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中 OTT 공개…“한한령 해제로 보기엔 일러”

中 OTT 유쿠,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공개 중국 내 인기그룹 우주소녀 보나 출연, 기대↑ “한한령 해제까지는 갈 길 멀어”

사진=YOUKU

중국 OTT 플랫폼들이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열심이다. 한류 문화 공유를 금지하는 한한령이 6년 만에 해제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OTT ‘스물다섯 스물하나’ 공개…한한령 해제 청신호?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 OTT 유쿠(优酷, YOUKU)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12일부터 한국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방영한다고 알렸다. 지난달 초 중국 최대 OTT 텐센트 비디오(騰迅視頻, Tencent Video)의 홍상수 감독 영화 <강변호텔> 공개, 이달 8일 빌리빌리(哔哩哔哩, bìlibìli)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공개에 이어 최근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다수의 한국 콘텐츠가 연이어 소개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나눴다. 이후 대통령실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영화 <강변호텔>의 경우 한중정상회담보다 앞서 텐센트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달 연이은 한국 드라마 공개 소식에 본격 정상회담의 성과와 함께 한한령 해제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한령은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되며 이에 항의하기 위한 문화 보복 조치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 정부는 공식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때 이후 중국 내에서 한국에서 제작되거나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이 모두 송출 금지되며 중국 내 공식 TV 채널과 극장에서 한류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중국에선 금한령(禁韓令)이라고도 표현한다.

하지만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에도 중국 내 한류 팬들은 불법 공유를 마다하지 않았고, 다수의 불법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제공 중인 빌리빌리 역시 유료 회원에게 OTT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광고를 보면 대부분 콘텐츠를 무료 시청할 수 있어 불법 공유의 장(場)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판 유튜브’라는 별칭은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 12일 현재 빌리빌리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95만 뷰를 돌파했으며,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시즌2를 예고하는 영상에도 3,400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중국 내 한류 콘텐츠에 대한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中 3위 OTT ‘유쿠’, 한국 드라마로 시청자 공략

현재 공개된 드라마 외에도 다수의 한국 콘텐츠가 중국 내 방영을 준비 중이다. JTBC 드라마 <구경이>는 유쿠가 판권을 구입해 공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중국 OTT 시장은 자국의 OTT 텐센트 비디오와 아이치이(iQIYI)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점유율 기준 유쿠는 중국 내 3위 OTT 기업이지만, 2위 아이치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유쿠는 그동안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보다는 한국과 일본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 콘텐츠 공급에 차질을 겪으며 시장 내에서 점점 입지를 잃어갔다.

이번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구경이>를 통해 유쿠는 2015년 JYP픽쳐스와 공동제작한 <드림나이트> 이후 다시 한번 한류 콘텐츠로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고유림’ 역으로 출연한 보나의 소속 그룹 우주소녀가 중국인 멤버 성소, 선의, 미기의 활동 중단 이후에도 중국 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를 보기 위한 이용자들이 몰릴 것으로 유쿠는 기대하고 있다.

긍정회로 돌리는 국내 투자시장, 일각에선 “한한령 해제 언급은 일러”

국내는 엔터·미디어주가 강세를 보이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부푼 모습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CJ ENM은 전 거래일 대비 6,400원(7.06%) 오른 97,000원에, 스튜디오드래곤은 5,500원(6.62%) 오른 8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엔터주들이 일제히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한령 해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중국이 시진핑 3기에 접어들며 주변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한국 콘텐츠를 정식 방영한 것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지금 한한령 해제를 언급하는 것은 이르다는 생각”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한한령 해제를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는 △단체 관광객 한국 여행 상품 판매 △한국행 전세기 및 크루즈 운항 △롯데 관련 시설 이용 가능 등이다. 한한령이 발효 중이던 6년 동안에도 한류 영화 및 드라마 팬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충분히 콘텐츠를 접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작인 티빙 오리지널 <몸값>,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1>은 정식 소개되지 않았음에도 중국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서 각각 6,772명, 28,201명의 평가를 기록하며 여전히 만연한 불법 공유를 가늠하게 했다.

이런 상황 속,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번 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화상으로 만난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한령에 대해 부정했던 것이 중국의 입장이지만, 실질적 제한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박 장관이 지난 8월부터 꾸준히 한국 문화 콘텐츠의 중국 수출 재개를 강조해온 만큼 성과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6년간 이어져 온 한한령의 빗장 속에서도 한류 콘텐츠를 향한 중국 네티즌들의 호기심은 쉴 틈이 없었다. 한국 콘텐츠의 중국 OTT 정식 공개가 여전히 기초 수준의 문화교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불법 공유 근절을 비롯한 과제 선행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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