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행도 역주행도 K-드라마가 대세
넷플 글로벌TOP10 차트 수놓은 K-드라마들
단 사흘 성적으로 4위 안착한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부가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역주행
한국에서 통하는 이야기는 세계에서도 통한다.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의 10위권에 한국 드라마가 무려 5편이나 포진하며 전 세계 시청자의 K-드라마 사랑을 입증했다.
5일(현지 시각) 넷플릭스가 발표한 글로벌TOP10에서는 SBS 금토극 <마이 데몬>이 2위를 차지하며 본격 글로벌 흥행의 신호탄을 쐈다. ‘악마 같은’ 재벌 상속녀 도도희(김유정 분)와 한순간 능력을 잃어버린 ‘악마’ 구원(송강 분)이 계약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마이 데몬>은 주인공 송강과 김유정의 완벽한 비주얼 케미로 국내 팬들을 물론 단숨에 해외 팬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인도에서 해당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마이 데몬>에는 로맨스와 액션, 화려한 비주얼과 조화로운 연기까지 시청자들이 판타지 드라마에 원하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있다”고 평가했으며, 미국의 한 네티즌은 “판타지임에도 설득력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 덕에 몰입이 잘 된다”고 말했다.
작품은 지난 11월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540만 뷰-1,970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스웨덴 드라마 <거의 평범한 가족>(1,050만 뷰-4,770만 시청 시간)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긴 했지만, <거의 평범한 가족>이 6회의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펼쳐낼 이야기가 많은 <마이 데몬>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는 같은 기간 250만 뷰-2,37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다. 공개 후 불과 사흘 동안의 성적으로 당당히 차트의 상위권에 안착한 모습이다.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위트홈>은 3년 만에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하며 팬들의 기다림에 화답했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는 다소 아쉬운 편. 글로벌 리뷰 사이트 IMDb의 한 리뷰어는 “시즌1에서 볼 수 있었던 참신함은 사라지고 뻔한 드라마가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또 다른 리뷰어는 “너무 많은 캐릭터가 등장해서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많은 작품이 시즌2에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높은 화제성과 동시에 최악의 평가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든 <스위트 홈> 시즌2가 초반의 혹평을 딛고 오랜 시간 글로벌 차트에 머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7위에는 2021년 작품인 <오징어 게임>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성적인 2억6,520만 뷰에 만족하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 작품은 이 기간 150만 뷰-1,270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5위에 오른 인도 드라마 <더 레일웨이 맨>(800만 시간)과 6위 멕시코 드라마 <Nothing to See Here>(650만 시간, 한국 미서비스)보다 앞선 성적이다.
드라마의 콘셉트를 활용해 제작된 오리지널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큰 화제를 모으며 <오징어 게임>의 동반 흥행을 이끈 가운데 시청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게임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징어 게임>은 인간 본성에 대해 매우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걸 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옳지 않다”며 리얼리티 쇼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나아가 “왜 이 드라마를 이제야 봤는지 모르겠다”, “잔인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라며 뒤늦은 정주행의 이유를 밝히는 시청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최근 종영한 tvN <무인도의 디바>(140만 뷰-1,850만 시청 시간)와 JTBC <힘쎈여자 강남순>(120만 뷰-1,960시청 시간)은 8위와 10위로 차트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