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미국 내 콘텐츠 우월성에서 넷플릭스 추월

미국 인기 콘텐츠 TOP100 중 37% 9월까지 확정된 오리지널 콘텐츠 232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VS “프리미엄 요금제” 디즈니

사진=디즈니+

디즈니+가 북미 내 인기 콘텐츠 수에서 넷플릭스를 크게 앞질렀다.

17일 미디어 데이터분석업체 암페어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미국 내 가장 인기 있는 100개의 콘텐츠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28%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디즈니+·Hulu(훌루) 번들은 37%를 차지해 디즈니 산하의 OTT가 영향력을 크게 확장했다. 이 외에 피콕은 18%, HBOmax는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 내 넷플릭스 입지 축소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 점유율은 2015년 72%를 기록한 후 7년 동안 꾸준히 감소했으며,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2019년 서비스 시작 당시 25%였던 디즈니+의 점유율은 출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인기 콘텐츠 점유율을 잃은 배경에는 OTT 시장 내 플랫폼 증가가 꼽힌다.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15년 미국 내 1,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은 넷플릭스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훌루 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2개의 플랫폼이 더 추가된 상황이다. 올해 인기 콘텐츠 100위 안에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시킨 OTT 업체는 18개에 달한다.

암페어의 러스티지 연구원은 “갈수록 많은 제작사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라이선스를 통해 시청자에게 공개되던 인기 콘텐츠들이 계약 기간 종료 또는 변경을 통해 제작자 측에 돌아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라이선스 콘텐츠 회수, 시작부터 달랐던 디즈니
실제 디즈니+는 2019년 론칭 당시 기존 디즈니 작품들을 모두 회수해 온 것은 물론, 인기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만달로리안>을 추가하며 시작부터 25%의 인기 콘텐츠 점유율을 자랑했다. 이후 꾸준히 이용자를 늘린 디즈니는 올해 초 글로벌 이용자 수에서 넷플릭스를 앞질렀고, 이제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까지 확실히 빼앗아 온 모습이다.

다만 인기 콘텐츠 상위 10개 만을 기준으로 보면 넷플릭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10개의 작품 가운데 5개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것. <기묘한 이야기>와 <브리저튼>은 올해 미국 내 인기 콘텐츠에서 상위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다른 미디어 기업들의 시장 진입에도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덕분에, 라이선스 콘텐츠의 손실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지금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디즈니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232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28% 증가한 수준이다. 그리고 이들 콘텐츠 대부분은 미국 스튜디오와의 계약으로 현지에서 제작된다. 결국 미국 시장 내 콘텐츠 우월성을 더 공고히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는 12월부터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출시해 기존과 동일하게 광고 없이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한 고객들에겐 더 비싼 요금을 적용한다.

넷플릭스는 인기 콘텐츠 점유율보다는 글로벌 가입자 확대에 더 중점을 뒀다. 미국 내 스튜디오와의 계약에만 몰두하지 않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분포된 다양한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의 다양화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또 오는 11월부터는 광고 지원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며 그간 요금을 이유로 이용을 망설였던 잠재 이용자들에게도 어필한다.

“미국 시장 내 입지 강화, 광고 없는 콘텐츠 시청을 위해선 추가 요금 지불”을 내세우며 리더의 자리를 위협하는 디즈니, 그리고 “글로벌 시청자 공략, 광고 보면 요금 할인”이라는 정반대의 콘셉트를 내세운 넷플릭스의 시장 주도권 싸움은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출시와 함께 본격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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