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IN&OUT] 감성 로맨스 ‘사랑이라 말해요’

봄에 찾아온 감성 로맨스 ‘사랑이라 말해요’ 상처 받은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 보는 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겨울의 추운 날씨가 누그러지고 따뜻한 기운이 만연하다. 답답한 마스크 없이 한껏 봄 내음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붐비는 사람들에 지쳤다면 방 안에서 편안하게 봄날의 감성을 채워보자. OTT 플레이리스트 중 꽃 피는 봄의 설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사진=디즈니+

◆ IN <사랑이라 말해요 Call It Love> | 디즈니+

설레는 봄을 맞아 짙은 감성의 로맨스 드라마가 찾아왔다. 지난 2월 20일부터 디즈니+에서 공개되고 있는 <사랑이라 말해요>(연출 이광영·김지연, 극본 김가은)가 그 주인공. 김영광-이성경-성준-하니-김예원이 출연한 드라마는 복수극으로 얽힌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시작은 복수하겠다는 마음이었다. 한순간 아버지의 내연녀 마희자(남기애 분)에게 행복했던 일상도, 집도 빼앗겨버린 우주(이성경 분)은 내연녀의 아들 한동진(김영광 분)에게 복수하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동진을 알아갈수록 누구보다 ‘짠한’ 그의 모습에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이고, 서로가 안타까운 두 사람은 미묘한 인연을 쌓아간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고독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모습을 표현한다. 극 중 우주는 누구보다 호기롭게 복수에 뛰어들어 아버지의 내연녀 앞에선 매운 소리를 내뱉지만 뒤에선 먹은 걸 다 게워 내는 여린 마음을 가졌다. 용감하지만 소심하고, 솔직하지만 따뜻한 우주는 주위에 꼭 있을 법한 인물의 모습이다. 반대로 동진은 어머니에게 받은 상처로 일생 외로움과 싸우고 있는 인물이다. 무채색 그 자체로 누구보다 우울한 인생을 살고 있다.

“모든 삶의 이면에는 아픔이 있고, 외로움이 있다. 우리의 삶 또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이광영 감독의 말처럼 작품은 서로 다른 상처를 지닌 평범한 두 남녀가 겪는 다양한 감정과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모습을 덤덤하고 따뜻하게 그려냈다.

사진=디즈니+

무엇보다 김영광과 이성경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빛났다. 김영광은 허망하면서도 깊은 상처를 가진 동진의 모습을 먹먹하게 담아냈고, 이성경은 촘촘하게 나타나는 인물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애틋하면서도 설레는 두 주연 배우의 케미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현실 연기를 선보인 성준, 하늬, 김예원은 극의 활력을 더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배우진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함께 이광영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였다. 이 감독은 현실을 녹여낸 스토리와 함께 다양한 촬영 기법으로 작품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바삐 움직이는 군중 속에서 느릿느릿 흘러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상처받고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오버헤드숏 기법을 통해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을 나타냈다.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도 음악의 힘을 빌리지 않고 무음을 택해 캐릭터들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주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색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해 질 무렵의 쓸쓸함과 동틀 무렵의 희망을 담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했다”고 작품만의 차별점에 대해 전했다.

호흡이 느린 작품은 지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랑이라 말해요>는 천천히 깊게 빠져들게 한다. ‘복수’도 통쾌함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화려한 에피소드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실제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현실감을 불러일으키며 보는 이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아프지만 달달한 청춘들의 이야기는 봄의 설렘을 선사하는 동시에 깊은 위로와 감동을 준다. 완결까지 느린 걸음으로 극의 호흡을 쫓아보자. 어느덧 인물들에게 스며들어 따뜻하게 위로 받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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