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넷플릭스, 광고요금제로 수익성 악화 돌파구 찾나?

코로나19 수혜 끝, OTT 업계 성장 정체기 요금 인상-광고 붙이기로 돌파구 마련 업계 1위 넷플릭스도 생존 경쟁

사진=넷플릭스

2022년 2분기 97만 명의 이용자가 넷플릭스 유료 구독을 중단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더 많은 이용자들이 유료 구독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새로운 광고형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성장 동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가입자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는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97만 명 줄어든 2억2,067만 명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7,800만 달러로 14.6% 감소했다고 밝혔다.

41년 만에 나타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하락하면서 이용자들이 유료 구독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임에 따라 유료 구독 콘텐츠 시장이 최근 하락세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어려운 경제환경으로 인해 구독 콘텐츠 업계 전체가 도전에 직면했다”라며 “소비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광고 도입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광고가 포함된 저가 요금제를 도입해 수익성을 늘리고, 가입자 수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 콘텐츠 스트리밍 중간에 광고를 시청하도록 해 광고주로부터 얻는 수익원을 늘리는 것으로 자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2023년 상반기 중 광고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가입자 확보와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넷플릭스에서 자사 제품을 광고하고 싶어 하는 업체 리스트에 현대자동차와 피트니스 자전거 제조 업체인 펠로톤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넷플릭스 일부 프로그램에 자사의 자동차를 등장시키는 방식의 광고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지난 13일 BBC와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은 이전까지 콘텐츠에 광고 삽입을 꺼리던 넷플릭스가 전략을 수정하여 글로벌 광고 기술 및 판매 제휴사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그레그 피터스는 이날 성명에서 “MS가 기술과 매출 양 측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유연하게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넷플릭스 유료 회원들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해서도 철통같은 보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 올해 ‘기묘한 이야기’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주목을 받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으나 엔데믹으로 인한 일상생활 복귀에 따른 OTT 플랫폼에 대한 수요 감소와 디즈니+, HBO 맥스 등 경쟁사들과 경쟁이 격화되면서 성장세가 꺾이며 올 들어 고전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광고를 추가하거나 프로모션을 통해 구독료를 낮추는 방안에 반대해왔다. 그는 광고 없는 콘텐츠 제공을 꾸준히 주장해왔으나, 지난 4월 실적 발표 당시 유료 시청자가 크게 감소한 것과 추가로 수백만 명이 구독을 해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고서의 영향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감소로 넷플릭스는 시총 500억 달러(약 65조원)가 감소했으며 지난달 직원 300명을 줄였다고 발표하는 등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중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내 광고 도입을 사실상 확정 짓고, 장기간 구글, 컴캐스트,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논의를 진행해왔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낙점된 것은 구글은 유튜브, 컴캐스트는 산하의 NBC 유니버설의 피콕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사진=넷플릭스 사이트 캡쳐

미국의 미디어 업체, 버라이어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광고 도입에 대해 “매우 싫어한다”에 응답한 이용자가 38.9%, “약간 싫어한다”의 응답자는 14.8%로 과반수인 53.7%가 넷플릭스의 광고 도입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도 화질과 이용 방식에 따라서 베이직, 스탠더드, 프리미엄으로 차별화된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요금제에서 광고 도입까지 한다면 현재의 요금제에도 불만이 큰 이용자들이 더 큰 불평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짐작이 된다.

OTT 서비스 중 광고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곳으로는 유튜브 프리미엄이 이용자들에게 가장 익숙하다. 구글이 서비스 중인 유튜브 프리미엄은 2015년부터 유료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의 무료 서비스와 다르게 유튜브 광고 제거, 유튜브 앱 백그라운드 영상 재생, 유튜브 동영상 다운로드, 유튜브 오리지널 감상 가능, 다른 작업을 하는 동시에 작은 화면으로 영상과 작업을 하는 기능(PIP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지 않고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영상마다 등장하는 광고에 일일이 ‘건너뛰기’ 버튼을 눌러줘야 끊김 없이 계속 시청할 수 있으며 동영상 시청을 하면서 운동이나 공부 등의 다른 일을 하는 도중에 광고가 뜨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광고 삽입에 있어 유튜브와는 정반대 방향의 도전을 시도해 왔으나, 다양한 OTT 플랫폼이 등장하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예전만큼 높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구독자 이탈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오징어 게임’처럼 한 번에 많은 음식을 폭식하듯(Binge) 드라마 여러 편을 한 번에 몰아보는 ‘몰아보기(Binge-watching)’ 후 해지를 반복하는 유저들이 늘어나자, 넷플릭스는 시즌 전체를 일시 공개하는 대신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처럼 한 시즌을 반으로 나눠 간격을 두고 공개하는 전략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만으로는 구독자를 가둬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급격한 성장을 한 넷플릭스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OTT 플랫폼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수익성 악화를 뚫어낼 수 있을지 업계와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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