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엄마를 위한 이야기 ‘나쁜엄마’ (티빙·넷플) [현장]

나쁜 엄마는 없다.

26일 오전 JTBC 새 수목드라마 <나쁜엄마> 온라인 제작 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라미란, 이도현, 안은진 및 심나연 감독이 참석했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7살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극이다. 영화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의 배세영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심나연 감독은 “평소에 배세영 작가님의 영화를 좋아했고 대본을 재밌게 봤다. 드라마를 하면 잘하실 것 같았다”며 “전작과 다른 장르를 하고 싶었는데 배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성실하고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릴러 같은 장르를 하면 감정 소모가 많다. 이 작품을 하면서 부족한 감성을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작품의 제목에 대해서 심 감독은 “진짜 나쁘다는 표현은 절대 아니다. 시청자분들도 아실 거다. 저는 아직 엄마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자기 아이나 자식을 위해서 독해질 수밖에 없고 나쁘게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보니 결국 아이를 위한 것인데도 내가 맞나 안 맞나 엄마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배 작가님도 자신이 나쁜 엄마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작품이 끝나면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연출은 배우들한테 선택받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이 대본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분인지 생각하고 드리려고 했다”고 말하며 “엄마 역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평면적이지 않고, 슬픈 사연이 있지만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라미란 선배님이 금방 답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도현은 대본을 주면서도 할지 말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을 거 같아 걱정됐는데 용기를 내 도전해 줘서 고마웠다. 또 밝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안은진이 워낙 캐릭터랑 잘 맞아서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 줬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특히 방삼식 역을 맡은 유인수를 언급하며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좋은 사람이다. 이 배우가 오면 현장에서 너무 좋아한다. 이유 없이 사석에 같이 머물러 줬으면 좋겠고 항상 부르면 와야 할 거 같은 사람인데 삼식이 캐릭터가 그런 캐릭터”라며 “입봉작을 함께 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성숙해진 모습과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느껴지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나쁜 엄마이자 행복한 돼지농장 사장 역할을 맡은 라미란은 “대본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게 아니라 선택해야만 했다”고 강조하며 “대본을 읽으면서 빨리 집중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게 처음인 것 같다. 초반에는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뒤로 갈수록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캐릭터들도 사랑스럽고 이야기 진행 속도도 빨라서 너무 매력 있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영순은 나쁜 엄마라기보다는 강호 입장에서 봤을 때도 안쓰러운 엄마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연민이 더 많이 묻어나는 엄마다”라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개했다. 또한 “엄마라는 이름은 자식들에게서 불리는 거기 때문에 자식이 나쁜 엄마라고 하면 나쁜 엄마다. 어머니들이 스스로 나쁘고 부족한 엄마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안 그러셨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다 다르다. 또 다 나쁘고, 처음이다. 그런 엄마들을 사랑한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전작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칼춤 추는 망나니 주여정 역할을 맡았던 이도현은 영순의 아들이자 서울중앙지검 검사 최강호 역할로 분한다. 그는 “전작과는 아예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강호는 굉장히 다채로운 면이 있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많이 한 점은 비슷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가 하고 싶어야 한다.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제가 하고 싶고 그 안에서 도전해 보자는 마음이 드는 작품을 선택하는데 역할만을 놓고 봤을 때는 걱정이 됐지만, 엄마 역할을 라미란 선배님이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냉혈 검사와 어린아이를 오가며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게 된 부담감도 토로했다. “솔직히 굉장히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감독님과 라미란 선배님께서 많이 이끌어 주셨고, 특히 아이의 모습을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과하게 느끼시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면서 연기했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었고 저 스스로 웃음도 많아지고 밝아졌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도현은 라미란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최고의 파트너다. 제가 극에 몰입하고 싶어서 엄마라고 불렀다. 라미란 선배님이 제 눈물 버튼이라 컨트롤이 안됐고, 감정을 참아내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고충을 말하며 “선배님은 경력과 내공이 있으셔서 컨트롤을 잘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강호와 한날한시에 태어나 오직 강호만을 바라봐 온 이미주 역을 맡은 안은진은 사투리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그는 “혼자 집에서 대본을 볼 때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녹음하고 들려주기도 했다. 그런데 대본 리딩을 갔을 때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되겠다 싶어 안심이 됐다. 촬영 현장이 나를 미주로 만들어줬다”고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세 배우는 조우리 마을 사람들의 매력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이도현은 “마을 분들이랑 같이 연기할 일이 많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단맛을 같이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만큼 부러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캐릭터들과 이야기에 궁금증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다.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코끝 찡한 감동을 선사할 <나쁜엄마>는 오늘(26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되며 OTT 플랫폼 티빙(TVING)과 넷플릭스(Netflix)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