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 공개… 오리지널 콘텐츠 확장 본격화
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 론칭 쿠팡 끼워팔기? 콘텐츠 사업 본격화 OTT 후발주자의 위협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나선 쿠팡플레이가 이번엔 시트콤을 선보인다. 쿠팡플레이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쿠팡플레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내달 첫 오리지널 시트콤인 <유니콘>을 공개한다. <유니콘>은 배우 신하균(스티브 역)이 은은하게 돌아있는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 분)’와 크루들의 대혼돈 K-스타트업 분투기를 다룬 시트콤이다.
<유니콘>의 메인 포스터도 공개됐다. 공개된 메인 포스터엔 꽉 들어찬 엘리베이터 속 ‘스티브’와 맥콤 크루들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주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검지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스티브’의 모습은 웃음을 더하는 가운데 그의 손에 들려있는 영자 신문은 허세 가득한 성격을 엿보게 한다. 그런 그가 익숙한 듯 신경도 쓰지 않는 맥콤 크루들의 상반된 표정도 흥미를 돋군다.
시트콤 <유니콘>은 ‘스티브’가 벌려놓은 일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유일무이 일잘러 ‘애슐리(원진아 분)’를 비롯해, ‘제이(이유진 분)’, ‘모니카(김영아 분)’, ‘곽성범(이중옥 분)’, ‘제시(배유람 분)’, ‘캐롤(배윤경 분)’, ‘필립(김욱 분)’까지 제각각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출연시켜 재미를 더한다.
“모두가 NO라고 할 때 난 YES, 이것이 바로 K-스타트업”이라는 카피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범상치 않은 K-스타트업의 등장을 예고하면서, 이들이 진정한 <유니콘>이 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서 <유니콘>이란 유니콘기업, 즉 기업가치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52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이르는 말이다. 스타트업이 상장 전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성장하는 건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유니콘과 같다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이 같은 시트콤 <유니콘>은 8월 26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당초 쿠팡플레이는 2020년 12월 서비스 시작 당시 “‘로켓와우’에 OTT를 끼워파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을 받았던 바 있다. 그런 쿠팡 플레이가 1년 반 만에 드라마, 예능을 넘어 시트콤 분야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지난해 9월 ‘SNL코리아’ 시즌1에서부터 시작됐다. SNL은 이병헌, 하지원 등 유명 배우를 초청하거나 ‘인턴기자’ 등 특색 있는 코너를 활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SNL코리아 이후 두 달 만에 내놓은 김수현, 차승원 주연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이 주목받지 못하면서 SNL 외에는 볼 게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수지 주연의 드라마 <안나>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안나는 6화에 불과한 짧은 내용에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공개 3주 연속 인기 콘텐츠 1위 자리를 석권했다.
최근엔 스포츠 분야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못지 않은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16일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와의 친선 경기를 중계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는 쿠팡플레이 회원만 관람이 가능했음에도 시청자 수는 약 300만 명에 달했다. 경기 주최 사실이 공개되자마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토트넘 경기를 보기 위해 로켓와우에 가입했다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업계에선 쿠팡이 이제 대규모 투자를 통해 OTT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쿠팡은 지난 1분기 커머스 부문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냈지만 오퍼링 개발 부문(쿠팡플레이) 손실은 전년보다 47%가량 늘었다. 다만 시청자 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지난달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73만 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2년이 채 되지 않은 OTT 사업자가 토종 OTT 1위인 웨이브(423만 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로켓와우의 혜택 중 하나로만 여겨졌던 ‘쿠팡플레이’가 콘텐츠를 빠르게 늘리면서 ‘끼워팔기’라는 오명을 넘어섰다”라고 평했다. “쿠팡플레이는 이제 독자적인 OTT로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쿠팡 회원 수를 늘리는 ‘효자’ 노릇까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