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OD ‘이탈’하는 MZ세대, ‘숏폼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소비 트렌드에 뒤처지는 SVOD들 ‘범죄도시3’, MZ세대 수요 트렌드 잘 잡았다 변화하는 시장, 기업도 트렌드 맞춰가야
MZ세대 10명 중 6명이 넷플릭스 등 구독형 주문형 비디오(SVOD)를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 피로도 증가와 가격 부담이 주된 이유다. ‘빠르고 쉬운’ 것을 주로 소비하는 MZ세대들과 SVOD의 트렌드가 잘 맞지 않는 점도 SVOD 이탈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SVOD 고객 이탈률 증가, MZ세대 이탈률 특히 두드러져”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23일 발간한 ‘2023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제 17판: 몰입과 연결’ 보고서에 따르면 SVOD 고객 이탈률은 최근 점차 심화되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 중 47%가 지출 절감을 위해 구독 서비스 취소 혹은 광고 기반 주문형, 번들 서비스 형태로 서비스 구독 조건을 변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별 이탈률을 보면 밀레니얼 62%, Z세대 57%, X세대 43%, 베이비부머 24%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자 중 24%가 6개월 내 해지한 유료 SVOD를 재구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기 TV 시리즈나 영화 시청을 위해 SVOD를 구독했다가 해지하고 새로운 시즌 시작 혹은 신작 영화 업로드가 됐을 때 구독을 재개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MZ세대의 경우 절반 이상이 SVOD보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Z세대의 42%, 밀레니얼 49%가 UGC를 선호하는 이유로 ‘무료로 볼 수 있어서’라고 답했으며, Z세대 42%, 밀레니얼 48%가 ‘내 관심 주제여서’라고 응답했다. 자동으로 선호 콘텐츠를 제안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 기능이 상호작용을 끌어내고 SNS 공유가 편리하다는 점도 선호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아울러 Z세대의 70%, 밀레니얼의 68%는 ‘UGC가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발견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크리에이터가 특정 브랜드를 제시했을 때 브랜드 신뢰가 올라간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63%, 66%에 달했다. ‘내가 팔로우하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 리뷰를 본 후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응답도 각각 64%, 57%로 나타났다.
이어 Z세대 70%, 밀레니얼 68%는 ‘UGC가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발견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크리에이터가 특정 브랜드를 제시했을 때 브랜드 신뢰가 올라간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63%, 66%에 달했다. 특히, ‘내가 팔로우하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 리뷰를 본 후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응답이 각각 64%, 57%로 나타났다.
MZ세대 이탈률 가시화되는데, 5060세대 사용률은 오히려 ‘증가세’
이처럼 MZ세대의 SVOD 이탈률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5060 중장년층세대의 SVOD 사용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에 따르면 중장년층 고객의 SVOD 사용률은 연평균 60%씩 증가하고 있다. BC카드는 “2019년 72%가량을 차지하던 MZ 고객 비중은 올해 들어 55%까지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내 MZ세대 외 고객, 즉 중장년층의 비중은 45%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선 MZ세대 고객이 SVOD를 먹여 살리고 있단 이미지가 많았다. 실제 지난해 5월 발행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세대별 SVOD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미레니얼세대의 97%가 SVOD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드라마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요약본’, 즉 ‘숏폼’이 퍼져나가면서 MZ세대의 SVOD 이용률은 뚝 떨어졌다.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는 ‘빠르고 쉬운’ 것
‘숏폼 시대’의 도래에 대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내용이 길더라도 질이 좋으면 사랑받을 것”이라며 숏폼에 대항할 넷플릭스의 돌파구를 ‘스토리’라 설명한 바 있다. 물론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 등과 같은 시리즈물은 내용이 긴 편임에도 작품이 공개된 이후 꾸준한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좋은 스토리’가 숏폼 시대에 고객을 끌어당길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숏폼 시대의 도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도 관계가 깊다. MZ세대는 ‘빠르고 쉬운’ 것을 선호하는 세대다. 즉 좋은 스토리만으로 이들을 공략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애초 스토리는 숏폼으로도 모두 즐겨볼 수 있다. 오히려 숏폼을 통한 스토리 소비가 MZ세대의 성향과 더 잘 들어맞는다.
이 같은 MZ세대의 성향은 최근 개봉한 <범죄도시3>의 성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개봉 일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3>는 현재 누적 관객수 973만 명을 기록하며 대망의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69만 명의 흥행 기록을 세운 <범죄도시2>보다 더 ‘대박’이 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후속 시리즈가 더 큰 흥행을 거두기 쉽지 않은 영화의 특성을 깨고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범죄도시3>의 주요 성공 공식으로는 ‘단순함’과 ‘화끈함’, 그리고 ‘속도감’이 꼽힌다. 실제 지난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는 상영시간이 121분에 달한 반면 이번 <범죄도시3>는 105분으로 줄었다. 그만큼 속도감이 더욱 빨라졌단 의미다. MZ세대는 <범죄도시> 시리즈와 같이 빠르고 속 시원한 전개를 원한다. MZ세대의 SVOD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는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이치일지 모른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그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따라잡아야만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들은 자연히 도태될 뿐이다. 점점 MZ세대의 눈 밖에 나고 있는 SVOD는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 MZ세대를 포함한 전체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채워나갈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