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예능 콘텐츠’ 경쟁 가속화… 불씨는 당겨졌다
OTT 예능 콘텐츠 강화 ‘톱 스타’ 손 잡은 넷플릭스- BTS 품은 디즈니+ 토종 OTT는 연애 중
OTT(온라인동영성서비스) 예능 콘텐츠 경쟁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예능 콘텐츠를 확대하고, 디즈니+는 그룹 방탄소년단을 품었다. 이에 질세라 국내 OTT 플랫폼도 연애 소재 예능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넷플릭스-디즈니+, 경쟁 불씨 당겼다
넷플릭스는 매달 1~2편의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를 공개한다. 자체 콘텐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던 ‘솔로지옥’ 시즌2를 비롯해 조수미·임재범·악뮤 등이 출연하는 음악 예능 콘텐츠 ‘테이크 원’, 유재석·김연경·이광수의 ‘코리아 넘버원’, 근육질 몸매 경쟁을 다루는 서바이벌 ‘피지컬: 100’을 연이어 선보인다.
그간 넷플릭스는 예능 콘텐츠 경쟁력이 크지 않은 OTT 플랫폼이었다. 2016년 론칭한 넷플릭스는 20여 편이 넘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였음에도 그중 예능 콘텐츠는 7편에 불과했다. 넷플릭스 측은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라며 “드라마가 성과를 거둔 것처럼 예능 콘텐츠로도 본격적인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와 손을 잡고 나섰다. 지난 22일엔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절친인 최우식, 박형식, 박서준, 픽보이와 함께하는 여행기를 담은 예능 리얼리티 ‘인더숲: 우정여행’을 공개했다.
앞으로도 하이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와 방탄소년단의 공연 실황 등 다섯 편의 콘텐츠가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제시카 캠 엔글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콘텐츠 총괄은 “강력한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와 함께하는 콘텐츠로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토종 OTT는 ‘연애 예능’에 사활
토종 OTT 웨이브와 티빙 등은 연애 예능으로 승부수를 던진다.연애의 주체도 다양해졌다. 이성애자, 기혼자 등이 주역이던 과거와 달리, 이젠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 이혼을 겪은 이들 등이 주역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웨이브는 국내 최초로 성소수자 리얼리티 콘텐츠인 ‘메리퀴어’와 ‘남의연애’를 매주 금요일 공개하고 있다. ‘메리퀴어’는 홍석천이 동성애자 및 트랜스젠더 커플의 일상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며, ‘남의연애’는 6명의 남성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웨이브는 남녀 서퍼들의 수위 높은 로맨스를 담은 ‘썸핑’을 하반기에 공개하겠다 발표하기도 했다.
티빙은 연애 예능 콘텐츠 열풍의 시초로 평가되는 ‘환승연애’의 시즌2를 공개했다. 2013년∼2015년 방영한 원조 연애 예능 프로그램 JTBC ‘마녀사냥’도 8월 5일부터 새롭게 선보인다. 쿠팡플레이도 연애를 권장하는 가상의 패션회사에 취직한 12명의 신입사원이 출연하는 ‘사내연애’, 체인으로 묶인 8명의 남녀가 사이판에서 240시간을 보내면서 벌이는 이야기 ‘체인리액션’ 등을 내놓는다.
‘이혼’ 프로그램도 속속… 남의 불행까지 이용?
이혼, 이별 커플을 등장시켜 갈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잇따르고 있다. 연애의 좋은 점 뿐 아니라 갈등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며 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단 취지다. 그러나 시청자들을 관심을 끌 만한 극적인 사례만 주로 나오다 보니, ‘남의 볼행을 소비한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한다.
다만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에선 나한일-유혜영 전 부부가 재결합 소식을 알리는 등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가수 일라이는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국행을 선택하며 새로운 모습의 가족으로 거듭났다.
이별한 커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새로운 사랑을 찾거나 지나간 사랑을 되돌아보는 티빙의 ‘환승연애’는 설레는 만남과 가슴 아픈 이별까지 연애가 가져오는 다양한 감정들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혼을 고려하는 이들이 변호사, 상담사 등을 만나며 결혼생활을 유지할지 고민하는 과정을 담은 티빙의 ‘결혼과 이혼 사이’는 현재 진행형인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갈등 해결’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 갈등이 해결되며 좋은 결과를 낳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실제 방송은 솔루션을 제시한다기 보단 두 사람의 갈등이 극적으로 치닫는 모습을 관찰하는 데 그치고 있어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특히 출연자들이 감정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폭언을 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담기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부모와 함께 출연한 어린 자녀들이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형국이다.
노출·스킨십도 논란 “지나치게 선정적”
자극적인 연출, 콘셉트도 논란이다. 지난달 IHQ가 선보인 ‘에덴’은 첫 방송부터 수영복을 입고 등장한 출연자들의 신체 노출과 과도한 스킨십, 남녀가 한방에서 자는 혼숙, 미션 우승자가 나머지 출연자들이 잠을 잘 침대를 결정하는 진행 방식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엔 남자 출연자가 상체를 탈의하고, 여자 출연자는 누드톤의 옷을 입은 채 뒤엉켜 누워있는 모습의 포스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상 15세 이상 시청가능이라는 등급보다 훨씬 선정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플레이는 사이판을 배경으로 남녀 출연자들이 손이 묶인 채 일정 시간을 같이 보내는 과정을 관찰하는 예능 ‘체인리액션’을 방송하겠다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남녀관계에서 신체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설정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단 지적이다.
방송사의 입장에서 물론 시청자의 확보가 중요하나, 방송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제작 단계에서부터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