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역대급 표현 수위만큼 한계도 명확히 드러난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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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
성매매·다자간 연애 등 민감한 주제로 눈길
‘옹호’에 치우친 시각에는 아쉬운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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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우리나라에선 음지의 영역이지만,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선 다를 수 있기에.

<성+인물>이 세 번째 시즌 ‘네덜란드, 독일 편’으로 또 한 번 ‘성에 진심’ 행보를 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인물>은 방송인 신동엽과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쇼다. 지난해 4월 일본에서 시즌1을 시작해 같은 해 8월에는 대만에서 시즌2를 진행했고, 이달 20일 네덜란드와 독일을 다룬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연출을 맡은 김인식 PD는 “시청자분들이 <성+인물>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나라를 꼽아주신 의견 중 가장 많이 나온 나라가 네덜란드와 독일이었다”며 “많은 분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두 나라를 세 번째 행선지로 택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성매매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를 찾아 현업 종사자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암스테르담 홍등가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섹스워커는 국가에서 인정한 하나의 직업”이라며 당당하게 인터뷰에 나섰다. 여타 직업에 비해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는 장점에 끌려 섹스워커를 택했다는 이 여성은 “정원사가 팔을 움직여 일하고, 사무직 회사원들이 컴퓨터 조작을 위해 손을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방식으로 몸을 사용해 돈을 벌 뿐”이라며 여전히 성매매 종사자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이 많이 남아있음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펨케 할세마(Femke Halsema) 암스테르담 시장 역시 “홍등가의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만 그 안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를 비롯한 부적절 행위는 근절하고자 한다”며 짧은 인터뷰에 응했다. 홍등가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의견 또한 “성매매도 하나의 산업일 뿐”이라며 “그곳의 종사자들이 자의로 선택한 직업이라면, 안전만이 최우선”이라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독일의 나체주의를 집중 조명한 ‘동엽&시경의 혼탕 체험기’, 변태적 취향으로 치부되던 BDSM(Bondage-Discipline/Sadism-Masochism, 가학과 피학을 즐기는 성적 지향)을 활용한 성인문화 산업을 다룬 ‘SM플레이! 때리거나 맞거나’, 클럽의 성지로 불리는 베를린의 파티 문화와 섹스 트렌드를 알아본 ‘베를린 클럽 퀸과 광란의 밤’, 다자간 사랑으로 독특한 형태를 띤 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한 침대에서 셋이 잡니다’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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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은 시리즈 통틀어 가장 높은 표현 수위로 화제를 모으며 공개 이틀 만인 22일 [데일리 OTT 랭킹] 넷플릭스 6위에 이름을 올렸다. 8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이 3주째 굳건히 지키고 있는 차트의 최상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30분 안팎의 미드폼 예능 중 이례적으로 차트 최상단 입성에 성공, 공개 8일차인 오늘(27일) 3위로 높은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자들은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를 비롯해 독일의 나체주의, BDSM, 다자간 연애(폴리아모리) 등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소재들을 전면에서 파고든 <성+인물>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다. <성+인물>은 첫 시즌인 일본 편에서 성 착취적인 일본의 성인비디오(AV) 산업을 미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기 때문.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법도 하지만, ‘네덜란드, 독일 편’은 비슷한 주제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면서도 관련 주제에 관심을 둔 사람이 아니라면 평생 알지 못했을 내용들을 다각도로 담아냈다.

특히 ‘프로 방송인’ 신동엽과 성시경의 역할이 컸다. 일본과 대만에 이어 유럽으로 떠난 세 번째 여정에서도 함께한 이들은 과감한 호기심을 조심스러운 태도로 풀어나갔으며, “어렵지만 이해해 볼게요”라는 솔직함 속에서도 용기 내 인터뷰에 응한 이들을 향한 존중을 잃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19금 코미디의 강자’로 불리는 두 사람이지만, 처음 접하는 네덜란드와 독일의 문화 앞에서는 낯선 대상에 대한 놀라움을 숨기지 않은 덕에 보는 이들에게도 충분한 간접 경험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이같은 태도는 두 MC가 <성+인물>을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당부한 모습이기도 하다. 작품 공개 당일인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성+인물 회담’에서 신동엽은 “(네덜란드와 독일은)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진 만큼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는 국가들이지 않나”며 “다름을 인정한 다음부터는 매우 재미있었고, 그들의 가치관과 문화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되짚었다. 성시경 역시 “보는 분들께서도 놀랄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놀랍다’ 정도에서 반응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제작진과 두 MC의 진심에도 <성+인물>은 민감한 주제를 다룬 탓에 일부 시청자의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타 문화에 대한 흥미로움을 유발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으며 시각 또한 ‘옹호’에 치우쳐 중립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은 이들은 네덜란드 현지에서도 성매매 합법화가 실패한 제도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암스테르담 홍등가는 2020년대 이후 “불법 이민자들의 소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홍등가를 도심 외곽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양한 주제로 인터뷰를 나눴지만, 질문의 깊이가 얕아 단순 호기심 충족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불호’의 평가로 이어졌다. 현재 시점 또는 남성 MC들의 시각에서만 특정 소재에 접근하다 보니 어떤 문화가 발전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나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궁금증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왓챠피디아의 한 리뷰어는 “‘흥미롭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기대했다면 이거보다는 훨씬 재밌게 만들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성시경의 입을 빌려 “나의 자유가 존중받길 원하니 너의 자유도 존중할게”라는 메시지를 남긴 <성+인물>은 엇갈린 평가를 뒤로 하고 또 다른 국가, 또 다른 문화를 찾아 나선다. ‘네덜란드, 독일 편’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시즌4를 암시하면서다. 각종 우려와 비판을 딛고 세 시즌을 거듭한 만큼 제작진과 출연진은 ‘성에 진심’인 행보를 계속 이어갈 전망. 매 시즌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자양분 삼아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성+인물>이 향후 펼칠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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