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설치 1위’ 쿠팡플레이, 경쟁력 강화 카드에 다시 스포츠?

OTT 앱 신규 설치 61만명으로 1위 ‘한산’, ‘비상선언’ 대작 영화 선점 주효 ‘킬러 콘텐츠 부재’는 여전히 과제

쿠팡이 운영하는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국내외 주요 OTT 앱 중 최다 신규 설치 건수를 기록했다.

12일 데이터 기반 시장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9월 넷플릭스가 1,071만명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를 기록한 OTT 앱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팡플레이(419만명) △티빙(360만명) △웨이브(298만명) △디즈니+(198만명) △U+모바일tv(135만명) △시즌(100만명) △왓챠(88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내 합병이 예정된 티빙과 시즌 앱 사용자를 합치면 432만명(중복 제외)으로, 넷플릭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앱 이용자를 기록하게 된다.

◆ OTT 앱 최다 신규 설치 ‘쿠팡플레이’ 대작 영화 선점 효과
신규 설치에서는 쿠팡플레이가 61만명으로 넷플릭스를 크게 앞지르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넷플릭스(52만명) △디즈니+(40만명) △티빙(35만명) △웨이브(21만명) △왓챠(16만명) △시즌(11만명) △U+모바일tv(6만명) 등 순이었다.

업계는 쿠팡플레이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등 대작 영화를 독점 공개한 것이 주효했다고 풀이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7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토트넘 구단의 방한 경기를 독점 중계하며 482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를 기록하는 등 국내 OTT 시장 2위까지 올랐지만, 8월 곧바로 사용자 감소에 직면했다.

쿠팡플레이는 재빨리 ‘이순신’카드를 꺼내 들었다. 극장에서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산: 용의 출현> OTT 서비스를 시작한 것. 영화는 OTT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 콘텐츠 순위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대작 영화 확보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꾀한 쿠팡플레이의 전략은 <비상선언>으로 이어졌다. <비상선언>은 극장에선 200만명 관객 수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지만, OTT로 무대를 옮긴 후엔 뒷심을 발휘하며 쿠팡플레이 가입자 유치에 힘을 보탰다.

◆ 과제로 떠오른 킬러 콘텐츠의 부재
다만 앞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한 번에 끌어모았지만 일회성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곧바로 사용자 감소를 맞았던 것을 떠올리면, 두시간 남짓에 불과한 영화로 구독자를 묶어두는 것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플레이는 신하균 주연 시트콤 <유니콘>, 연애 리얼리티 <체인리액션>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콘텐츠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OTT 가운데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콘텐츠에 약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올해 약 3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 티빙 역시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3조5,000억원의 자금을 콘텐츠에 투자한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구체적인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없다. 현재 라인업을 기준으로 올해 쿠팡플레이가 선보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약 10편으로 다른 국내 OTT 사업자와 비교했을 때 1/3 수준에 그친다.

일각에선 “쿠팡은 OTT를 통해 멤버십 회원을 늘려 재구매율을 높이는 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라며 “OTT 서비스 자체보다는 쿠팡와우 멤버십 혜택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는 선에서만 콘텐츠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쿠팡플레이

◆ 이순신 다음 카드는…다시 스포츠?
그리고 12일 쿠팡플레이는 올 시즌 NHL (National Hockey League, 북미하키리그)를 독점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은 “쿠팡플레이는 앞으로도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해외 스포츠 경기들을 국내 팬들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재 스포티비와 스카이스포츠가 보유한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중계권 역시 내년부터 쿠팡플레이가 독점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 상태다. 스포츠 경기 중계는 상대적으로 큰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성패를 알 수 없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비해 기존 팬들을 유입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나아가 한 시즌이 최소 몇 달에 걸쳐 진행되는 덕분에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는 데도 적합하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꿈꾸는 타 OTT와는 상반된 전략을 택한 쿠팡플레이. 기존에 마니아층이 형성된 콘텐츠 확보를 통해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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