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내 첫사랑? 보라처럼 아련하지는 않아” [인터뷰]

’20세기 소녀’ 김유정 인터뷰 풋풋함-애틋함 모두 살린 연기에 호평 “인기? 아직 얼떨떨, SNS 해외 팬들 늘어 신기해”

사진=넷플릭스

“SNS에 해외 팬들 댓글이 부쩍 늘었는데, 얼떨떨해요.” 공개 닷새 만에 글로벌 차트 5위로 직행한 <20세기 소녀>의 주인공 김유정은 뜨거운 인기를 즐기기보단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25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유정은 작품의 인기를 실감하느냔 질문에 “사실 이렇게까지는 생각 못했다. 다들 너무 재밌게 봤다고 말씀을 해 주시는데, 아직은 좀 얼떨떨하다. 무사히 예정한 날짜에 공개됐다는 것에 기쁨이 가장 컸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는 17세 소녀 보라(김유정 분)가 친구 연두(노윤서 분)의 첫사랑을 응원하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다. 21일 공개와 동시에 ” 재미와 감동 둘 다 잡았다”는 평을 들으며 화제를 모았다.

작품 출연 계기에 대해서는 “우선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글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 제가 바로 1999년에 태어났다. 원래부터 옛날 음악과 감성을 좋아해서, ‘내가 그 안에 들어가서 경험해볼 수 있겠다’하는 기대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한 감독님의 ‘연애소설’이라는 작품을 좋아했는데, 뭔가 비슷한 감성이라고 느껴졌다. 음악도 80~90년대 음악을 좋아한다. 저희 영화에 그 당시 노래들도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노래방 가서 애창곡으로 부르는 곡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촬영하면서도 그 기대만큼 즐거웠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그 시대를 경험하는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쉽지 않은 경험이지 않나”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기억나는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저는 플로피 디스크라는 걸 생전 처음 봤다. 그 소품이 방에 있었다. 컴퓨터 옆에 쌓여있는데 뭔지를 몰랐다. 그래서 소품 팀장님께 여쭤봤더니 그게 컴퓨터 저장 장치라고 설명해주셨다. 저는 어릴 때부터 USB랑 CD만 접해서 그게 너무 신기했다”며 눈을 반짝였다.

사진=넷플릭스

영화의 인기와 함께 첫사랑의 애틋함과 풋풋함을 실감 나게 전달한 김유정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는 첫사랑으로 흘러갔다. 그는 첫사랑은 어땠냐는 질문에 수줍게 웃으며 “보라처럼 아련하고 그렇진 않았던 것 같다”고 답하며 “저도 누군가를 좋아했던 경험은 있다. 다들 있으니까. 근데 영화처럼 아련한 감정은 못 느꼈다. 요즘은 실시간 연락이 가능하지 않나. 아마 시나리오 보고 매력을 느꼈던 것도 지금과는 다른 시대적 상황이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 중 보라처럼 사랑 때문에 아프거나 울어본 적이 있느냔 질문엔 가만히 생각하더니 “저는 사랑보단 일하면서 그랬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도 조금씩 어른이 되면서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려던 시기가 있었다. 대부분 연기 활동에 대한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아픔의 정도로 따지면 비슷한 아픔이긴 했다. 사랑은 아니었지만”이라고 말해 연기에 대한 그의 애정을 가늠케 했다.

김유정은 아역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탓에 거쳐야 했던 혼란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좀 불안했던 때고 있었고 혼란스러운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저 혼자 생각하고, 선택하고,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래서 취미도 많이 만들었다. 스무 살부터 혼자 여행도 다니고 의식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시간들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안한 순간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지나갔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고 느낀다. 평온하다. 한 번씩 어려운 상황에 놓여도 크게 부풀려서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은 딱히 고민도 없는 것 같다”며  생각하진 않는다. 요즘 고민도 정말 없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작품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며 1위도 욕심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진지한 태도로 답했다. 그는 “1위는 좀 너무 과하다. 지금 5위도 저는 너무 좋다. 사실 5위까지 오를 줄도 몰랐다. 우리 영화에서 그린 특유의 감성과 레트로함이 우리나라 관객들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다른 데서도 좋아할 수 있는 거였구나 싶어서 놀랍다”고 겸손을 보였다. 그리고 이내 “물론, 여기서 1~2등 정도 더 오르면 훨씬 기분이 좋을 수는 있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것에 대해선 “SNS에 해외 팬들 댓글이 부쩍 늘었다”며 “새로운 팬들이 늘어난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정말 신기했다. 제가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작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더 기뻤다”고 말했다.

김유정의 차기작은 이병헌 감독의 <닭강정>이다.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배역도 독특하다고. 그는 “소녀에서 닭강정이 되는 독특한 설정인데, 이제 곧 촬영이 시작된다. 저도 이 역할이 어떻게 표현될지 너무 궁금하다. 새롭고 재밌는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큰 눈을 반짝이며 모든 질문에 웃음으로 답한 김유정. 그런 그의 미소는 <20세기 소녀>가 그린 풋풋함과 설렘이 배우들의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 그의 바람처럼 영화 <20세기 소녀>가 글로벌 차트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우리의 감성을 전 세계 팬들에게 전할 수 있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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