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약점 이겨낸 복서들의 맨주먹, ‘사냥개들’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투박한 주먹이 주는 짜릿한 쾌감 ‘김새론 리스크’는 브로맨스로 덮었다

사진=넷플릭스

우도환과 이상이가 해냈다.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먹만큼은 자신 있는 건우(우도환 분)와 우진(이상이 분)이 은퇴한 사채업계의 전설 최 사장(허준호 분)과 함께 법 위에 군림하는 악명 높은 불법 사채업자 명길(박성웅 분)에 맞서는 스토리를 담았다.

배우 우도환과 이상이가 주연을 맡았고, 허준호-박성웅-최시원-이해영-류수영 등이 함께했다. 지난 2019년부터 1년여간 연재된 정찬 작가의 네이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청년경찰>, <사자>로 연출력을 입증한 김주환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작이자 첫 OTT 협업작이다.

<사냥개들>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차트 1위는 물론 [오늘의 OTT 통합 랭킹]에서도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글로벌 질주도 시작했다. 작품은 공개 사흘 만에 2,797만 시청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2위를 차지했고,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프랑스, 멕시코 등 총 40개 국가에서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외 언론은 “날카로운 훅과 잽, 스트레이트 들은 <사냥개들>만이 가진 액션을 톡톡히 보여준다”, “순수하고 따뜻한 청년 복서들의 열정과 희망을 유쾌하고 생생하게 그려냈다”, “우도환, 이상이의 강력한 펀치, 브로맨스가 돋보인다”, “8화로 잘 짜인 이야기지만, 더 길었으면 하고 시즌2를 바라게 된다” 등의 호평을 보냈다.

사진=넷플릭스

총 8화의 에피소드로 꾸려진 <사냥개들>은 복싱 선수 건우에게 찾아온 위기로 시작된다. 악독한 사채업자 ‘스마일 캐피탈’의 명길과 사기적인 계약을 한 엄마에게 찾아온 깡패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비명소리에 엄마의 가게로 찾아간 건우는 망설임 없이 엄마를 구하기 위해 가드를 올리고, 격렬한 싸움 끝에 얼굴에는 지울 수 없는 칼자국이 생긴다.

엄마의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벌 곳을 찾아 다니는 건우의 옆에는 우진이 있었다. 건우와 우진은 복싱 대회 결승전에서 승패를 달리한 관계지만, 순수한 두 청년에게 승부는 큰 의미가 없었다. 복싱 대회에서 우승하고 밥 먹을 사람이 없다며 자신에게 패한 우진에게 밥을 먹자고 하는 건우와 상금을 1천만원이나 받았지만 밥 먹을 돈은 5만원뿐이라는 건우에게 만원을 더 써서 ‘무한리필 고깃집’을 가자고 꼬시는 우진은 정반대의 성격에도 우정을 쌓는다.

고기 한번, 라면 한번 같이 먹은 사이일 뿐이지만 우진은 위기를 맞은 건우를 외면하지 않는다. 우진은 건우를 위해 고개를 숙이고, 이미 손을 턴 사채업의 세계에 함께 뛰어들고,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의리를 지킨다.

사채업의 세계에 발을 담근 건우와 우진은 과거 사채업을 했지만 현재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최 사장을 만난다. 단순히 최 사장의 유일한 가족 현주(김새론 분)를 지키는 일이지만, 두 사람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함께 ‘스마일 캐피탈’을 쫓기 시작한다. 최 사장은 세 아이들에게 돈의 무서움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가르치고, 건우와 우진은 성장한다.

명길과의 싸움을 시작한 건우와 우진은 ‘복싱’이 아닌 길거리 싸움의 기술을 익혀간다. 최 사장의 최측근이자 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양중(이해영 분)과 두영(류수영 분)도 두 청년을 돕는다. 긴 세월 산전수전을 겪으며 함께해 온 양중과 두영은 순수하고 어린 두 청년의 길잡이이자 각성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진=넷플릭스

출연진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사냥개들>은 당초 우도환과 이상이, 김새론까지 세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2022년 5월 김새론의 음주운전 파문으로 잡음이 이어졌고, 작품 공개에 앞서 김새론의 분량으로 고민에 빠진 넷플릭스와 제작진은 결국 김새론의 출연분 축소 편집을 결정했다. 김새론이 맡은 현주의 역할이 극의 중요 인물이었기 때문.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이야기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통편집이 아닌 분량 최소화를 결정했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후반부 김새론의 하차는 극에 오점을 남겼다. 마지막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7, 8화의 대본이 전면 수정되면서 두 복서와 함께 명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주는 갑작스럽게 해외로 떠나며 하차한다.

