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성비로 중무장한 쿠팡플레이, 치열해지는 ‘스포츠 중계 경쟁’서 살아남을까

팬덤 두터운 스포츠 콘텐츠 강화하는 쿠팡플레이, 중계부터 관람권 판매까지 호불호 적고 중도 해지 어려운 스포츠 콘텐츠, 쌓이는 충성 ‘팬덤’ 고객 스포츠 중계 ‘가성비’에 경쟁 거세지는 시장, ‘가성비’ 앞세운 전략 성공가도 이어갈까

사진=쿠팡플레이

국내 토종 OTT 플랫폼이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가운데,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콘텐츠를 필두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단순 스포츠 중계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유명 축구클럽 초청 경기 관람권 판매 등을 통해 수익창출원을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스포츠 중계 콘텐츠의 ‘락인 효과’와 수익성이 시장의 주목을 받자,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콘텐츠 업계가 본격적으로 스포츠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쿠팡의 로켓배송 △쿠팡이츠 할인 혜택 등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한 ‘가성비’는 쿠팡플레이의 무시할 수 없는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콘텐츠 중심으로 ‘급성장’

쿠팡플레이는 최근 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가는 추세다. 내달 27일과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1·2차전 관람권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1차전은 K리그 선수들이 모인 ‘팀 K리그’와 스페인(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차전은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맞대결하는 ‘빅매치’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쿠플클럽’ 혜택을 통해 추가 직접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쿠플클럽은 와우 회원 전용 리워드 프로그램으로, 월 4,990원의 멤버십 비용을 납부하는 와우 회원만이 이용할 수 있는 독점 혜택이다. 경기 관람권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 팬을 ‘구독 회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이 같은 ‘독점’ 전략을 필두로 쿠팡플레이는 OTT 플랫폼 사용자 수 2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지난 13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가 내놓은 ‘주요 국내 OTT 앱 월간 신규 설치 건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기준 45만4,163건의 설치 건수를 기록하며 티빙(38만3,660건)과 웨이브(20만1,366건)를 제쳤다.

사진=쿠팡플레이

‘락인 효과’ 통해 충성 고객 확보

현재 토종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투자 대비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의 대부분을 이루는 드라마 시리즈는 시나리오, 출연진 등에 따라 흥행 여부가 극명하게 갈린다. 방영 기간 역시 수개월 내로, 시청하던 드라마가 끝나면 구독을 해지하는 시청자도 많다. 큰 비용 투자해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데다, 어디까지나 단기간 소비자를 잡아두는 데 그치는 ‘미끼 상품’인 셈이다.

반면 스포츠 중계는 호불호가 적고, 해당 종목에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꾸준히 시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개월간 진행되는 프로리그나 약 1년 가까이 진행되는 시즌제 스포츠 경기의 경우 드라마 대비 ‘락인 효과(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기존 서비스에 머무르는 현상)’가 훨씬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를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감상하는 국내 이용자는 2021년 19.5%에서 2022년 22.9%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OTT 이용자의 스포츠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티켓 단독 판매·단독 중계권을 필두로 충성 고객층을 다지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경쟁 붙는 ‘스포츠 중계’, 쿠팡플레이의 생존 비결은?

대다수 토종 OTT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독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스포츠 중계에 힘을 싣고 있다. 즉 어디까지나 자체 콘텐츠가 아닌 ‘외주 콘텐츠’가 무기인 만큼, 여타 플랫폼도 중계권만 확보하면 얼마든지 쿠팡플레이와 유사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최근 시장은 중계 콘텐츠의 락인 효과와 ‘가성비’에 주목, 스포츠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동통신사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뉴스, 생중계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앱 서비스 ‘스포키’를 필두로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달부터는 KBO 리그 개막에 발맞춰 인공지능(AI) 승부 예측 서비스를 선보이고, 별도 가입이나 광고 없이 중계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시청자를 유인할 계획이다.

2022~2023 시즌 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인 SK텔레콤도 KBO 중계에 뛰어든다. SK텔레콤은 AI 비서 에이닷(A.) 내 영상 서비스 ‘에이닷tv’에서 KBO 전 경기를 광고 없이 중계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스포츠 중계’ 전쟁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 쿠팡플레이의 무기는 계열사 연계를 기반으로 한 ‘가성비’에 있다. 쿠팡플레이 시청권을 제공하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는 △이커머스 서비스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할인 혜택 △쿠플클럽 혜택 등을 부가적으로 누릴 수 있다. 단순 OTT 구독권이 아닌 거대한 ‘쿠팡 생태계’ 구독권이라는 인식이 소비자의 구독 부담감을 낮추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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