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강윤성 감독 “넷플릭스 거절에 디즈니行”

‘카지노’ 강윤성 감독, 콘텐츠 인사이트 강연 ‘쪼개기 공개’ 성공작 “‘더 글로리’ 보다 화제성多” “중박 영화 사라져..” 영화계 위기에 우려

사진=콘진원

강윤성 감독이 <카지노> 공개 플랫폼으로 해외 OTT를 선호한 까닭은?

강윤성 감독은 3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이하 콘진원)이 개최한 ‘콘텐츠 인사이트: K-콘텐츠 거장과의 만남’에서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확장된 한국 콘텐츠시장과 위기를 맞이한 영화 산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강윤성 감독은 영화‧드라마 부문 ‘OTT 시대 K-콘텐츠 글로벌 진출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최근 해외 OTT 디즈니+(Disney Plus)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를 제작한 강 감독은 “원래 디즈니+가 아닌 넷플릭스(Netflix)의 문을 먼저 두드렸다”면서 작업 뒷이야기를 전했다.

“3년 전,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에 카지노 관계자, 경찰 등을 만나 필리핀 사건을 취재하고 각본을 쓰기 시작했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 16부작으로 기획했고, 수위 때문에 공중파 방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창작자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해외 OTT를 목표로 작업했다. 당시 국내 진출한 해외 OTT는 넷플릭스뿐이라 대배우 최민식 섭외 후 문을 두드렸는데 ’16회를 동시에 찍은 적 없다’면서 시즌1(6회) 제작 후 시즌2 가능성을 가늠한다고 하더라. 여러 조율 끝에 결국 거절 통보를 받았다.”

2020년 겨울 한국에 진출한 디즈니+가 <카지노>에 관심을 보였고, 강 감독은 “‘디즈니가 왜 이런 이야기에 관심 있나?’ 싶었다”면서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첫 OTT 작업은 만만하지 않았다. 전 세계 공개를 위한 퀄리티 체크와 번역 작업으로 작품 공개 93일 이전에 납품을 마쳐야 했고, 3번의 수정 이후에는 디즈니+가 아닌 제작사가 수정비를 감당해야 했다. 30대 차무식(최민식 분)을 구현한 안티에이징 컷 중 누락된 부분이 뒤늦게 발견됐지만, 각국에 뿌려진 영상을 수거하고 수정하는 비용이 1회당 6,000만원에 달해 결국 3개 에피소드 분은 교체를 포기했다.

사진=디즈니+, 넷플릭스, 구글 트렌드

<카지노>는 디즈니+의 ‘쪼개기 공개’ 성공작으로 손꼽힌다. 강 감독은 “사실 장르물 특성상 한 번에 쭉 몰아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미국 본사 방침으로 시즌제로 쪼개고 매주 1회씩 순차적 공개까지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플랫폼 유료 구독자 확보와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글 트렌드로 비슷한 시기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비교해보니 해당 작품은 오픈 시기 트렌드가 굉장히 상승했다. 반면 <카지노>는 전반적으로 그래프가 완만하게 유지됐다. 면적만 놓고 보면 우리가 더 많은 화제성을 가져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에서 관심도 변화 분석 결과 ‘디즈니 카지노’가 평균 7,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평균 6로 나타났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연출한 강 감독은 <카지노> 이후 영화판으로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OTT가 콘텐츠산업의 주류가 되면서 영화 투자는 줄고 제작 인력이 OTT로 빠져나가면서 제작할 방법이 거의 없어졌다. 설상가상 영화 티켓값 상승으로 대작 외 작품들은 개봉도 어려워졌다. 힘들게 영화관에 걸어도 관객들은 OTT로 넘어오길 기다리며 굳이 극장을 찾지 않는다. 그는 “‘중박’ 치는 영화가 없어지면 영화계 존속이 어렵다”며 위태로운 영화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OTT를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증명했다. 한국 내부에서만 소비되던 콘텐츠시장이 확장되면서 미국, 중국 자본 등 세계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우리도 세계 공동 개봉할 수 있는 영화, 시리즈물이 나와야 한다. 지금 위기의 시간이지만, 양질의 자본 유입과 창작자의 의지만 있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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