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광고요금제 출시…실질적 구독료 인상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디즈니플러스)가 광고 시청이 포함된 새 요금제를 내놨다. 넷플릭스에 이어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한국 이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각) 디즈니+가 월 7.99달러(약 1만원)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다. 해당 ‘베이직(BASIC)’ 요금제는 가입자가 콘텐츠 시청 1시간당 15초와 30초짜리 광고를 4분 가량 봐야 한다.

리타 페로 월트디즈니 광고 부문 사장은 디즈니+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며 약 100여개 이상의 광고주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같은 광고가 하루에 두 번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OTT 업계 1위 넷플릭스가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서 6.99달러(약 9,100원)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는 월 5,500원에 책정됐다. 일부 기능 사용과 라이선스 콘텐츠 시청이 불가능하고, 1시간당 4~5분간 15초 또는 30초 길이의 광고를 봐야 한다.

디즈니+는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와 비슷한 조건이지만 1달러 비싸게 책정했다. 이번 광고 요금제 출시로 기존 프리미엄(Pemium) 요금제(7.99달러)는 10.99달러(약 1만 4,000원)로 가격이 3달러(약 3,900원) 인상됐다.

밥 차펙이 CEO로 재직 당시 구독료 38%(3달러) 인상을 확정한 바 있다. 당시 밥 차펙은 구독자 확대보다 수익성 증대에 초점을 두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알려졌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의 경우 광고가 붙는 저가형 요금제로 이용자들의 선택지를 늘렸지만, 디즈니+의 경우 구독료를 올린 셈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후 한달 간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저가형 요금제를 반기며 가입하는 유료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은 것. 그러나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최근 “광고 요금제를 더 일찍 도입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광고 요금제 출시에 뜨뜻미지근한 이용자들과 다르게 광고주의 선호도는 높다. OTT 산업 성장세가 주춤해도 MZ세대 이용률이 높고, 사용자 취향에 맞춘 광고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OTT-광고계 이해관계가 성립하고, 더불어 OTT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넷플릭스가 도입하는 체재에 따라 이들의 동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디즈니 스트리밍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7∼9월) 14억 7,000만달러(약 2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극복을 위해 돌아온 CEO 밥 아이거는 “스트리밍 사업부 수익성 창출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요금제 인상은 적자 개선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 디즈니+ 구독료는 9,900원이다. 광고 요금제 도입 시 구독료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디즈니+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디즈니+ 광고 요금제 출시는 정해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