현주의 빈자리에는 최 사장을 따르던 오 기사(민경진 분)의 손녀 다민(정다은 분)이 투입됐지만, 총 8화 분량의 작품에서 후반부인 7화에 갑작스럽게 등장해 건우와 우진을 돕는 다민은 어색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에 떠난 설정이라고 해도, 최 사장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명길과 싸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그를 쫓던 현주의 갑작스러운 ‘잠수’는 극을 산만하게 만들었다.

다소 당황스러운 전개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김새론의 사고 당시 작품은 촬영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촬영이 끝난 세트장은 이미 파기된 상태였기에 재촬영을 하게 된다면 엄청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촬영은 중단됐고, 약 80페이지에 달하는 7, 8화의 대본을 수정하는 시간은 한 달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촬영을 멈추고 나만 기다리는 스태프들을 보니 속이 탔다. 작업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보조 작가만 데리고 제주도로 갔는데 며칠 만에 급성 장염도 왔다. 함께 작업한 모든 사람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이야기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넷플릭스

음주운전 사고를 낸 김새론의 등장과 이로 인한 ‘급전개’는 <사냥개들>에 있어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았지만, 작품은 다채로운 매력으로 ‘출연진 리스크’를 덮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지난 2020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 시대를 배경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 10시 이후 영업 제한 등 팬데믹 기간 이뤄진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은 글로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소상공인의 아픔과 고통받던 소시민들이 불법 사채에 손을 대는 모습은 사회적 경각심까지 일깨웠다.

건우와 우진, 두 복서의 맨손 액션은 쾌감을 선사했다. 작품을 위해 10kg을 증량한 우도환은 빠른 스텝과 주먹으로 상대에게 마구 파고드는 인파이터 복서 건우로 완벽 분했고, 진짜 운동선수의 몸을 위해 체지방 7%를 만들어 낸 이상이는 상대와 접전을 벌이다 묵직한 한 방을 선사하는 아웃복서 우진을 찰떡같이 소화해 냈다.

두 배우의 온몸 액션은 쉴 새 없이 휘몰아쳤다. 빠르면서도 타율 높은 주먹은 이야기 전개와 함께 더 강력해졌고, 서로에게 등을 맞긴 채 호흡을 맞추는 건우와 우진의 액션은 쾌감을 선사했다. 노련한 싸움꾼 양중과 두영 역을 맡은 이해영과 류수영의 액션은 또 어떻고. 건우와 우진의 각성제가 된 두 사람은 장검과 단검을 활용한 싸움, 오토바이 액션까지 다채로움으로 무장한 액션으로 화려함을 더했고, 빌런 명길을 맡은 박성웅과 명길의 오른팔 인범 역의 태원석 또한 힘 있는 액션으로 긴장감을 이끌었다.

또한 “<청년경찰>의 박서준-강하늘과 <사냥개들>의 우도환-이상이 조합 중 고르라면 우도환과 이상이다. 더 깊어진 브로맨스를 담았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우도환과 이상이의 티키타카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너무 어둡지 않게 담아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순수하고 예의 바른, 뭐가 먹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꽃등심이라고 답하는 건우와 가벼워 보이지만 속 깊고 의리 빼면 시체인 우진은 무심하게 치고받는 대사로 감칠맛을 더했다.

우도환-이상이와 함께 극을 이끈 배우들의 호연도 빛났다. 최 사장 역을 맡은 허준호는 건우와 우진에게 진짜 어른이 돼준 것은 물론 악독한 사채업자 명길과 맞설 때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이끌었다.

악역으로 분한 박성웅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오싹함을 선사했고, 최 사장의 사람들인 이해영, 류수영, 박훈, 민경진과 명길의 측근인 태원석의 존재감도 강렬했다. 특히 홍민범 역의 최시원은 두려울 것이 없던 재벌 3세에서 약점이 잡혀 전전긍긍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표현해 재미를 높였다.

한편, ‘출연진 리스크’의 아쉬움을 지울 순 없지만 화려한 액션과 브로맨스로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사냥개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회차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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