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보강, 고객과의 접점 확대” 티빙, 결국 웨이브 앞질렀다

티빙, 9월 활성 이용자 수 418만명으로 토종 OTT 1위 “시즌과의 합병 전 웨이브 앞지를 것”이란 업계 예상 적중 ‘콘텐츠 보강, 고객과의 접점 확대’ 주효

티빙이 토종 OTT 1위 자리에 올랐다. 단 한 번도 토종 OTT 1위를 내준 적 없었던 웨이브는 처음으로 티빙에 자리를 내주며 아쉬운 2위에 머물렀다.

5일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9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18만으로 413만명을 기록한 웨이브를 추월했다. 전체 OTT 가운데 1위는 1,158만명의 MAU를 기록한 넷플릭스다.

국내 OTT 이용자는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티빙의 MAU는 8월 428만명과 비교했을 때 약 10만명 감소했고, 웨이브는 더 큰 감소 폭(18만명)을 보였다. 넷플릭스는 전월 대비 55만명의 MAU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그런 가운데서도 쿠팡플레이는 전월 (380만)과 비교해 28만명 증가한 408만명, 디즈니+는 전월(168만)보다 17만명 늘어난 185만명의 MAU를 기록했다. 디즈니+의 경우 지난달 ‘디즈니+데이’ 기념 구독료 할인 행사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앞서 7월 KT seezn(시즌)과의 합병을 선언하며 연내 토종 OTT 1위가 예정되어 있던 티빙은 예정보다 빨리 웨이브를 앞지르게 됐다. 업계에선 티빙이 시즌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역시 “콘텐츠의 힘이 막강했다”고 분석했다. 티빙은 올해 6월 글로벌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을 통해 ‘파라마운트+관’을 오픈, <스타트렉> 시리즈, <헤일로> 등 인기 해외 시리즈를 소개하는 동시에 올해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본격 콘텐츠 강화에 돌입했다.

기존 인기작들의 포맷을 가져와 업그레이드한 속편들의 흥행이 큰 몫을 했다.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환승연애>는 12주 연속 티빙 유료 가입 기여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종영한 <마녀사냥 2022> 역시 공중파 TV가 아닌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 기획해 전편보다 솔직한 입담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두 프로그램은 한 주에 1회 또는 2회씩 추가되며 티빙 이용자들을 강력히 묶어뒀다.

사진=티빙

하지만 <마녀사냥 2022>는 지난달 23일 8화를 끝으로 종영했고, 16화까지 진행된 <환승연애 2>는 20부작으로 기획되어 있어 종영을 목전에 두고 있다. 티빙은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을 재빨리 다른 콘텐츠로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이달 공개를 앞둔 드라마 <욘더> <몸값>, 다큐멘터리 <푸드 크로니클>을 비롯해 올해 안에 오리지널 콘텐츠만 총 8편을 선보이는 것.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 <몸값>은 원작의 스토리를 한층 확장해 이야기를 펼칠 것으로 예고됐다. ‘몸값을 두고 흥정을 펼친다’는 파격적인 설정은 물론 진선규와 전종서, 장률이라는 색채가 강한 세 배우의 조합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 외에도 티빙은 연내 <술꾼도시여자들2> <방과 후 전쟁활동> <잔혹한 인턴>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 처음으로 토종 OTT 1위를 빼앗긴 웨이브는 상황이 암울하다. KBS·MBC·SBS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탄생한 웨이브는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의 다시 보기를 제공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져 왔지만, 유독 오리지널 프로그램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올해 선보인 총 8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이용자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한 작품은 <위기의 X>가 유일하다. 예능 <메리 퀴어> <남의 연애>가 퀴어 예능이라는 색다른 시도로 눈길을 끌었지만, 반짝 화제에 그치며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

웨이브가 고심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티빙은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갔다.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플러스 멤버십에 티빙 혜택을 추가했고, 현대차그룹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차량용 OTT 서비스 제공도 웨이브보다 한발 빨랐다. 더불어 올해부터 생산된 삼성전자 스마트 TV 리모컨에 ‘티빙 바로가기’ 버튼을 탑재해 고객의 편의를 높였다. 5일에는 멀티플렉스 CGV와 손잡고 극장 멤버십에 티빙 이용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과의 동침’조차 마다하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티빙 관계자는 “토종 OTT 1위 자리에 걸맞게 이용자들의 시청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시즌과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츠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티빙과 시즌은 모두 국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토종 OTT 1위 탈환’이라는 첫걸음을 뗀 티빙이 최종 목표인 ‘글로벌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에 다다르기 위한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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