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쇼츠(Shorts)와 유튜브 – ①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인가?
최근 들어 유튜버들 사이에 쇼츠 (Shorts) 콘텐츠가 대세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간 큰 비용을 들여 영상을 만들어도 수익성을 창출하기 굉장히 힘들었는데, 5분, 2분도 아니고 30초 영상만 만들어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Shorts Fund가 지급되었습니다
지난 3~4년간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틱톡(TikTok)에서 짧은 영상으로 사용자를 모으고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격한 이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도 같은 종류의 영상이 소비되기 시작했고, 유튜브도 적극적으로 쇼츠 영상을 지원했다.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서 유튜브도 쇼츠 영상 제작자에게 기본 보너스로 미화 100달러 상당을 지불하는 등 다양한 홍보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 유튜버는 최근 50만원 상당 (약 미화 350달러)의 쇼츠 펀드 (Shorts Fund)를 받았다며, 5분 영상으로는 돈을 못 벌었는데 오히려 쇼츠로 돈벌이가 되어서 앞으로 쇼츠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새로운 콘텐츠인가?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인가?
영상 길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크리에이터는, “5분 영상이 지루해서 2분으로 영상을 줄이다가 못해 30초 미만 영상으로 콘텐츠의 중심이 옮겨 가는 중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더 짧은 압축 영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늘려야 할 것 같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5분짜리 영상은 최소한 1시간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2분 압축 영상도 시간을 쓰는 건 비슷하다”면서, “차라리 요즘처럼 30초 영상 만들어도 너무 짧다는 반응이 없는 쪽이 더 편하다”, “30초 영상 길이에 맞춰 새로 콘티를 짜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틱톡(TikTok)에서 이미 30초 영상 제작과 소비에 익숙해진 10대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거부감이 없는 상황이 된 만큼,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고, SNS에 퍼뜨리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콘텐츠 스타일 소비시장을 개척했다는 주장이다.
YTN 방송사의 돌발영상과 다른 점은?
일각에서는 YTN 방송사가 인기몰이했던 1분짜리 돌발영상 콘텐츠의 2020년대 버전이라고 보면, 새로운 콘텐츠가 아니라, 유튜브가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당시에도 적절한 편집을 통해 1분 미만으로 압축된 영상이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촌극을 유머 있게 소화했다는 평이 많았다.
틱톡에서도 특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고, 기존의 짧고 효율적인 콘텐츠들을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고, 국내외의 수많은 SNS 및 커뮤니티를 소비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5분 동안 가만히 영상을 다 보고 있는 비율이 되려 높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유튜브 내부적으로도 기존의 5분 영상, 2분 영상으로 압축될 수 없는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한다는 개념으로 쇼츠에 대한 지원을 나섰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콘텐츠 분석 전문업체 Wexphones.com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이미 2021년 5월부터 쇼츠 펀드로 1억달러 (약 원화 1,350억원)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터들에게 매일 1백만달러 (약 원화 13억5천만원)를 뿌리겠다는 것이다.
앞서 틱톡은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크리에이터 펀드에 10억 달러 (약 원화 1조3,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쇼츠가 대세가 되었다기보다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쇼츠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 구글이 틱톡과 함께 쇼츠 콘텐츠에 대한 여러 지원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뿐, 새로운 도전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미디어 소비 환경이 바뀌고 거대 커뮤니티 채널들이 쇼츠 콘텐츠를 지원하게 된 만큼, 다양한 쇼츠가 나오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