한 관계를 그려낸 송혜교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처음에는 ‘와, 연예인!’ 했다. 월드 스타다 보니 떨리고 긴장돼서 얼어 있었던 것 같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송혜교는 일단 배우로서 너무 멋있다. 현장에서 만날 때는 당연하고 시청자 입장에서 우리 작품을 봤을 때도 반했다. 특히 집에 불이 나는 장면 있지 않나. 그 장면에서 정말 보면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런데 카메라 없이 사적으로 볼 때는 너무 인간적이다. ‘얘도 사람이구나’ 싶다. 정말 털털하고 가끔은 대장부 같다.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인데 가끔 ‘아, 송혜교!’ 하면서 현실을 깨닫게 될 때도 있다”며 웃었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의 파트2 공개를 앞두고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아마 파트2에서 도영이 가장 큰 몰락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파트2에서 도영은 딸의 친부인 재준을 공사장 시멘트 반죽으로 밀어 넣는다. 이 장면에서 정성일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지만, 바람에 날리는 붉은 넥타이가 바로 다음 장면에 등장한 도영의 것과 같다는 점에서 도영이 재준을 죽음으로 안내한 이가 도영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정성일은 “재준을 죽이는 건 인간적인 면에서 하도영이 가장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끔찍한 일을 직접 한다는 점에서 하도영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 손으로 재준을 죽이라고 지시하는 순간 도영의 약점이 되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다른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성일의 <유퀴즈> 출연이 화제가 된 것은 ‘닮은 꼴’ 유재석과의 만남이 한 몫을 했다. 정성일 역시 이에 대해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워낙 좋아하는 분이라 닮았다는 이야기가 너무 좋다. 이전엔 그런 얘기를 못 들었는데, <더 글로리> 하면서 체중을 감량했더니 닮아 보이나 보더라. 유재석 씨도 주변에서 저와 닮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으신 것 같던데, 일단 나는 기분이 너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도 유명한 ‘반반 짤’이다.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사진인데, 다들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웃더라. 나도 처음 봤을 때는 ‘어?’ 하면서 놀랐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사진=넷플릭스

드라마의 전 세계적 인기와 두고두고 화제가 되는 예능 출연에도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정성일이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계속하고 있는데, 전보다 많은 광고가 들어오고 있다. 의류도 있고 가방도 있어서 조금씩 감사하게도 광고를 찍고 있다. 환경이 달라진 것은 맞지만, 나 자신은 변한 게 없다. 이 나이에 사람들이 조금 바라본다고 연예인 병 걸리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그냥 기분 좋다”며 인기보다는 팬들의 응원에 더 큰 감사를 전했다.

워낙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한 탓에 차기작 역시 신중히 고르는 중이라고. 그는 “꼭 다른 작품을 통해서 기존의 캐릭터를 뛰어넘겠다는 생각은 없다. 제가 가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다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마다하지 않고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 신중하게 고려해서 좋은 모습으로 시청자분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갑작스레 몰려드는 러브콜에 취할 법도 하지만, 그는 지금의 정성일을 만든 대학로를 지키며 연극 <뷰티풀 선데이>와 <인터뷰>로 직접 팬들을 만나고 있다.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는 그의 고민이 어떤 캐릭터를 만나 안방극장을 찾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정성일을 비롯해 송혜교, 임지연 등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는 지난 10일 파트2 모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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