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TT 시장, 어디까지 커질 수 있나? [2022 차세대 미디어 주간]
양지을 티빙 대표 ‘2022 차세대 미디어 주간’ 기조연설 “한국 OTT 시장, 성장 여력 충분” K-콘텐츠, 고객에 대한 이해 글로벌 OTT보다 우위
“시장 침체기라고들 하지만, 한국 OTT 시장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충분합니다.” 양지을 티빙 대표가 국내 OTT 시장 전망이 밝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일 양지을 티빙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22 차세대 미디어 주간’ 행사에 참석해 ‘국내 OTT 성장 전략’에 대해 기조 연설했다. 이날 양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OTT 이용률을 비교하며 “미국의 유료 OTT 가입 가구가 전체 중 83%에 달하는 것에 반해 한국 유료 OTT 가입 가구는 36%에 불과하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의 이용률을 절대적인 수치만으로 비교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케이블 TV 이용료가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OTT 서비스 대비 콘텐츠의 품질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앞으로 국내 OTT가 시장 성장을 이끌 핵심 성공 요인으로 △K-콘텐츠 △고객에 대한 이해 △규모의 경제 △기술 △장기적 시각 5가지를 꼽았다.
양 대표는 이 중에서 규모의 경제·기술·장기적 시각은 당장 글로벌 OTT를 앞지르기에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K-콘텐츠와 고객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K-콘텐츠는 집단 경쟁력으로 봤을 때 우리 수준이 단연 우위”라고 강조하며 “고객에 대한 이해 역시 우리가 접근과 소통 면에서 용이하다”고 말했다.
기술에선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무리 많은 인력을 배치하려 해도 수백명 단위인 것에 반해 해외 대형 기업은 1만명에 달하는 엔지니어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OTT의 핵심 기술인 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등 서비스 개발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시각은 곧 투자와 연결됐다. 양 대표는 미국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설립 이후 적자를 면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근거로 들며 “우리가 익숙한 N사는 적자를 벗어나기까지 9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음원 서비스를 선보이는 S사는 15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이 그나마 짧게 6년”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안목이 옳았다는 의미다.
양 대표는 부족한 부분에 아쉬워하기보단 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한국 OTT 기업들이 되새겨야 할 과제로 △사람에 대한 투자 △함께 잘하기 △잘하는 거 더욱 잘하기 △단계별 목표 차근차근 달성하기를 제시했다.
먼저 사람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콘텐츠는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잘한다고 하면 항상 그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게 한국인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가 가장 큰 투자를 해서 세계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게 아니다. 자율을 약속하고 열정의 판을 깔아주면 지금부터가 성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함께 잘하기에 있어서는 “개별기업이 승자 독식하는 구조는 안 된다”고 말하며 “티빙이 2010년부터 줄기차게 한 건 바로 파트너십이었다. 전체 파이를 키우면 각자 위치에서 가져갈 수 있는 몫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사결정은 빠르고 간결할 필요가 있어 직렬형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단계별 목표에 대해선 “장기적인 목표를 잊지 않되, 지치지 않도록 매년 차근차근 달성하며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 대표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저희도 몰랐다”며 뿌듯함을 내보였다. 그는 끝으로 “한국 OTT 시장을 함께 키운다는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동행자기도 하다. K-콘텐츠 소비가 이제 막 본격화되는 만큼 지금보다 몇 배 더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잘하는 일에 집중하며 좋은 콘텐츠 선보이겠다”며 이날 연설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