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NOW] ‘가오갤3’의 단독 레이스, 韓 영화 위기로 ‘범죄도시3’에 쏠리는 기대
1위 독주 ‘가오갤3’, 가뿐히 200만 돌파 ‘슈퍼 마리오’에 밀린 ‘드림’ 韓 영화 위기론, ‘범죄도시3’가 짊어진 짐
팀 ‘가디언즈’의 완벽한 피날레.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 오후 12시 기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가 8만 6,99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201만 4,180명으로, 지난 3일 개봉 이후 9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2023년 개봉작 흥행 TOP3에 등극했다.
<가오갤3>는 가모라(조 샐다나 분)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 분)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아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정에 나서는 이야기다. 2014년 시즌1과 2017년 시즌2에 이어 6년 만에 찾아온 작품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세 번째 이야기이자 피날레를 장식한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라쿤 캐릭터 로켓의 과거와 한층 성장한 가디언즈 팀 멤버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에서의 200만 관객 돌파 소식에 연출을 맡은 제임스 건 감독을 비롯해 배우 크리스 프랫과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는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은하계 최고의 소식이다”, “너무 감사합니다”,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팀 ‘가디언즈’의 활약을 더욱 소문내 달라”며 ‘마블민국’으로 불리는 한국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작품은 화려한 액션과 드넓은 은하계를 아름답게 표현한 영상, 극의 흥미를 더하는 완벽한 OST, 감동적인 메시지로 그간 부진하던 마블의 침체기를 깨고 다시 한번 마블의 저력을 입증했다. 또한 제임스 건 감독만의 유머와 독창적인 연출, 시리즈를 이끌어 온 배우들이 완성한 개성 강한 캐릭터는 “역시 마블이다”는 호응을 이끌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작품성을 입증하듯 네이버 관객 평점 9.4점, CGV 골든에그지수 98%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차지했다. 어제(11일) 하루 1만 3,543명을 모았고, 누적 관객 수는 186만 4,347명이다. 일본 닌텐도에서 개발한 동명의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마리오가 다른 세계의 빌런 쿠파에게 납치당한 동생 루이지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 슈퍼 마리오로 레벨업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오갤3>를 통해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배우 크리스 프랫이 주인공 마리오의 목소리를 맡아 연기했다.
작품은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추억을 자극하며 식지 않는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게임 속 세계관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상, 시그니처 사운드를 포함해 귀를 즐겁게 만드는 OST, 가족애를 주제로 한 스토리 등은 어린이와 어른 가릴 것 없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관객들을 찾은 만큼 한동안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박서준과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은 3위다. 같은 기간 1만 3,060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누적 관객 수는 101만 189명으로 개봉 16일째인 오늘(12일) 100만 관객을 돌파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 영화의 침체기라 불리는 올해 개봉했던 한국 영화 중 <교섭>에 이어 두 번째로 달성한 100만 관객으로, 위기를 맞이한 한국 영화계에 반가우면서도 쓸쓸한 소식이다.
지난 4월 26일 개봉한 <드림>은 경기 도중 돌발 행동을 해 자숙 중이던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가 노숙자 출신 남성들로 구성된 축구팀을 이끌고 헝가리에서 열리는 홈리스 축구 월드컵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0년 대한민국이 첫 출전한 홈리스 월드컵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따뜻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와 유쾌한 에피소드로 호평받았지만, 기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 <가오갤3>의 저력으로 어쩔 수 없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병헌 감독의 전작 <극한직업> 만큼의 재미는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게도 순위가 밀린 것. 벌써 개봉 3주차에 접어들고 있어 손익 분기점 돌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영화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매출액은 800억원이고,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748만명이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 매출액의 63.2%, 관객 수의 51% 수준이다. 한국 영화는 더 심각하다. 3월 한국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26.8%, 관객 수 점유율은 25.1%로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설립된 2004년 이후 가장 최악의 3월 성적표다.
이러한 위기는 영화관 티켓값의 급격한 상승으로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주말 낮 일반관 기준으로 성인 요금은 평균 1만 5,000원, 특별관인 IMAX 3D의 티켓값은 2만 5,000원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5,000원가량 인상됐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이에 대해 “티켓값의 상승세는 소비자의 가계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영화 티켓값의 과도한 상승에 소비자들은 극장 관람을 신중하게 선택하게 됐고, 영화 한 편을 보는 가격보다 적은 OTT로 몰려들었다.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OTT 서비스 이용률은 2019년 41%에서 2022년 85.4%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2012년 1,085억에 그치던 시장 규모 또한 2021년 1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OTT의 약진에 영화 업계 관계자들은 OTT 플랫폼 등으로 투자가 분산되면서 업계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는 입장을 냈다.
한국 영화의 계속되는 흥행 참패와 <드림>의 100만 관객 돌파 소식에 오는 31일 개봉하는 <범죄도시3>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병헌 감독과 톱스타 박서준과 아이유의 만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드림>의 성적은 처참한 편. 이에 따라 1편 688만, 2편 1,200만명으로 흥행에 성공한 <범죄도시>의 3편인 <범죄도시3>의 흥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범죄도시3>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발탁된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다시 한번 화끈한 범죄 소탕 작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대체불가 캐릭터의 소유자이자 시리즈의 주역 마동석이 다시 한번 마석도 역을 맡았고, 매 시즌마다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던 빌런 역할은 배우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가 맡았다.
지난 9일 제작보고회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마동석은 한국 영화의 위기로 작품에 쏠리는 기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 영화 침체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많은 분들이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보던 때가 그립고, 빨리 예전처럼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과연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3>가 한국 영화의 연이은 흥행 참패를 이겨내고 다시 한번 신화를 쓰며 한국 영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