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괴물이나 마약 없이도 흥미로운 ‘피라미드 게임’, 신예들이 해냈다! (티빙)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몰입감 높은 스토리, 학원 심리의 진가 깊어진 김지연, 장다아→신슬기 기대 이상
신예들의 반란이다.
티빙 새 오리지널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 학원 심리 스릴러물이다. 달꼬냑 작가의 동명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 <성스러운 아이돌>의 박수연 감독과 신예 최수이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영화 <완벽한 타인>부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장르를 불문하고 활약해 온 이재규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지난 2월 29일 삼일절 연휴를 앞두고 1~4화를 공개된 작품은 연휴 직후인 4일 [오늘의 OTT 통합 랭킹] 10위로 차트인 한 뒤 6위, 5위 등 꾸준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또한 7일에는 작품을 독점 공개하는 티빙에서 인기 순위 2위를 차지했고, 2월 5주차 OTT-TV 통합 드라마 화제성에서 2위를 기록, 공개 나흘 만에 최상위권에 랭크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외에서의 호평도 이어졌다. 공개 전부터 유럽 최대 규모 시리즈물 행사인 프랑스의 ‘시리즈 마니아’에 K-콘텐츠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은 공개 후 해외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피라미드 게임>은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 속 빚에 시달리는 참가자들의 상황과 <피라미드 게임> 속 학교폭력 문제 모두 가상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아픈 현실이다”, “계급에 따른 차별을 게임에 빗대어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를 관통하는 사회 문제를 담았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피라미드 게임>은 백연여고에 전학을 오게 된 수지(김지연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직업군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수없이 전학을 다녀본 성수지는 백연여고에 들어서자마자 일진도, 왕따도 아닌 지극히 평범한 반 친구를 찾는다. 여러 번의 전학 끝에 반에서 딱 중간 정도의 서열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은 것. 전학 첫날부터 함께 다닐 친구들을 정한 수지는 빠르게 적응을 마치고 백연여고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수지는 한 달에 한 번, 목요일 5교시에 진행되는 ‘HR 시간’에서 ‘피라미드 게임’을 마주하게 된다. 2학년 5반에서만 진행되는 듯 보이는 피라미드 게임은 학급 학생들 내 등급을 나누는 게임. 인당 5개의 투표권이 주어지며, 아이들은 다음 HR 시간까지 반에서 해당 등급으로 지내게 된다. 등급은 A부터 D까지로 나뉘어 있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거나 0표를 받은 학생은 최하위 등급인 F등급이 된다.
이 이상한 게임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F등급은 2학년 5반의 암묵적인 ‘왕따’가 되고,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F등급이라고 아무나 괴롭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직 A등급 혹은 A등급의 허락을 받은 소수의 아이들만 F등급을 괴롭힐 수 있고, 괴롭힘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겉으로 보이는 곳에 상처를 내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하다.
수지는 처음 경험해 보는 피라미드 게임에서 0표를 받고 F등급이 된다. 전학온 지 며칠 되지 않은 그를 아무도 뽑아주지 않은 것. 수지는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로 도망가고, 교무실에도 기웃거리지만 끔찍한 폭력은 멈추지 않는다. 또한 수지에게 손을 내미는 듯했던 담임 임 선생(최성원 분)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이용해 돈을 받아먹는, 쓰레기 같은 어른이다.
지옥 같은 학교생활 속 수지는 짝꿍이자 자신처럼 F등급인 자은(류다인 분)을 설득한다. 자은은 피라미드 게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만년 F등급. 끊임없는 괴롭힘 속에서 자은은 자퇴와 자살까지 고민하지만, 무슨 이유에서 인지 피라미드 게임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 수지는 그런 자은에게 “함께 F등급을 벗어나자”며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 두 사람의 목표는 아무도 F등급이 되지 않게 만들며 결국 피라미드 게임이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던 중 HR 시간이 다시 돌아오고, 수지와 자은은 F등급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지만 새로운 F등급이 탄생한다.
수지와 자은은 피라미드 게임을 깨부수기 위해 같은 편을 모으기 시작한다. 먼저 새롭게 F등급이 된 지애(김세희 분)를 끌어당기고, 아이돌 덕후이자 전략가 재형(오세은 분)도 같은 편으로 만든다. 또한 수지는 매일 다니는 편의점의 알바생 승화(조동인 분)가 천재 해커이자 피라미드 게임의 피해자 중 하나인 우리(주보영 분)의 오빠라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같은 반 아이들의 휴대폰을 해킹에 정보를 캐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는 A등급은 만만치가 않다. A등급 중에서도 A등급인 하린(장다아 분)은 순한 외모와 상냥한 말투 뒤에 사악함을 숨기고 있다. 백연그룹의 손녀로 집안까지 좋다. 교장 선생님과 일대일 면담을 하면서 다리를 꼬고 있을 정도. 또 다른 A등급인 도아(신슬기 분)는 중립을 지키는 듯하지만 서심병원의 외동딸로 하린과 어린 시절부터 깊은 관계를 이어왔고, 앞장서서 F등급을 괴롭히는 다연(황현정 분)은 재벌가의 막내딸이다.
<피라미드 게임>은 당초 큰 기대를 모으지 못한 채 공개를 시작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김지연을 제외한 대부분의 배우가 신예들이기 때문. 김지연의 경우 드라마 그룹 우주소녀로 데뷔 후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조선변호사> 등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하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지만, 백연여고 2학년 5반의 학생들로 분한 배우들은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거나, 단역 이상의 역할을 처음 맡아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모든 우려를 떨쳐냈다. 김지연은 이전보다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이끌었고, ‘그룹 아이브 장원영 친언니’로 알려진 장다아, 넷플릭스 <솔로지옥2>로 이름을 알린 신슬기는 연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노윤서(남해이 역)의 같은 반 친구들로 활약했던 류다인과 강나언 또한 탄탄한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높였고, 학생들을 연기한 정하담-하율리-황현정-이주연-오세은-김세희-최윤서 등도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팬들을 만족시켰다.
탄탄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도 <피라미드 게임>의 호평에 일조했다. 작품은 흥미로운 소재의 인기 웹툰을 치밀한 각색으로 풀어냈다. 특히 한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이야기 뒤에 학교 선생님, 학부모 등 어른들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박수연-이재규 감독은 노련한 연출과 디테일로 흡인력을 높였다.
원작이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도 잃지 않았다. <피라미드 게임>은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학교 폭력과 계급 사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담는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다채로운 인간 군상과 이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피라미드 게임>은 학원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 U+모바일tv <하이쿠키>, <밤이 되었습니다> 등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피라미드 게임>은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좀비나 구체, 마약이 등장하거나 피가 낭자하지 않는다. 왕따를 뽑는 게임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설정이 바탕이 되긴 하지만, 작품은 인물들의 심리, 두뇌 싸움 등의 중심으로 영리하게 전개된다.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피라미드 게임>은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더욱 흥미진진한 심리 싸움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전망. 피라미드 게임을 깨부수려는 수지의 목표가 이뤄질 수 있을지 남은 이야기에 궁금증이 증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