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OTT 후발주자 ‘쿠팡플레이’ 국내 흥행 가능할까?

OTT 후발주자 쿠팡, 자리잡기 가능할까 SNL코리아-안나 이어 스포츠 중계로 승부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2020년 10월부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쿠팡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로켓 와우) 회원이라면 별도의 가입 및 추가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쿠팡플레이는 OTT 진입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기존 OTT와 차별화된 독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방송사, 영화사 등에서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특히 스포츠 콘텐츠 공략을 위해 NBA, MLB, 프리미어리그 등으로부터 독점 중계권을 구매했다.

대한축구협회와는 2025년 8월까지 4년간 공식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축구 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도전기를 담은 오리지널 콘텐츠 ‘국대: 로드 투 카타르(Road to Qatar)’를 제작할 예정이며 현재 티저 예고편까지 공개한 상태이다. 이에 더해 독자 예능 콘텐츠로는 ‘SNL 코리아’ 시즌 1, 시즌 2가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현재 쿠팡플레이의 주력 콘텐츠는 스포츠 생중계다. 2021년에는 3월부터 종전까지 SPOTV NOW를 통해 무료로 중계되던 토트넘 홋스퍼 FC 경기를 쿠팡플레이에서 시청할 수 있고, 오는 25일 한일 친선 A매치부터 2022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 경기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작년 9월부터 독점 생중계하고 있는 NFL 경기 생중계는 2023~2024 시즌까지 계약이 맺어진 상태다.

올해부터는 2022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한국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고, 2022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한국 vs 시리아전은 실제 중계권 소유자인 CJ ENM의 티빙에서 중계를 포기하게 만들고 자신들이 독점 생중계를 할 정도로 생중계 중계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더해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는 공식 파트너십 조인식을 했다. 양측의 파트너십에 따라 쿠팡플레이는 2023년 경기 독점 중계를 포함한 2025년까지 중계를 비롯해 K리그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K리그 중계뿐만 아니라, K리그 콘텐츠 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K리그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 프로 축구 에피소드를 담아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모회사인 쿠팡을 통해 K리그 굿즈를 판매하고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는 등 K리그 팬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쿠팡플레이는 대한축구협회, K리그, 토트넘 홋스퍼 외에도 스페인 라리가 RCD 마요르카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 프랑스 리그1에 속해 있는 FC 지롱댕 드 보르도의 황의조, 파리 생제르맹 FC의 리오넬 메시, 터키 리그 페네르바흐체 SK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 선수의 경기들을 생중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NFL(내셔널 풋볼 리그), MLS(메이저 리그 사커), NHL(내셔널 하키 리그)을 중계하고 있어 국내외 많은 스포츠 팬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쿠팡플레이

지난 6월 말에는 드라마 ‘안나’를 공개하여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가입자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라마 ‘안나’는 상대적 박탈감으로부터 비롯된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며 결국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여자 ‘유미’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으로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배수지가 유미 역을 맡아 공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으며 ‘안나’를 공개한 주의 WAU(주간 활성 이용자 수)가 약 18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7월에는 직접 구단 초청한 토트넘 홋스퍼 경기를 주관, 단독 생중계하였으며 ‘토트넘 홋스퍼 vs 팀 K리그’ 1차 친선경기가 열린 지난 13일 쿠팡플레이의 일간 사용자 수(DAU)가 185만명으로 급증하여 전날 62만 7,330명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를 보여주었다. 16일 열린 2차 친선 경기 ‘토트넘 홋스퍼 vs 세비야’ 중계에는 약 110만명이 접속하여 1, 2차전 합쳐 300만여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쿠팡플레이 스포츠 중계는 서버 문제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으나, 이번에는 중계 자체도 매끄럽게 진행됐고 광고도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이번 경기는 쿠팡 와우 회원을 위해 준비한 혜택으로 지상파 방송 중계 없이 쿠팡 플레이 웹사이트 및 앱을 통해서만 시청이 가능했기에 트래픽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앞서, 쿠팡플레이 경기 티켓 또한 쿠팡플레이 웹사이트 또는 앱을 통해서만 판매되면서 치열한 예매 전쟁이 벌어진 바 있다.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쿠팡플레이 앱의 신규 다운로드 건수는 예매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4만명대로 치솟았고 실제 첫 경기가 열린 13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 4,100명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사진=쿠팡플레이

한때 월 2,900원에서 4,900원으로 가입비를 인상하면서 회원 탈퇴를 유발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지만, 와우 멤버십 혜택에는 쿠팡플레이 시청권, 로켓배송 이용권 등 쇼핑 혜택이 함께 주어진다는 점을 홍보 포인트로 내세우며 가성비 서비스로 가입자들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플레이는 현재 손흥민 선수 경기 중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실제로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유무에 따라 일일 방문자 수, 신규 설치 기기 수 등이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또한 김민재 선수가 이탈리아 리그의 SCC 나폴리로 이적함에 따라 기존의 터키 리그 중계권을 포기하고 ‘세리 A’ 이탈리아 리그 중계권료를 다시 지불해야 한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는 많은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하며 중계권은 만료 후 언제든지 경쟁 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 이에 더해 손흥민, 김민재 선수의 부진 혹은 부상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떨어져 이용자 수 또한 감소한다면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같은 관점에서, 올 11월 예정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며 조기 탈락하게 된다면 쿠팡플레이에게 큰 손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스포츠, 그중에서도 축구, 특히 손흥민 선수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는 쿠팡플레이의 현재 콘텐츠 라인업은 한편으로는 도박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시키는 쿠팡식 유니버스 전략은 쿠팡플레이에 달려 있다며 관건은 ‘안나’ 그리고 ‘SNL’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얼마나 빠르게 내세워 스포츠 분야 이외에도 장점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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