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와 FAST, 경쟁인가 공존인가

박준경 뉴아이디 대표 ‘2022 차세대 미디어 주간’ 연설 FAST, 2019년부터 미국-유럽에서 급성장 “콘텐츠 이용자·제공자, 광고주 니즈 맞물려”

사진=뉴미디어

미디어 콘텐츠 시장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광고 삽입 무료 콘텐츠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디지털 플랫폼미디어 솔루션 기업 뉴아이디의 박준경 대표는 2일 ‘2022 차세대 미디어 주간’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OTT와 상생하는 라이브 방송, FAST’를 주제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FAST는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줄임말로, 광고를 시청하면 무료로 콘텐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리니어형 방송(편성표에 따라 정해진 미디어가 송출되는 선형 방송)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OTT 서비스와 비교된다.

◆ 북미-유럽에서 급성장한 FAST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콘텐츠 소비 플랫폼이지만 FAST 시장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처음 등장한 FAST 서비스는 2019년 뉴스와 스포츠 등 라이브 방송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주력으로 삼으며 이용자를 늘렸다. 올해 북미 FAST 시장 광고 매출은 9월까지 약 190억 달러로, 이 추세라면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물론 이는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유료방송 요금이 한국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수준인 탓도 있다. 미국의 유료방송 요금은 우리와 비교해 약 8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저렴한 비용 또는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FAST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 로쿠의 ‘더 로쿠 채널’ 등이 글로벌 FAST 플랫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넷플릭스가 2017년 처음으로 전 세계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하며 급성장을 기록한지 약 2년이 지난 2019년, 한국 OTT 시장 역시 넷플릭스의 주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과 한국이 콘텐츠 소비 패턴에서 약 2년의 차이를 보인다고 가정하면, 한국 FAST 시장은 지금부터 급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FAST 주목하기 시작하는 스마트 TV 제조사들
국내 산업계도 FAST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과 LG 등 전자제품 기업들은 TV를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FAST 서비스를 탑재해 판매 이후 광고수입까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삼성TV플러스, LG채널, SK브로드밴드가 출시한 단말기 플레이제트(PlayZ) 등이 광고와 함께 무료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일각에선 OTT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FAST 서비스까지 경쟁에 가세하면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이어져 미디어 시장이 붕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FAST가 OTT의 새로운 무대가 되어 공존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뉴아이디가 제공 중인 FAST 채널에 일본 유료 OTT 라쿠텐의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를 통해 유료 OTT가 잠재 고객들에게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제 TV 제조사들은 TV가 단순히 케이블 채널이나 IPTV를 보기 위한 도구로만 머물지 않길 바라고 있다. 모바일로 OTT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TV광고에는 너그럽다. 콘텐츠 이용자와 제공자, TV광고주, 제품 생산자의 니즈까지 딱 맞아떨어지며 FAST 시장은 가파른 성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미디어 시장은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소비자가 점점 줄어드는 반면, OTT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TV 앞에 머무는 시간은 큰 변화가 없다. 시청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되, TV와 같은 큰 화면을 포기하지 않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FAST 서비스가 시청자의 니즈를 파고들어 OTT와의 공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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