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영화 랭킹] 4/17 넷플·티빙·웨이브 – ‘길복순’ 변성현의 스타일
17일 OTT 영화 랭킹 넷플 ‘길복순’ 논란 속 글로벌 흥행ing ‘스위치’-‘스나이퍼’ 공감 선사하며 1위
<길복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넷플릭스(Netflix) 영화 차트 1위에는 <길복순 Kill Boksoon>이 올랐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전설의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목숨을 건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도연과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이 출연한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로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이며 대중성을 입증한 변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길복순>은 지난 3월 31일 공개 이후 영화 부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기도 이어지고 있다. 작품은 공개 2주차 2,571만 시청시간을 달성,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대만, 태국 등 80개국에서 TOP10을 차지했다. 해외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도 전문가 평점 81%, 시청자 83%로 좋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높은 평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따르면 영화의 관객 평점은 각각 6.92, 3.5점이다. 이는 공개 이후 변 감독의 ‘일베 논란’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정치적 반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이기도 하지만, 뚜렷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변 감독의 연출 방식에 엇갈린 평가가 반영된 결과다. 변 감독은 전작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에서도 스타일리시한 연출을 선보였지만 <길복순>에서는 전작들보다 자신의 감성을 작품 속에 뚜렷이 녹였다.
작품 속에 담긴 다양한 영화적 레퍼런스와 미장센과 연출 스타일은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엇갈린다. 이에 대해 김도훈 영화평론가는 “한국적인 리얼리티와 연출 방식에 속박되지 않는 할리우드 식 연출의 특징이다. 변 감독뿐만 아니라 비슷한 연배인 <승리호>의 조성희 감독도 그렇다. 두 감독 모두 한국적 캐릭터와 설정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지만 무국적성을 띈 할리우드 풍의 영화를 만든다. 이게 일부 한국 관객들에게는 한국적 정서를 벗어나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만의 스타일’이 모든 관객들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한국 액션 영화에서 보기 힘든 신선한 느낌이라는 평도 나온다. 김봉석 영화 평론가는 “속된말로 폼이 살아있다. 이야기도 영상도 그럴듯하다. 앞뒤가 안 맞고 거칠어도 멋있게 보이는 것, 그럴듯하게 보이면서 쾌감을 주는 것, 대중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티빙(TVING) 1위는 <스위치 SWITCH>다.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캐스팅 0순위 톱배우 박강(권상우 분)이 크리스마스이브, 술에 취해 집에 돌아가던 중 생계형 배우이자 자신의 매니저로 지내던 조윤(오정세 분)과 몸이 바뀌는 경험을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주연을 맡은 권상우는 돈은 많지만 개념 없는 톱스타와 돈은 없지만 따뜻한 삶을 살아가는 매니저까지, 극과 극의 캐릭터를 통해 ‘권상우표 코믹’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작품은 몸이 바뀐다는 익숙한 설정에 쉽게 예측되는 뻔한 스토리지만 “큰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라는 권상우의 말처럼 따뜻한 공감과 유쾌한 웃음을 선사, 티빙을 비롯한 OTT 플랫폼에서 SVOD 서비스를 시작한 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4일 극장 개봉 후에는 42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상반된 두 삶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을 전하며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편안하게 시청이 가능한 OTT 플랫폼에서 사랑받고 있는 모양새다.
웨이브(Wavve)에서는 오랜만에 왕좌 변동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영화 <스나이퍼-화이트 레이븐 SNIPER. THE WHITE RAVEN>이 그간 꾸준하게 왕좌를 지키던 <젠틀맨>을 이기고 1위로 올라선 것. 시골에서 편안한 생활을 즐기던 물리학 교사 미콜라가 러시아 무장 단체에 의해 아내를 잃은 후 우크라이나의 저격수가 되어 전쟁에 참전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발한 돈바스 전쟁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돈바스 전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더 이상 돈바스 전쟁으로 불리지 않는다.
작품은 스크린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나지는 못했지만 실상을 반영한 스토리로 OTT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행복을 순식간에 무너트린 전쟁. 비극을 겪은 후 평화주의자에서 군대의 저격수가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재 진행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잔혹함을 직접 확인하는 것처럼 리얼하다. 또한 제자와 전쟁에서 적으로 조우하는 모습, 전쟁의 참담함 속에 나타나는 전우애는 관객들에게 전쟁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