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학폭 ‘출연진 논란’에 발목 잡힌 K-콘텐츠 [이슈]

글로벌 인기 ‘K-콘텐츠’, 출연자 리스크로 몸살 ‘마약 투약’ 유아인→’상해 전과’ 황영웅 넷플릭스 ‘피지컬: 100’ 출연진 및 승부조작 논란까지

배우, 가수부터 일반인까지 OTT-TV 출연자 논란이 ‘K-콘텐츠’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마약 투약, 학교 폭력, 폭행 등 사안도 가볍지 않다. 공개 예정작은 창고행 위기를 맞이하고, 글로벌 성과를 낸 콘텐츠 자랑도 못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누굴 탓하랴.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악마의 재능’이라는 실없는 포장과 ‘어차피 지나갈 일’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들을 캐스팅한 제작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진=넷플릭스

최근 방송-연예 뉴스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출연자 소식으로 가득하다.

먼저 배우 유아인은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입건됐다. 조사 결과 1년간 총 73번에 거쳐 4400㎖의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투약 빈도가 닷새에 한번꼴이다. 2021년까지 합치면 투약 횟수가 100차례 이상이다. 지난 10일 소변 검사 결과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고, 제3의 마약 성분까지 총 세 종류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혀졌다.

유아인이 마약사범이 되면서 오는 5월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 영화사 월광)와 올 하반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연출 김진민, 각본 정성주) 공개 일정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넷플릭스 측은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도 재기에 성공한 배우 선례가 있는 만큼 리스크를 떠안고 공개를 감행하려 했지만, 유아인이 대마 양성 반응까지 나오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6월 촬영 예정이던 연상호 감독의 <지옥2>은 캐스팅 변동이 불가피하고, 강형철 감독 3년 만의 복귀작인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 제작 안나푸르나필름)도 올해 개봉이 불투명해졌다. 유아인을 기용한 제작사, 플랫폼은 비상이 걸렸다. 막대한 손실도 예측되는 상황. 마약 사범으로 추락한 그의 복귀 여부와 다시 스크린 앞에 세울 첫 주자는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인기 1위를 달성한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은 마지막 에피소드 공개와 함께 각종 논란과 루머에 휩싸였다. 첫 팀 전에서 꼼꼼하게 다리를 만들어 주목받았던 스턴트배우 김다영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최종화 공개 후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14년 전 소위 노는 학생인 건 인정하지만, 폭력을 쓰거나 용돈 갈취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의 한 남성 출연자는 여자친구 특수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각종 방송과 커뮤니티에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여성의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며 충격을 안겼다. 과거에도 전 연인의 이별 통보에 자해 및 협박으로 송치된 전력이 있는 만큼 일반인 출연자 검증에 소홀했던 제작진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한 100인의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은 나이 성별 국적 체급에 구애받지 않는 경쟁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매료했다. 기록된 누적 시청시간만 1억 4,084만 시간. 지상파와 넷플릭스가 손잡고 만든 첫 글로벌 성공사례인 만큼 제작진은 자축의 의미를 담아 종영 기자간담회를 계획했으나,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출연자 논란 및 결승전 승부 조작 의혹으로 결국 행사를 취소하고 입을 닫았다.

사진=MBN

TV 프로그램 사정도 다르지 않다. MBN <불타는 트롯맨> 출연자 황영웅은 과거 학폭 사실 및 상해 전과를 인정하면서도 “과거의 잘못이 무겁지만,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가졌다. 간절히 노래하고 싶었고 과거를 반성하며 좋은 사회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하고 싶었다”면서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황영웅은 진심어린 반성, 사과보다 어머니까지 언급하며 동정에 호소해야 할 만큼 8억원의 상금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터다. 그의 행동은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다. 제멋대로 과거를 밀어내고 용서를 빌어 면죄부를 얻는 행위다. 하지만 중심을 지켰어야 할 MBN 측의 대처는 선을 넘었다.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면서 가해자인 황영웅의 억울함을 부각시키더니 편집 없이 결승전에 등장 시킨다는 입장이다. 황영웅 밀어주기, 결승전 내정설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민원까지 접수됐지만 대중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불타는 트롯맨>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여러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더 많은 시청자를 갈구하면서 이토록 반발심을 자극한다면 ‘트롯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옛 명성에 젖어있는 서혜진PD와 과거의 잘못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번 기회에 배워야 할 황영웅의 끝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K-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 중이다. OTT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드라마, 예능, 영화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기만으로 턱 없이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출연자 논란’이 국내에서만 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좋은 콘텐츠의 확산만큼 한국 이슈 또한 SNS 등을 타고 빠르게 퍼진다. 즉, 국내 리스트는 곧 해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말이다.

콘텐츠시장에서는 일찍부터 ‘한국이 가성비 좋은 콘텐츠 공장이 될까’ 우려했다. 기우로 그쳐야 했지만 공장화는 현재 진행 중이다. 돈이 모이는 만큼 웬만한 기업들은 콘텐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사이에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콘텐츠를 제작하여 한방을 터뜨려보려는 심산이다. 그러나 한 달에 20편 이상의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이 쏟아져나오면서 콘텐츠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시청자 눈에 스치지도 못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출연자 리스크’까지 터졌다. 가장 중요한 건 K-콘텐츠 신용도의 하락이다. 유아인의 경우 넷플릭스 작품 3편에 민폐를 끼쳤다. 성과를 뽐내지도 못하고 침묵한 <피지컬: 100> 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국내 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글로벌 OTT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아무리 ‘출연자 이슈’에 관대한 플랫폼이라도 빈번한 잡음과 이에 따른 피해를 언제까지 눈 감아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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