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적자 시달리는 토종 OTT의 ‘충성 고객’ 유치 작전, 합병 포기 ‘각자도생’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로 쌓여가는 적자, 토종 OTT 플랫폼 ‘살아남아야 한다’ 충성 고객 확보 위한 콘텐츠 확보 경쟁,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해외 콘텐츠까지 업계 달군 티빙-웨이브 합병 사실상 무산? 성장세 탄 티빙 ‘흑자의 꿈’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국내 OTT 시장에 ‘성장 정체기’가 찾아온 가운데, 대다수 OTT 플랫폼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충성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다. 특히 무리한 콘텐츠 투자로 인해 적자의 늪에 빠진 토종 OTT 플랫폼들의 사활을 건 이용자 확보 경쟁이 눈에 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는 물론 콘텐츠 라이브러리 다양화, 서비스 품질 개선 등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토종 플랫폼의 ‘각자도생’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이탈 고객 막아라’ OTT 플랫폼의 수익성 제고 노력

OTT 서비스 업체의 평균 해지율은 20%에서 3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수익성을 결정짓는 유료 구독 고객이 매달 대규모로 서비스에서 이탈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미 성장 정체기에 돌입한 국내 OTT 플랫폼의 경우 유료 고객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충성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사실상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OTT 시장이 급성장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토종 OTT 플랫폼은 가입자를 모으고 유지하기 위한 ‘킬러 콘텐츠’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자금 기반이 넉넉지 않았던 국내 OTT 플랫폼은 급증한 콘텐츠 투자 비용을 견디지 못했고, 줄줄이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티빙은 1,191억원, 웨이브는 1,2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문제는 콘텐츠 투자 비용 증가로 2021년 대비 적자 폭이 눈에 띄게 커진 가운데, 신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는 되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에 토종 OTT 플랫폼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한 영화, 드라마, 예능 등 각종 K-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급, 매달 구독료를 지불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발 묶을’ 콘텐츠에 힘 쏟는 토종 OTT

토종 OTT 가운데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티빙은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매월 2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이 제6회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CJ ENM과 JTBC 등의 콘텐츠를 매일 공개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청자의 장기간 구독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티빙에서만 볼 수 있는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2>, <댄스가수 유람단> 등이 대표적인 시청자 유인책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JTBC <킹더랜드>,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 ENA <마당이 있는 집>, <행복배틀> 등 드라마도 티빙 톱 20 프로그램 상위권에 머물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웨이브의 경우 ‘확장성’에 주목했다.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다양한 기업들과의 전략적 사업 제휴, 글로벌 사업 추진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현재 웨이브는 30만 편이 넘는 콘텐츠 라이브러리, 매일 100편 이상 공개되는 신작 에피소드 등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상파 방송, 종편, 케이블 등 인기 방송 프로그램부터 영화, HBO나 NBC유니버설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의 콘텐츠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용자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웨이브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웨이브는 모바일, PC 환경은 물론 현대·기아·제네시스 커넥티드카에서도 웨이브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와의 제휴를 통해 스마트TV 리모컨 내에 버튼 한 번으로 웨이브를 실행할 수 있는 ‘바로가기 키’도 탑재했다.

티빙, 웨이브와의 합병 사실상 포기? 

한편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티빙-웨이브 합병설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티빙 측이 플랫폼 합병보다 콘텐츠·서비스 고도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10일 열린 CJ ENM 컨퍼런스콜에서 티빙 관계자는 “플랫폼 합병에 있어 사실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보니 현재는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최근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올 상반기 유료 가입자 증가세(69.2%) 등을 고려, 웨이브의 고객층을 흡수하는 대신 자체 이용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차후 tvN 등 채널과 시너지를 확대하고,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콘텐츠 및 디지털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서비스 측면에선 개인화된 큐레이션과 검색 기능을 통해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를 촉진하고, UI·UX를 지속 개선해 고객이 느끼는 플랫폼 경쟁력을 향상한다. 아울러 구독 모델 외 광고 모델 확대와 다양한 가격 정책 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선 누적 적자, 해외 OTT 플랫폼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티빙이 실적 반등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티빙은 올 2분기 4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최주희 티빙 대표는 “상반기에 걸쳐서 공개된 <아일랜드> 파트2, <방과 후 전쟁 활동> 파트1, 파트2′ 등 오리지널 제작 콘텐츠 3편의 상각 기간이 모두 겹쳤던 까닭에 2분기 적자가 확대됐다”며 “2분기 무형자산 상각비가 2,057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의 ARPU(1인당 평균지불금액)가 낮아진 건 아니다”라며 전체 매출원가가 8.9% 감소하는 등 제작비 효율화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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