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의 동아줄, 네이버의 효자? 종횡무진 ‘웹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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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 휩쓴 웹툰 IP, 영상화 흥행하면 웹툰도 역주행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적자 시달리는 토종 OTT도 '웹툰 영상화'에 총력, 웨이브·티빙 웹툰 원작 오리지널 작품 공개
미국 IPO 앞둔 네이버웹툰, 원천 IP '대박'에 상장 날개 달았다 

웹툰을 영상화한 콘텐츠가 OTT를 중심으로 잇따라 흥행하자, K-웹툰의 위상 역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인기 웹툰 IP(지식재산권)가 곧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적자에 시달리던 토종 OTT들은 웹툰 IP를 활용한 신작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으며, 막강한 원천 IP를 보유한 네이버웹툰은 북미 IPO 시장의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OTT와 웹툰 IP의 ‘공생관계’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가 공개된 지난 20일, 넷플릭스 DAU(일평균사용자수)는 260만 명에 달했다. 10월 들어 꾸준히 감소하던 넷플릭스의 DAU가 순식간에 2.1% 뛰어오른 것이다(전주 동기 대비). <이두나!>의 흥행 이전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 등 ‘웹툰 IP’를 활용한 작품들은 줄줄이 대흥행 신화를 기록해 왔다.

원천 IP들이 OTT 시장에서 활약하기 시작하자 웹툰 시장은 ‘대호황’을 맞이했다. 영상화 작품이 OTT 서비스에서 흥행하면 웹툰 원작이 함께 ‘역주행’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마스크걸』은 방영 후 10일(8월 19~28일) 합산 국내 거래액이 방영일 한 달 전 10일(7월 9~18일) 대비 166배 뛰었다. 같은 기간 조회수는 121배 늘었다.

2015년 다음 웹툰(현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된『무빙』도 영상화 이후 매출(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합산)이 약 35배 증가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에 맞춰 진행된 ‘기획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된 웹툰 『사냥개들』 역시 영상화 작품 공개 이후 거래액이 평소 대비 14배 늘었다. 

토종 OTT의 ‘웹툰 IP’ 붙잡기

웹툰 원작 드라마가 OTT 시장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자, 업계에서는 웹툰 IP의 영상화가 적자의 늪에 빠진 토종 OTT들의 동아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었다. 웨이브와 티빙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각각 1,216억원, 1,191억원에 달했다. 왓챠는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실제 실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웨이브는 지난 6일 네이버웹툰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을 원작으로 한 범죄 스릴러 드라마 <거래>를 공개했다. 티빙 역시 배우 이성민과 유연석이 주연을 맡은 <운수 오진 날>, 배우 서인국이 주연을 맡은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웹툰 원작 드라마 작품을 연달아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OTT의 흥행 행보를 따라 웹툰 IP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운수 오진 날’ 스틸컷/사진=티빙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토종 OTT 플랫폼들이 웹툰 IP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거대 자본을 보유한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의 경우 모험을 감수하며 원작에 충실한 작품을 뽑아내고 있다. 반면 적자에 시달리는 토종 OTT는 제작 과정에서 이렇다 할 ‘리스크’를 감수하기가 어렵다. 웹툰 원작 팬들의 기대를 충족할 여력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다. 영상화 작품의 캐스팅·CG 등이 원작 퀄리티에 미치지 못할 경우 원작의 팬들이 등을 돌리며 오히려 흥행에 ‘역효과’가 나게 된다.

상장 청사진 그리는 네이버웹툰 ‘호재’

한편 웹툰 IP 흥행을 발판 삼아 콘텐츠 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기업도 있다. 다수의 원천 IP를 보유한 네이버웹툰이 그 주인공이다. IP 사업을 기반으로 네이버웹툰은 차후 있을 미국 시장 IPO(기업공개)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실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내년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초 2~3년 뒤라고 제시했던 상장 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이다.

네이버웹툰이 상장을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웹툰 IP’의 흥행 덕분이었다. 네이버웹툰의 IP를 활용해 대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 많다. 최근 작품만 꼽아봐도 <마스크걸>, <방과 후 전쟁활동>, <사냥개들> <사내맞선>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흥행작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가파르게 성장했고, 북미 시장에 당당히 IPO 도전장을 던질 만한 입지를 다졌다.

네이버의 2분기 웹툰 부분 상반기 매출은 7,227억원,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8,684억원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유료이용자 결제액(ARPPU)이 20% 이상 확대돼 역대 최고 거래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콘텐츠 시장의 원천 IP 활용 범위 및 빈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네이버웹툰의 IPO 흥행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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