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무빙’, 글로벌 차트 1위 달리는데 원작 플랫폼 수익은 ‘0원’

웹툰 산업의 새로운 격전지 2차 제작 사업 웹소설, 웹툰, OTT 디지털이 혁신하는 콘텐츠산업 복잡하게 얽힌 판권·저작권 및 수익 배분 매듭 미리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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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작가/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웹툰 원작 드라마 <무빙>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시청 시간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드라마의 원작 웹툰을 독점 공급한 카카오웹툰에는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수익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IP 소유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웹툰 독점 서비스

디즈니+에서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SF 액션 드라마 <무빙>의 원작 웹툰은 2015년부터 카카오웹툰에서 독점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 디즈니+에서 엄청난 인기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대할 수 있는 건 웹툰 플랫폼의 구독 수익 증대뿐이다. <무빙>의 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웹툰을 드라마로 각색하기 위해 스튜디오앤뉴·미스터로맨스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웹툰 플랫폼은 창작자에게 저작권 전권을 부여하고 앱스토어 수수료를 제외한 웹툰 판매 수익의 상당 부분을 공유해 왔으며, 최대 80%까지 배분하기도 했다. 유력 작가를 뺏기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해 오다 보니 드라마화 같은 2차 제작에 대해 권리는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희석 미래에셋 리서치 연구원은 “개인 작가나 스튜디오가 창작물의 모든 수익을 가져가는 경우가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며 “따라서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은 2차, 3차 저작물을 통해 큰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애플이나 아마존과 같이 한국 웹툰 창작자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플랫폼들도 포진돼 있어 IP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OTT 서비스를 포함한 글로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치 있는 IP 확보 시 기대할 수 있는 매출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 및 애니메이션 플랫폼 반다이남코는 ‘드래곤볼’ IP로만 올해 1조4,000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창작자 유치와 2차 제작을 위한 파트너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OTT를 휩쓰는 웹툰 원작

현시대에 있어 콘텐츠는 소설,만화,영상을 막론하고 각각의 혁신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더욱 복잡하게 맞물리고 있다. 그야말로 미디어 산업의 격변기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월 100만 명 이상이 구독하는 OTT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 웹툰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OTT 콘텐츠의 원천 소재인 웹툰 IP 확보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전문 기업들이 웹툰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현상도 포착됐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웹툰이나 웹소설 산업은 이미 OTT 사업의 유료 시장에 맞먹는 규모에 이르렀다. 빠른 성장세와 막대한 잠재력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IP를 중심으로 하는 2차 제작 사업은 웹툰 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국내 플랫폼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현재 가장 중요한 이슈는 소유권 문제다. 누가, 얼마나 갖는 게 정당한 걸까. 통념상으로 웹툰 산업은 ‘작가를 착취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무빙>의 사례에서 보듯 단순히 획일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이 논쟁은 산업이 고도화하며 작가, 웹툰-웹소설 에이전시, 웹툰-웹소설 플랫폼, OTT 제작사, OTT 플랫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확대되는 중이다. 여기에 수익 배분 문제까지 더해지면 가뜩이나 복잡한 문제가 한층 더 복잡해진다.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만화산업백서’는 웹툰의 미래 잠재 시장 가치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주요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추정 공정가치를 합치면 10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렇듯 거대하게 성장한 웹툰은 더 이상 국내 전용 사업이 아니다. 북미, 유럽, 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로 그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웹툰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더욱이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웹툰 산업은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는 앞으로의 잠재력이 더욱 무궁무진한 만큼, 초기 단계일 때 산업 구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한편 웹툰·웹소설 작가들은 ‘IP 저작권’을 꾸준히 문제로 제기하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50.4%가 불공정 계약을 경험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제작사에 유리한 일방적인 계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일방적인 계약서에는 2차 저작권 및 해외 판매권 관련 조항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 플랫폼이 작품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기 위해 IP 양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카카오엔터가 웹소설 공모전 수상작에 대한 2차 저작권을 카카오페이지에 양도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미디어 관계자는 “OTT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수익 배분이라는 중요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며 “특히 IP 원천이 되는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불법 유통을 근절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강화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더라도 IP를 확실히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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