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사실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 넷플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그들이 애타게 감추려 했던 진실은 무엇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베일을 벗는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은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명의 사람,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비극을 들여다본 다큐멘터리다.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등을 통해 깊은 통찰력과 탄탄한 연출을 입증받은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온 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룰 것으로 예고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작진은 “참담한 현실이지만,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겨야 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2023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신이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 <나는 신이다>는 저마다 다른 메시아를 만났지만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피해를 겪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피해자들이 신으로 받들었던 그들이 정말 메시아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는 왜 끊임없이 이런 피해자들이 쏟아지는 것을 막지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신이다>는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 주제로 구성됐다. 주제에서 알 수 있듯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교회 등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4개의 사이비 종교와 그 사이비 종교의 만행을 폭로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각각 2부에 걸쳐 담아내며 종교라는 이름 뒤에 숨은 어두운 단면을 조명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직접 인터뷰에 나선 피해자들은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통스러운 과거를 되짚으며 사이비 종교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 실제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메시아’를 자처한 이들의 어두운 단면과 사이비 종교를 둘러싼 진실에 어렴풋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고다.

<나는 신이다>가 글로벌 OTT 공개를 확정하며 지난 2월 17일 JMS 측은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또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JMS의 교주 정명석은 과거 2008년 여성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10년 복역 후 출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외국인 여성 신도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구속됐다.

넷플릭스 측은 법원의 선고 결과와 상관없이 해당 다큐멘터리를 예정된 날짜에 전 세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한 바 있다. 정명석이 성폭행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만큼 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당시 정명석을 고소한 외국인 여성 2명 중 한 명이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직접 인터뷰에 나서기도 한 만큼 법원이 JMS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정명석의 구속이 정당성을 잃는 것과도 같았다.

2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임정엽)는 “JMS 측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을 막을 필요성이 부족하다”며 그들의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 씨는 대형 종교집단을 이끌며 과거에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전례가 있는 공적 인물로, 해당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니거나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제작자는 프로그램이 다룬 과거 사건들에 대해 각종 영상과 사진 등 다수의 자료를 수집해 교차 검증을 거쳤으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관련 부분은 피해자와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고소인들의 진술과 부합해 거짓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조 PD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작진이 오랜 시간 신빙성 있는 자료들을 수집해 만든 다큐멘터리다. 무엇이 사실인지는 시청자분들이 충분히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시청을 당부했다. JMS 측은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MBC가 기획하고 직접 제작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는 작품. <피지컬: 100>에 이어 지상파 방송과 글로벌 OTT의 협업이 또 한 번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오늘(3일) 오후 5시 전 세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