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송중기 ‘로기완’ 가세로 흥행 라인업 강화

3월 첫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차트
반환점 돈 ‘닥터슬럼프’의 후반 질주
송중기 주연 ‘로기완’ 영화 차트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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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이야기를 즐기는 취향이 뭐든, K-콘텐츠엔 다 있다.

5일(현지 시각) 넷플릭스가 발표한 글로벌TOP10 차트에서는 TV쇼(비영어) 부문 내 한국 드라마 2편이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비영어) 차트에도 송중기 주연의 <로기완>이 화려하게 등장하며 K-콘텐츠의 저력을 과시했다.

TV쇼(비영어) 부문 1위는 지난 2월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400만 뷰-4,000만 시청시간을 자랑한 스페인 범죄 드라마 <엔트레비아스 Wrong Side of the Tracks> 시즌3가 차지했다. 세상만사가 지긋지긋한 참전군인 아반토스(호세 코로나도 분)가 동네를 장악한 마약상들에게서 사춘기 손녀를 구해내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스페인 무료 방송 채널인 텔레싱코(Telecinco)를 통해 방영된 시즌1·2와 달리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며 “거친 질감의 스토리와 액션이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덕분에 시즌1(160만 뷰-1,550만 시청시간) 또한 5위로 역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에서는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넷플릭스의 자체등급분류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엔트레비아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2위에는 지난 1일 공개된 프랑스 액션 드라마 <퓨리 Furies>(270만 뷰-1,620만 시청시간)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JTBC 토일극 <닥터슬럼프 Doctor Slump>(250만 뷰-2,190만 시청시간)가 3위로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위기를 딛고 다시 시작된 하늘(박신혜 분)과 정우(박형식 분)의 두 번째 연애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단히 붙잡은 모양새다.

인생 밑바닥까지 추락한 두 의사의 회복과 성장도 많은 이가 꼽은 관전 포인트다. 글로벌 리뷰 사이트 IMDb의 한 리뷰어는 “등장인물의 경험에 따라 우울증이나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같은 정신 질환을 달리 묘사한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닥터슬럼프>를 평가하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이런 장치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덕분에 보는 사람들도 극 중 인물과 함께 울고 웃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말 시작해 무려 6주 연속 글로벌 시청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닥터슬럼프>에 남은 이야기는 이제 단 4회. ‘우늘(정우+하늘) 커플’의 인생과 사랑이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길 기대하는 시청자가 많은 만큼 <닥터슬럼프>의 흥행 열기 또한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오리지널 드라마 <닌자의 집 House of Ninjas>(210만 뷰-1,480만 시청시간)은 4위로 전주보다 세 계단 하락했고, 특유의 B급 감성과 세련된 영상미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태국 코미디 드라마 <레디 셋 러브 Ready, Set, Love>는 (150만 뷰-1,050만 시청시간)는 6위로 중위권에 안착했다. 7위는 인도 법정 드라마 <맘라 리걸 하이 Maamla Legal Hai>(110만 뷰-480만 시청시간)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A Killer Paradox>(110만 뷰-810만 시청시간)은 8위로 차트를 지켰다. 지난주 4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모든 회차를 동시 공개하는 오리지널 작품의 특성상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TV 방영작에 비해 순위 보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시청자들의 주된 반응이다.

작품의 건재함을 과시하듯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호평 일색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살인자ㅇ난감>을 봤다는 한 네티즌은 “다소 폭력적인 주제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매력적인 연출에서 눈을 뗄 수 없다”며 “코미디면 코미디, 스릴러면 스릴러, 드라마면 드라마 등 어떤 취향을 가진 이가 보더라도 정주행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시즌2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이들은 “오래 기다릴 수 없으니, 넷플릭스는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애정표현에 가까운 협박을 건넸다. 다만 작품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시즌2의 가능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바람은 <살인자ㅇ난감> N차 시청을 통해 달래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위는 요르단 청춘 드라마 <알라와비 여고 AlRawabi School for Girls> 시즌2(110만 뷰-660만 시청시간)가 차지했고, 10위는 폴란드 범죄 드라마 <진실의 늪: 밀레니엄 The Mire>(100만 뷰-540만 시청시간)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1997년 발생한 세기의 홍수로 폴란드 시골 숲에서 발견된 12세 소년의 시신을 둘러싼 진실을 그린 <진실의 늪: 밀레니엄>은 2020년 공개된 <진실의 늪> 시즌3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90년대 폴란드의 사회적 분위기를 실감 나게 재현한 것은 물론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의 비극적 역사까지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 호평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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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지난 1일 공개된 <로기완 My Name Is Loh Kiwan>(310만 뷰-690만 시청시간)은 영화(비영어) 부문 3위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1위 <스루 마이 윈도3: 너에게 머무는 시간 Through My Window 3: Looking at You>(920만 뷰-1,610만 시청시간)과 2위 <The Abyss>(730만 뷰-1,260만 시청시간, 한국 미공개)가 각각 공개 3주차, 4주차인 점을 감안하면 단 사흘간의 성적으로 이들을 위협하는 <로기완>의 추가 순위 상승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평단의 분위기다.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한다. 시청자들은 원작 소설이 담담한 필체로 담아낸 탈북자의 삶을 처절하고도 뜨겁게 그려낸 송중기의 열연에 호평을 쏟아냈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말대로 ‘사람답게’ 살고 싶어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극 중 기완의 분투가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먹먹하게 물들였다는 평가다. 중반 이후 로맨스로 급변하는 전개에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지만, 송중기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을 꽉 채우며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로기완>의 흥행은 더 뜨겁게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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