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테이지로 ‘티빙’팬 커뮤니티 생긴다, OTT팬덤 비즈니스 본격화

CJ에서 투자하고 위버스 개발자들이 제작한 유료소통어플 넷플릭스, 디즈니의 자본·콘텐츠 파워와 정면 승부하기 어렵다는 판단 자체 컨텐츠 생산 실종… 마지막으로 올라온 글은 조회수 13

사진=티빙 팬 커뮤니티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전문 기업 비마이프렌즈(bemyfirends)가 비스포크 플랫폼 빌더 솔루션 비스테이지(b.stage)로 국내 대표 OTT 플랫폼 티빙(TVING)의 팬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콘텐츠 팬덤 비즈니스를 강화한다. K-POP 부터 e스포츠, 방송,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비스테이지가 OTT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국내 대표 OTT 티빙은 △아일랜드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 세포들 △환승연애 등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부터 TV 프로그램, 영화를 비롯해 해외 드라마 콘텐츠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이기영 비마이프렌즈 공동대표는 “이제 콘텐츠에도 팬덤이 형성되는 시대다. 다양한 IP 콘텐츠가 비스테이지를 활용해 팬덤과 직접 소통하고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스테이지로 팬덤을 강화하는 OTT 플랫폼의 첫 사례인 만큼 비마이프렌즈가 보유한 노하우와 기술로 다양한 콘텐츠 팬덤에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비마이프렌즈의 비스테이지

비마이프렌즈가 구축한 티빙 비스테이지(tving.bstage.in)는 드라마 예고편, 하이라이트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비스테이지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콘텐츠 팬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또 팬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해 팬덤에게 콘텐츠 오너십을 제공하고 있다.

비마이프렌즈는 창작자에게 종합 팬덤 비즈니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설립 1년 만에 CJ로부터 224억원의 투자를 받아 총 33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IT 솔루션을 활용해 창작자들이 직면한 수익성 문제 해결이 회사의 미션이다. 비마이프렌즈는 라이브 방송, 커뮤니티, 커머스 등을 통합한 올인원 솔루션으로 다른 팬덤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비스테이지라는 플랫폼을 더 많은 창작자들에게 전파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또한 창작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팬들과의 교류를 늘릴 수 있도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위 ‘덕후’들 사이에서는 ‘CJ에서 투자하고 위버스 개발자들이 제작했다는 유료소통어플’로 이미 유명하다. 

왓챠, 웨이브… 티빙의 커뮤니티 선배들은 지금 어디?

기존에 왓챠나 웨이브에서도 비슷하게 OTT 커뮤니티를 기획한 적이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자본력과 콘텐츠 파워를 이기는 것은 어려우니,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자체적인 ‘콘텐츠’ 를 부가적으로 창출하는 ‘콘텐츠’ 사업자가 되는 데 주력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취지였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한 돌파구로서  ‘매일 올라오는 수십 개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콘텐츠에 대한 채팅과 댓글을 즐기는 활동적인 사용자들의 커뮤니티를 꿈꿨다. 하지만 다들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왓챠에서 자체적으로 이용 가능한 기능도 아니었고 확장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야 했다.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왓챠 이용권이 있는 사람하고만 함께 볼 수 있었다. 호스트가 초대를 하면 호스트의 화면만 볼 수 있었고 오른쪽에 작게 채팅창이 떠오르는 구조였다. 스포츠 경기처럼 응원하거나, 인터넷 방송처럼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하물며 진지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와중에 계속 갱신되는 채팅창은 정신을 사납게 할 뿐이지 않을까? 

웨이브의 경우는 더 황당하다. 소위 ‘짤’을 생산해야 ‘밈’이 되어 커뮤니티 유저들 사이에서 회자될 수 있는데 자체 커뮤니티에서조차 캡쳐한 짤을 불법으로 취급했다. 짤이 돌 수가 없으니 유저들은 대화의 소재가 없었다. 커뮤니티를 조금이라도 뛰어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앞날을 비관적으로 전망했을 것이다.

선배들과 같은 길 걷는 티빙

사진=티빙 팬 커뮤니티

티빙은 선배들에게서 뭔가를 배웠을까. 일단 비스테이지를 시작해 보면 쿠키 허용 팝업이 뜬다. 별도로 모바일 어플을 구현하지 않고 웹앱 식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 번 허가를 누르면 다시 뜨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른 크리에이터의 페이지에 방문할 때 마다 다시 쿠키를 허가해야 한다. 자유게시판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글은 1월 25일, 조회수는 13이다. 댓글은 0개가 달렸다. 

블라인드와 익명게시판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의 본질은 원초적인 자극이다. 익명의 커뮤니티 전문가는 “자극적인 것들은 다른 곳에서 실시간으로 가져오면서 계속해서 게시판을 활성화시키되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며 “마치 실체없는 국가를 인격으로 대하는 것처럼, 집단의 성격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오유는 선비같고 도탁스는 단순하고 여시는 예민하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무엇보다 자체 생산하는 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티빙의 비스테이지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이러한 자체 컨텐츠 생산 구조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유저들은 왜 티빙의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해야 할까? 티빙이 선배들과 같은 길을 걸어가리라고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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