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 “사건보다 사람 봐주셨으면” [인터뷰]
웨이브 ‘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 인터뷰 공개 직후 ‘남다른 현장감’으로 호평 일색 “적나라한 표현? ‘범죄’보다 ‘수사와 검거’에 포커스”
다큐멘터리가 달라졌다. 무거운 주제와 딱딱한 이야기로 정의되던 다큐멘터리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라는 표현의 자유를 등에 업고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며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 역시 시청자들의 ‘알 권리’ 수호에 앞장서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국가수사본부>는 경찰의 모든 수사를 담당하는 기구인 대한민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24시간을 치열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각종 범죄의 수사 과정을 100% 리얼로 담아내며 기대를 모았다.
지난 3일 첫 공개된 3개의 에피소드는 “본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임을 밝힙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두 건의 잔혹 범죄를 집중 조명했다. 시청자들 반응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가 주를 이룬다. 이는 애초에 재미나 감동, 힐링을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 아닌 만큼 다큐멘터리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배정훈 PD는 “15년간 PD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을 제작했는데, 단언컨대 <국가수사본부>가 가장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방송 시간과 표현의 수위 등 각종 제약에서 벗어나 진짜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 데 각별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장 일선을 뛰는 형사들이 다루는 사건이 무수히 많은 만큼 그중에 어떤 사건을 조명할지를 선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촬영 시점에 이미 종료된 사건을 되짚는 것이 아닌, 제작진과 형사들이 수개월간 동고동락하며 기록하는 형식인 탓에 사건의 감춰진 진실이나 해결 성패를 장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 배 PD는 “지방의 경우 경찰서 가까운 곳에 월세방을 얻어서 생활하며 촬영했다. 하룻밤에도 정말 많은 사건이 발생한다. 특정 유형의 사건에 무게를 두지 않고 모든 사건을 전부 기록하다 보니 그중에 중요 사건들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범죄와 이 사건들을 해결하는 강력계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공개와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킨 만큼 앞으로 공개될 에피소드가 다룰 사건들은 무엇일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기심 역시 극에 달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에 배 PD는 “모든 에피소드가 극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그것이 알고싶다>처럼 취재 프로그램을 오랜 시간 만들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현장이 많았다. 이미 종결된 사건이 아닌 ‘해결해야 하는 사건’들을 경찰서 한 켠에서 기다리는 순간들은 굉장히 조마조마했다”며 각종 범죄에는 경중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아마 이것이 국가수사본부에 소속된 경찰관분들의 삶이 아닐까 싶다”며 ‘사건’은 물론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작품은 ‘양보다 질’로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수정한 웨이브의 최대 프로젝트로 꼽힌다. 당연히 프로그램에 투입된 시간과 인력도 상당했다. 배 PD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 강릉, 원주, 순천, 여수 등 7개 팀이 동시에 제작에 나섰다. 모두 낯선 환경에서 수개월에 걸쳐 끝이 보이지 않는 사건을 함께 지켜봐야 하는 일이다 보니 동료가 지쳐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대형 프로젝트를 이끈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 역할은 지방을 돌며 제작진의 민원을 해결하기도 하고, 당연히 촬영에도 참여했다. 촬영을 거부하는 경찰서를 찾아가 설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달에 20일은 지방으로 출장을 다녔던 것 같다. 무엇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결코 쉽지 않았던 제작 과정을 떠올렸다.
작품 공개 후 “충격과 공포”만큼이나 많은 평가는 “현장감이 남다르다”는 호평이다. 이는 사건의 밀착 취재는 물론 담당 경찰들의 인터뷰로 사건의 생생함을 극대화했기 때문. 배 PD는 “이번 작품을 제작하며 ‘우리나라가 정말 안전한 나라구나, 우리 경찰관들은 정말 수사를 잘하는구나’ 절실히 느꼈다. 사실 <그것이 알고싶다> 당시에는 잘못 수사한 사례를 파헤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이번 작업은 정반대의 앵글에서 경찰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칭찬받고 응원해야 마땅한 일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며 작품으로 강력계 형사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의 바람대로 경찰들의 노고와 진심이 생생히 전달된 덕분에 대중의 반응은 제작진은 물론 현장의 경찰들을 향한 박수로 이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의 상세한 사건 전달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모방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 PD는 “약한 블러 처리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는데, 이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것이다. 실명 사용도 유족의 요청 또는 허락을 모두 거쳤으며, 이는 지상파 방송인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같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우리 작품을 통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범죄’가 아닌 ‘수사’와 ‘검거’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형사들의 고민과 노력에 조금 더 포커스를 두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배 PD는 “실제 사건들을 다룬 콘텐츠인 만큼 실제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기도 했다. 보시는 분들도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주시길 바라며, 이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선에서 애쓰는 경찰관분들의 노고를 이해하고 뜨거운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며 마지막 바람을 전했다.
웨이브와 배정훈 PD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웨이브 실시간 인기 콘텐츠로 직행하며 3위를 기록, 주말 내내 차트를 지켰다. 더불어 시사교양 부문 신규 유료가입견인 콘텐츠 및 시청시간 1위를 거머쥐며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공개 6일 차인 오늘(8일)에는 [데일리 OTT 랭킹] 웨이브 8위를 지키며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뜨거운 호평으로 시작한 <국가수사본부>가 앞으로 이어질 에피소드에서 어떤 사건을 파헤칠지, 그리고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웨이브 오리지널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일 첫 공개 후 매주 금요일 2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