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 한국에도 상륙, 넷플 ‘4인 파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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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구성원 외 계정 공유 시 5,000원" 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 시작된다
이미 세계 각국서 단속 시행한 넷플릭스, 가입자 수 급증하며 '성장 정체' 벗어나
사실상 납부 요금 인상 정책, 국내 이용자들 "그냥 안 보겠다" 볼멘소리도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국내에 본격 상륙했다. 넷플릭스는 2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넷플릭스 계정의 이용 대상은 한 가구의 구성원”이라며 새로운 국내 계정 공유 정책을 공개했다. 다른 가구 구성원과 계정을 공유하는 회원들에게는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새로운 계정 공유 정책을 안내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각국에서 본격화한 새로운 계정 공유 정책의 적용 범위가 일본·인도를 거쳐 아시아 전역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계정 공유 단속’ 국내서도 본격 시행

넷플릭스의 공지에 따르면, 같은 가구 내에 거주하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일종의 수수료 성격이다. 같은 정책을 먼저 도입한 해외의 전례를 보면, 유료 추가 회원 프로필 생성은 프리미엄 계정 최대 2개·스탠더드 계정 1개 수준에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공유 계정 이용자는 본인이 쓰던 공유 계정 내 프로필을 본인 명의의 신규 계정에 옮길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새 계정으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시청 내역과 설정, 맞춤형 추천 콘텐츠 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신규 계정에 기존 프로필 정보를 이전하려면 프리미엄 월 1만7,000원, 스탠더드 월 1만3,500원 등 유료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계정 공유 제한은 차후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회원과 같은 가구에 살지 않는 외부 이용자가 넷플릭스 계정에 접근할 경우 한동안 계정 공유 단속과 관련한 안내 메시지가 표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국내에서 꾸준히 성행하던 ‘넷플릭스 4인 파티(프리미엄 요금을 나눠 내고 계정을 공유하는 모임)’는 점차 모습을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 성과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이 본격화한 것은 올해 상반기부터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5월 23일 100여 개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일제히 금지한 바 있다. 정책 시행 직후 나흘간 넷플릭스의 하루 평균 가입자 수는 7만3,000명까지 급증했다. 이는 일일 신규 가입자 수 데이터 분석이 시작된 이후 최대치이며, 이전 60일간의 일평균 가입자 수 대비 102% 증가한 수준이다. 막혀있던 성장의 ‘혈’이 뚫린 것이다.

계정 공유 단속 본격화 2개월 뒤인 지난 7월, 넷플릭스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2023년 2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가 589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이용자는 2억3,83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당시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실적 발표 인터뷰를 통해 “(계정 공유 금지를) 전체 매출액 90%에 해당하는 지역까지 넓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일본과 인도 유저들에게 “넷플릭스 계정은 한 가구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정 공유 금지 관련 안내 메일이 발송되기도 했다. 아시아 국가로 계정 공유 단속 범위가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잠재 수익 ‘금광’으로 꼽히는 한국 시장 역시 이번 발표로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게 됐다. 우리나라의 넷플릭스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올해 7월 기준 1,174만 명에 달한다.

‘전보다 불편한데’,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

넷플릭스는 와이파이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기본 계정의 위치를 판단한다. 이용자가 특정 디바이스를 계속 이용하려면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기본 위치 와이파이에 접속해 넷플릭스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콘텐츠를 시청해야 한다. 이후 회원들이 가입 때 동의한 개인정보 취급 방침에 따라 IP 주소와 디바이스 ID, 계정 활동 등 정보를 활용해 디바이스가 기본 위치에 연결된 디바이스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여행·출장 등으로 인해 집 밖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해야 할 때는 ‘임시 액세스 코드’를 요청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기본 계정 소유자에 연결된 이메일 주소 또는 전화번호로 링크를 전송하면, 공유 계정 이용자가 15분 이내에 해당 코드를 입력하는 식이다. 액세스 코드 입력이 완료되면 이용자는 연속 7일간 넷플릭스에 액세스할 수 있는 일종의 권리를 얻게 된다.

이처럼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도입되면 서비스 이용은 한층 번거로워지고, 요금 역시 증가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3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독료를 나눠서 내는 20~50대 넷플릭스 시청자의 62.8%는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이 시행될 경우 넷플릭스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추가 요금을 납부하고 넷플릭스를 계속 보겠다고 한 응답자는 7.7%, 계정을 새로 만들어 넷플릭스에 가입하겠다고 한 이들은 6.4%에 불과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계정 공유 단속이 실시된 여타 국가에서도 유사한 반발이 나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쏟아지는 악평이 무색하게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늘었고, 결과적으로 ‘계정 공유 단속’은 넷플릭스 성장의 발판이 됐다. 과연 한국 소비자들은 과감히 넷플릭스로부터 등을 돌릴 수 있을까. 시장은 넷플릭스의 새로운 정책이 국내 OTT 업계에 가져올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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