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박은빈 ‘백상 대상’, 넷플릭스 ‘더 글로리’ 3관왕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성대한 마무리 ‘우영우’ 박은빈 만장일치 대상 ‘더 글로리’-‘수리남’ OTT 대세 입증
대한민국 대중예술의 현주소, ‘백상예술대상’이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백상예술대상은 1965년 시작돼 국내 최고 권위를 가진 대중문화예술 시상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역사와 전통을 지닌 가장 오래된 시상식으로서 국내 우수한 작품들과 대중문화예술인들을 조명해 온 행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 누구보다 발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며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계의 선두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개최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은 K-콘텐츠 제공과 소비의 변화에 따라 TV와 OTT를 넘어 동영상 플랫폼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특히 TV부문 시상에서는 TV 콘텐츠뿐만 아니라 <더 글로리>, <수리남> 등 OTT 콘텐츠가 조명받으며 OTT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TV부문 대상의 영예는 배우 박은빈에게 돌아갔다. 후보가 선정됐던 때부터 2차 심사, 시상식 현장에서 치뤄진 3차 심사까지 만장일치였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 역을 연기한 박은빈은 어눌한 말투와 행동 등을 통해 우영우의 모습을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은빈은 우영우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 결과 ENA 역사상 최고 시청률인 17.5%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을 ‘우영우 열풍’으로 이끌었다.
작품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OTT 플랫폼을 통한 스트리밍 제공.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공개됐던 <우영우>는 넷플릭스 전 세계 통합 1위를 차지, 뜨거운 호평과 함께 전 세계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며 성공을 이끌었다. 작품의 성적에 대한 공은 우영우 그 자체로 분해 열연을 펼쳤던 박은빈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작품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다. 박은빈이 아니었더라면 사람들이 이렇게 환호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 시대의 한 코드를 짚어준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박은빈은 예상치 못한 소식에 눈물을 터뜨렸다. 감사 인사로 수상 소감을 시작한 그는 “<우영우>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들 덕에 제가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우영우를 이해해 보려는 많은 분들의 시선이 조금이나마 자폐 스펙트럼을 알리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우영우의 대사 중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있고 아름답다”는 문장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삶을 수긍하고 받아들이면서 누구보다 힘차게 한 발짝 내딛던 영우의 발걸음을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TV부문 작품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가 차지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철저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학교 폭력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이끌어내면서 단순히 즐길 거리를 넘어 하나의 사회적 인식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는 작품상을 넘어 여자 최우수 연기상, 여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송혜교는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처절한 복수극의 주인공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신드롬을 이끈 그는 극중 명대사인 “나 상 받았어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고 말하며 시상식 현장을 즐겁게 만들었다.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묵묵히 그 자리에서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김은숙 작가님과 두 작품을 같이했는데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다. 작가님이 저에게 ‘영광’이 아닐까 싶다. 문동은을 연기하는 동안 너무 힘들고 아팠지만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진아’의 주인공 임지연은 악랄한 연기로 ‘임지연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여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너무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글로리였던 김은숙 작가님, 안길호 감독님 너무 감사드리고 부족한 저를 언제나 따뜻하게 안아 주신 송혜교 선배님, 염혜란 선배님, 정성일 오빠 너무 감사하다”고 하며 “나의 사랑하는 가해자 친구들과 도현이까지 너무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저에게 도전이었고, 실패할까 봐 두려웠다. 내 자신에게 ‘연진이로 사느라 고생했고 너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하며 극중 문동은의 대사를 빌려 “멋지다 연진아”라는 말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날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이성민에게 돌아갔다. 이성민은 이번 수상을 통해 드라마 <미생>과 영화 <공작>에 이어 세 번째 최우수 연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신인 연기상은 tvN <슈룹>의 문상민과 tvN <일타 스캔들>의 노윤서가 수상했다. 최근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활약하고 있는 두 배우는 가장 주목받는 신예 스타들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에 출연해 중국 조직 출신 전도사 변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조우진이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윤종빈 감독님과 같이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분들께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변기태라는 역할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수리남>은 도전 같은 작품이었다. 더 새로운 도전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교양 부문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OTT 작품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과 웨이브 <국가수사본부>는 수상에 실패했다. 두 작품 모두 지상파 제작진이 만들었지만 OTT로 진출한 프로그램으로 시사 교양계의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던 다큐멘터리다. 심사위원들은 두 편의 작품에 대해 “교양 부문에서까지 다채로운 채널의 작품이 후보에 오른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이번 후보작들이 ‘시대의 변화’를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 부문 대상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차지했다.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던 작품으로 대상뿐만 아니라 감독상(박찬욱), 여자 최우수 연기상(탕웨이)까지 받으며 3관왕을 기록했다.
류준열 주연의 <올빼미> 역시 작품상과 남자 최우수 연기상(류준열), 신인 감독상(안태진) 등 3개의 상을 받았고, <다음 소희>는 각본상(정주리)와 여자 신인 연기상(김시은)을 수상했다. 남자 신인 연기상은 <크리스마스 캐롤>의 박진영에게 돌아갔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영화 부문
▲대상=헤어질 결심
▲작품상=올빼미
▲감독상=박찬욱(헤어질 결심)
▲신인 감독상=안태진(올빼미)
▲남자 최우수연기상=류준열(올빼미)
▲여자 최우수연기상=탕웨이(헤어질 결심)
▲남자 조연상=변요한(한산: 용의 출현)
▲여자 조연상=박세완(육사오)
▲남자 신인연기상=박진영(크리스마스 캐럴)
▲여자 신인연기상=김시은(다음 소희)
▲각본상(시나리오상)=정주리(다음 소희)
▲예술상=이모개(헌트)
▲틱톡 인기상=박진영, 아이유
▲구찌 임팩트 어워드=다음 소희
TV 부문
▲대상=박은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작품상=더 글로리
▲예능 작품상=피식대학-피식쇼
▲교양 작품상=어른 김장하
▲연출상=유인식(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남자 최우수연기상=이성민(재벌집 막내아들)
▲여자 최우수연기상=송혜교(더 글로리)
▲남자 조연상=조우진(수리남)
▲여자 조연상=임지연(더 글로리)
▲남자 신인연기상=문상민(슈룹)
▲여자 신인연기상=노윤서(일타 스캔들)
▲극본상=박해영(나의 해방일지)
▲예술상=류성희(작은 아씨들)
▲남자 예능상=김종국
▲여자 예능상=이은지
연극 부문
▲백상 연극상=당선자 없음
▲연기상=하지성(틴에이지 딕)
▲젊은 연극상=지금아카이브(조금 쓸쓸한 독백과 언제나 다정한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