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 그린 ‘경성크리처’에 글로벌 시청자 이목 집중

12월 4주차 넷플 글로벌 TOP10 차트
한반도 비극적 역사 다룬 ‘경성크리처’ 인기
라틴아메리카 공개 이후 ‘여신강림’ 열풍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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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재미 그 이상의 의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경성크리처>를 향한 국내 시청자들의 평가가 크게 엇갈린 가운데 해외 팬들은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1940년대의 한국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넷플릭스가 발표한 글로벌TOP10 차트에서는 일본 판타지 드라마 <유유백서 Yu Yu Hakusho>가 2주 연속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1990년대 초반 연재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탄생한 <유유백서>는 선행을 하다가 목숨을 잃은 불량 청소년 우라메시 유스케(키타무라 타쿠미 분)이 영계 탐정으로 발탁돼 요괴 범죄자가 연루된 사건들을 수사하는 내용을 그렸다. 총 5부작의 짧은 호흡이지만, “액션에 방점을 둔 각색이 흥미롭다”는 평가와 함께 차트의 최정상을 지키고 있다. <유유백서>는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620만 뷰-2,610만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SBS 금토극 <마이 데몬 My Demon> 역시 굳건한 기세로 2위를 지켰다. 5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의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마이 데몬>은 이 기간 360만 뷰-3,610만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시청시간에서는 1위 <유유백서>를 1,000만 시간이나 앞선 셈이다.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이야기는 10회를 지나 결말에 다가서고 있다. 최근 많은 K-드라마가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탓에 뜻하지 않은 ‘스포일러 공격’을 받았던 팬들은 오랜만에 탄생한 오리지널 스토리의 신선함에 후한 점수를 주며 향후 전개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팬들의 높은 기대감은 11·12화 결방 소식과 함께 아쉬움으로 변했다. 29일과 30일 방송 예정이었던 이들 에피소드는 SBS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으로 한 주 미뤄졌기 때문. 해외 팬들은 해마다 연말이면 방송사마다 연기, 코미디, 가요 등으로 분야를 나눠 전개하는 한국의 시상식 문화에 놀라며 “새로운 에피소드를 위해 10일 넘게 기다려야 하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이 데몬>이 결방 이슈를 딛고 새해에도 차트의 최상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2일 공개된 새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Gyeongseong Creature>는 단숨에 3위로 차트인했다. 어둠이 드리운 시대 1945년을 배경으로 경성 최고의 자산가 태상(박서준 분)이 죽은 이도 찾아낸다는 토두꾼 채옥(한소희 분)을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경성크리처>는 국내에서의 아쉬운 평가와는 달리 해외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옹성병원에서 생체실험을 통해 괴수로 변모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이 민족의 비극과 맞닿아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는 것.

작품을 접한 해외 시청자들은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1940년대 한국의 시대상이 흥미롭고, 비극의 역사를 크리처로 풀어낸 참신함이 돋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한국 팬들 사이에서도 “작품성과는 별개로, 일본이 과거 자행한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 만으로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작품 공개 후 불과 사흘 만에 300만 뷰-2,400만 시청시간을 기록한 <경성크리처>가 새롭게 써 내려갈 기록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오리지널 리얼리티 쇼 <솔로지옥 Single’s Inferno> 시즌3는 4위로 차트의 상위권을 지켰다. 작품은 일주일 동안 300만 뷰-2,400만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새로운 여자 솔로의 출연으로 판도가 뒤집힌 러브라인에 전 세계 시청자의 이목이 쏠렸다. 다만 일부 시청자의 도 넘은 출연자 비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X(옛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정 출연자의 얼굴에 낙서를 하거나, 그들의 직장이나 학교 등 방송과 무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비난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나 모델 등 일부 대중에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경우도 일부 있지만, 일반인 출연자가 주를 이루는 만큼 이들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제재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위는 오리지널 벨기에 하이틴 드라마 <하이 타이드 High Tides>(250만 뷰-1,450만 시청시간)가 차지했으며, 6위는 네덜란드 공영 방송사 AVROTROS에서 지난해 방영된 <골든 아워 The Golden Hour>(한국 미공개, 250만 뷰-1,220만 시청시간)다.

tvN에서 2020년 12월~ 2021년 2월 방영됐던 <여신강림 True Beauty>은 7위를 기록했다. 올해 2월부터 한국 등 대다수 국가에서 공개된 <여신강림>은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이달 11일에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행본 만화로도 출간된 원작 웹툰을 접한 팬들은 차은우, 문가영, 황인엽, 박유나 등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에 감탄하며 줄줄이 정주행 열차에 탑승했다. 덕분에 이 기간 <여신감림>은 240만 뷰-4,710만 시청시간을 기록했다. 지난주(320만 뷰-6,350만 시청시간)와 비교하면 다소 주춤한 성적이지만, 여전히 시청시간 면에서는 1위 <유유백서>를 2,000만 시간 이상 앞서고 있어 <여신강림>의 역주행 열풍은 한동안 식지 않고 이어질 전망이다.

8위는 아랍에미리트의 오리지널 리얼리티 쇼 <두바이 블링 Dubai Bling> 시즌2(190만 뷰-1,230만 시청시간)며, 9위는 프랑스 액션 드라마 <팍스 마르세유 Blood Coast>(190만 뷰-980만 시청시간)다. 10위에는 리얼리티 쇼 <연애실험 블라인드 러브: 브라질 편-결혼식 그 후 Love is Blind Brazil: After the Altar>가 170만 뷰-250만 시청시간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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