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순이용자 천만 돌파” 시리즈온, 주요 OTT 자평은 시기상조
네이버 시리즈온 누적 순이용자 1,000만 돌파 “주요 OTT 서비스 검증 완료” 자평 국내 최저 수준 서비스 품질은 한계
OTT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 ‘시리즈온’이 주요 OTT 서비스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OTT 시장에서 절대적인 선택권을 쥐고 있는 소비자들의 생각 역시 같을까?
28일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이 운영 중인 OTT 서비스 시리즈온 누적 순사용자가 이달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서비스에서 개별 결제 이력이 있는 이용자들을 집계해 나온 수치다. 회사는 10월 출시한 멤버십 이용자도 최근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이 같은 성적을 통해 시리즈온이 영상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요 OTT 서비스라는 것이 검증됐다”고 자평했다.
빠른 신작 업데이트, 개별 구매는 강점
2018년 웹소설 플랫폼 네이버 시리즈에 영상콘텐츠를 추가하며 시작한 시리즈온은 2020년 독자적인 서비스로 본격 OTT 시장에 등장했다. 월정액 요금제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들과는 다르게 개별 콘텐츠별 결제로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이용자를 늘렸다.
시리즈온의 강점에는 최신 개봉 영화의 업데이트가 빠르다는 점이 꼽힌다. 이날 시리즈온에 공개된 영화 <압꾸정>은 지난달 30일 극장을 통해 개봉됐지만 불과 4주 만에 OTT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신작의 경우 20,000원에 가까운 비싼 가격에 판매되기도 하지만 극장을 찾기 어려운 영화 팬들 사이에는 가장 빨리 신작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 10월부터는 약 4천 편의 영화를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멤버십을 선보이며 본격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그럼에도 여전히 넷플릭스나 티빙, 웨이브 등 대형 OTT 플랫폼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서 국내 OTT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플랫폼은 유튜브로, 66.1%의 응답자가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넷플릭스(31.5%), 티빙(7.8%), 웨이브(6.1%) 등 순을 보였지만, 시리즈온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서비스 품질 개선은 최우선 과제
시리즈온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작의 빠른 업데이트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미 대작 영화들의 OTT 행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쿠팡플레이와 왓챠도 각각 ‘스토어’와 ‘왓챠개봉관’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단건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시리즈온의 신작 독점 역시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작 서비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면 시리즈온의 최우선 과제는 서비스 품질 개선이다. 현재 시리즈온은 4K UHD와 HDR을 비롯한 고화질 영상과 5.1채널 오디오를 지원하지 않는 등 업계 최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국 OTT 시장에서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애플TV+가 고품질 영상과 음향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하면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시리즈온의 현재 성적은 국내 이용자들의 너그러움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생 가능한 디바이스가 적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시리즈온은 웹페이지를 비롯해 안드로이드와 iOS 모바일 앱을 지원하고 있지만, TV 앱은 지원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TV와 애플TV 모두에서 시리즈온의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웹페이지를 통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번거로움이 따른다. 방통위의 조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해 OTT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최근 3년 사이 94.8%에서 89.1%로 줄어든 반면, TV를 이용하는 응답자는 8.5%에서 16.2%로 급증했다. OTT가 더 이상 단순히 이동 시간에 소비하는 ‘스낵 컬처’를 벗어나 정통 TV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서비스 제공에 안주해서는 플랫폼의 지속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시리즈온은 본격적으로 OTT 경쟁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리즈온 관계자는 “이번 1,000만 유료 결제 이용자 달성을 통해 시리즈온이 영상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요 OTT 서비스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고객 감사 이벤트로 모든 영화 결제 고객에게 할인 쿠폰을 증정하고 추첨을 통해 캐시 쿠폰을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종 이벤트와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강점인 글로벌 최대 OTT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들의 편의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티빙과 웨이브, 스포츠 중계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쿠팡플레이, 고품질 콘텐츠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는 애플TV+ 등. 시리즈온이 경쟁해야 할 상대들의 면면이다. 아무리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를 등에 업은 시리즈온이지만, 이렇다 할 특색 없이 저품질 서비스를 유지해서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 단순한 쿠폰 뿌리기로 단기간의 눈길 끌기에 만족하기보다는 근본적인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