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도 2조원 가까운 손실 앞에선…“인력감축”

디즈니 OTT 3사 3분기 사업 손실 약 1조9천억 원 밥 체이팩 CEO “디즈니 내 일부 부문 인력 감축” 한국 등 로컬 콘텐츠로 경쟁력 확보, 수익 개선 총력

사진=디즈니+

디즈니+를 비롯한 디즈니 산하 OTT들이 막대한 사업 손실을 기록하며 주가가 급락하자, 디즈니가 ‘구조조정’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로컬 콘텐츠의 강화, 광고 요금제로 수익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11일(현지시간) 미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밥 체이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사의 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의 전문을 보도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일부 부문의 인력을 감축하고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닌 경우 출장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외부 행사에 참여하려면 경영진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번 메시지는 디즈니 내 수석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에게 발송됐다. 디즈니는 자사의 재무 책임자와 법률 고문 등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2024년까지 계획한 수익 달성에 도달하기 위한 비용 절감 등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즈니의 결단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회사의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8일 디즈니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01억5,000만달러(약 265,700억원), 순이익은 1억6,200만달러(약 2,1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디즈니+, 훌루(Hulu), ESPN+ 3개의 OTT를 운영 중인 스트리밍 사업부의 사업손실은 14억7,000만달러(약 1조9,300억원)로 집계됐다. 2019년 출시된 디즈니+는 올해 3분기까지 총 80억 달러를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디즈니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의 분석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디즈니 경영진의 책임을 지적하며 체이팩 CEO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디즈니+가 1,000만명이 넘는 신규 이용자를 유치하고도 해당 사업에서 손실이 거듭되는 것은 가입자당 평균 수익이 터무니 없이 낮은 탓이라고 주장했다. 팀 베이어스 Motley Fool 수석 분석가는 “넷플릭스의 가입자당 평균 수익이 10달러가 넘는 데 반해, 디즈니+는 3.91달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디즈니는 스트리밍 사업 내 콘텐츠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체이펙 CEO는 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회사 내 콘텐츠 및 마케팅 지출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마친 상태다. 회사는 앞으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콘텐츠 품질을 위한 투자를 포기하지 않을 테지만, 그런 투자가 더욱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디즈니+

디즈니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OTT 오리지널 작품의 미국 현지 제작보다는 디즈니+가 진출해 있는 각국의 로컬 콘텐츠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국이다. 디즈니+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와 예능 <핑크라이>를 비롯해 지난 달<형사록>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이끌었고, 이달 <카지노>에 이어 다음 달엔 <커넥트>를 잇따라 선보인다.

<형사록>은 “거듭되는 반전 속에 녹아든 휴머니즘”이라는 평과 함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곧 공개되는 <카지노>는 영화배우 최민식이 무려 2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벌써부터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커넥트>는 장르물 의 대가 미이케 타카시 감독의 합류로 눈길을 끌며 제27회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인상적인 촬영 기법과 전개, 거기에 어우러진 블랙 유머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밌다”는 호평을 이끌였다.

디즈니+는 로컬 콘텐츠 제작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요금제 개편을 통해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에 돌입한다. 12월 8일 예정된 디즈니의 광고 요금제는 기존 디즈니+를 이용 중인 고객들이 요금제를 변경하지 않으면 콘텐츠 시청 전 광고를 삽입한다. 광고를 시청하지 않기 위해서는 3달러 더 비싼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 기존 요금제 이용 고객들에게서는 광고 수익을, 광고 없는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구독료를 더 걷어 가입자당 평균 수익을 높이려는 의도에서다.

다만 디즈니+보다 한 달 가량 앞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넷플릭스가 기존 요금제의 절반에 가까운 파격적인 이용료로 고객 모집에 나섰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디즈니+의 광고 요금제 역시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광고 요금제에선 못 보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 “TV로 보려니 화질이 너무 안 좋다”, “계정 공유 구하는 게 광고 요금제보다 더 싸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디즈니+는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 개선을 위해 광고 요금제보다 성공 확률이 큰 로컬 콘텐츠의 흥행에 더 간절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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