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최대 통신사 SKT-NTT도코모 업무 협약…웨이브 본격 일본 진출

SK텔레콤-NTT도코모 업무 협약 차세대 통신 인프라·메타버스·미디어 전방위 파트너십 ‘콘텐츠 파워’ 앞세운 경쟁력 강화…웨이브 해외 진출 물꼬

사진=SK텔레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SK텔레콤과 NTT도코모가 손을 잡았다. 두 이동통신사가 이번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1일 SK텔레콤은 일본 1위 통신사 NTT도코모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사는 통신 인프라는 물론, 신성장 사업인 메타버스와 미디어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특히 웨이브를 비롯한 SK의 ICT 패밀리사들도 이번 업무협약에 함께 참여하며 양국의 콘텐츠 교류 역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 콘텐츠 공동제작 투자 및 6G 기술 표준화

먼저 SK텔레콤과 NTT도코모는 각 사가 보유한 메타버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콘텐츠, 기술, 서비스 영역에서 협력한다. 양사는 메타버스 콘텐츠의 공동제작을 비롯해, 콘텐츠제공사업자(CP) 등 기술 기업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양사의 서비스를 연결해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나아가 양사는 6G를 비롯한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힘을 모은다. 기존 5G에서 한 단계 진화된 6G의 주요 기술 공동 연구를 시작으로 성공적인 6G 시대를 준비한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차세대 이동통신망 연구 개발에 양사의 역량을 쏟아붓는다.

日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 KT와의 동행 끝내고 SK텔레콤과 손잡다

NTT도코모는 1992년 일본 통신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NTT로부터 분사한 이동통신사업자다. 현재 일본 내에서 약 5,000만 명의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NTT도코모는 첨단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비롯해 이동통신의 국제 표준을 선도하며 ‘도코모’ 브랜드의 전 세계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동시에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에도 해외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주력 중이다. 현재 괌, 북마리아나 제도 등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TT도코모는 20년 가까이 국내 기업 KT와 동행해 왔다. NTT도코모가 2005년 (구) KTF에 투자하며 시작된 양사의 인연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일본 자본시장 내 해외투자에 대한 규제 내용이 달라지며 NTT도코모가 KT의 지분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이 곤란해졌다. NTT도코모는 부득이하게 KT 지분 매각에 나섰다. KT 입장에서는 5.46%에 달하는 투자금 회수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었지만, 다행히도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 KT 지분을 취득하려던 신한은행이 이를 매입하며 NTT도코모와 KT의 결별은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KT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한 NTT도코모는 재빨리 SK텔레콤의 손을 잡았다. 시장이 정체기에 돌입한 상태인 일본 통신업계는 최근 5G 등 차세대 통신에서 한국을 비롯한 경쟁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2018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도입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올해 처음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국 시장조사기업 옴디아가 발표한 ‘5G 서비스 진척도’ 보고서에서 일본은 13위를 차지했다. 1위는 한국으로, 보고서는 주요 22개국 중 한국이 5G 진척도와 관련한 모든 지표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4위, 중국은 8위, 독일은 9위, 스페인은 11위를 차지하며 일본은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NTT도코모는 SK텔레콤과의 협력으로 차세대 통신의 선두를 달리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출처=웨이브>

웨이브, 해외 진출 물꼬 트나

이번 양사의 업무 협약으로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운영하는 OTT 웨이브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SK텔레콤과 웨이브는 일본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한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협력을 통해 웨이브의 자체 콘텐츠 수출이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TT도코모 역시 2015년 선보인 자체 OTT dTV가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이번 웨이브와의 협력으로 콘텐츠 라인업에 힘을 싣게 됐다. 양사는 향후 드라마와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동 제작해 한국 웨이브와 일본 dTV에 독점 제공하는 등 양사의 OTT 서비스가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HBO와의 협업으로 다수의 해외 콘텐츠를 갖추며 국내 이용자들에게 최신 미드(미국 드라마)와 영드(영국 드라마) 등을 소개하는 데 앞장섰다.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위해 우수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역량을 쏟았다. 하지만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북남미 지역에 K-콘텐츠를 제공하는 코코와(KOCOWA)를 통해서만 이뤄졌고, 지금까지 코코와의 콘텐츠는 K-POP 가수들의 공연 실황이나 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에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웨이브가 이번 NTT도코모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일본 미디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국내 OTT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오리지널 콘텐츠다. 지금은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웨이브가 지난 18일 선보인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은 한국에서의 인기는 물론, 코코와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로쿠채널 등 해외에도 소개되며 조금씩 차트의 상단을 향해 가고 있다.

통신사 가입자 유치 핵심은 결국 ‘콘텐츠 파워’

통신업은 겉으로 보기에 독과점에 가깝게 보이지만,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한국과 일본의 1위 통신사들이 손을 잡은 이유다. 차세대 통신 기술 도입 시마다 사업자들은 유리한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며, 인프라 구축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용자들에게 매달 거두는 요금은 든든한 수입원이지만, 그만큼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마케팅 경쟁 역시 뜨거울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올해 유무선 통신을 비롯해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을 기반으로 AI 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 ‘SKT 2.0’을 기치로 내세우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통신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반복된 단순한 ‘경쟁’에서 벗어나 시장에 새로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결국 이동통신 이외의 분야에서 답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버스와 OTT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SK텔레콤과 NTT도코모의 이번 협업은 단순 사업 다각화에 그치지 않는다. 두 회사가 각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스스로 ‘통신사’라는 틀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웨이브는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일본에 수출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NTT도코모는 이를 통해 가입자를 유인하고 자사의 OTT 역시 활성화 시켜 양사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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