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IN&OUT] ‘그림자 미녀’ & ‘텔레토비’

IN ‘그림자 미녀’ 카카오TV 왓챠 OUT ‘텔레토비’ 넷플릭스

매주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OTT 신작들이 쏟아진다. ‘언젠가는 보겠지’라며 리스트에 담아둔 콘텐츠는 새로운 신작이 나오면 잊히기 일쑤다. 반대로 첫눈에 사로잡힌 신작을 재생했더니 기대 이하일 땐, 망설이지 않고 중단하는 경우도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잊힌 작품들 중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그리고 신작들 중에선 우선순위에서 약간 밀어둬도 괜찮을 작품들을 꼽았다.

사진=카카오TV, 넷플릭스

◆ IN  <그림자 미녀> │ 카카오TV 왓챠

<그림자 미녀>는 학교에선 왕따지만 SNS에서는 화려한 스타 ‘지니’로 살아가는 여고생 구애진의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그린 드라마다. 원작인 동명의 웹툰은 연재 중인 플랫폼에서 구독자 70만 명을 돌파하고 평점 9.1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화제를 모은 작품. 드라마를 연출한 방수인 감독은 원작을 보며 주인공 애진을 끊임없이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며 “요즘의 현실을 잘 캐치한 소재와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다”며 함께 이야기에 빠져들기를 독려했다.

동급생들에게 ‘못생겼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애진은 학교에서는 물론 낯선 사람에게도 외모를 이유로 모욕을 당한다. 그때마다 애진은 분노하기 보다는 허탈한 눈빛으로 먼 곳을 응시할 뿐이다. 그러는 사이 애진의 자존감은 조금씩 추락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애진의 눈빛이 달라진다. 방으로 들어가 가발을 꺼내 쓰고, 컬러 렌즈를 끼고 오랜 시간 공들여 화장을 한다. 셀 수 없이 찍은 셀카 중에 몇 장을 골라 영혼을 담은 보정을 한다. 사진 속 애진은 더 이상 애진이 아니다. 애진은 그렇게 ‘지니’라는 이름으로 SNS 활동을 한다.

77만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지니를 통해 각종 협찬까지 받으며 나름 풍족한 생활을 이어가던 애진은 어느 날 한 통의 DM을 받게 된다. “저 오늘 카페에서 지니님 봤어요. 사진이랑 많이 다르시던데…” 상대는 충격에 빠진 애진에게 점점 더 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애진이 도피처로 삼은 것이 SNS의 ‘가짜 미녀’라는 점은 지금은 너무 일상이 되어 문제의식조차 사라진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동시에 실체를 알 수 없는 유령 계정에게서 오는 협박성 DM 때문에 주변의 모든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애진의 모습을 통해 소셜미디어의 폐해까지 생각하게 된다.

구애진 역을 맡은 심달기 배우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한다는 설정은 전혀 공감할 수 없지만, 작은 체구에 어리바리한 것 같아도 조곤조곤 할 말은 다 하는 모습과 설득력 있는 연기는 ‘심달기가 아니었다면 힘들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트렌디한 소재와 공감 가는 스토리, 한 회당 20분 안팎의 짧고 빠른 전개에 극강의 반전까지 곁들인 덕분에 주말 오전 이불 속에 누운 채로 즐기기에 적격이다. 카카오TV와 왓챠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 OUT <텔레토비>│넷플릭스 OTT 단독 공개

영원히 20세기에 머물 것만 같았던 친구들이 돌아왔다.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 <텔레토비>다. 이 추억의 친구들은 1997년 처음 국내에 소개되며 많은 어린이들을 열광하게 했고, 그 어린이들이 다 커서 유료 OTT를 매달 결제하는 시점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귀신같은 타이밍이다. 당연하게도 ‘전체 관람가’를 달고 나왔지만, 어린이들보다 이 시리즈를 애타게 기다린 이용자는 바로 1990년대 후반의 텔레토비를 기억하는 2·30대 성인들이 아닐까?

뜨거운 사랑을 받은 만큼 프로그램이 중단된 시기에 온갖 루머도 많았다. 텔레토비들이 사회적 소수자를 상징하는 캐릭터라는 루머부터, 새로운 멤버를 영입한다는 루머, 반대로 죽음을 맞이한 캐릭터가 있다는 루머까지. 2022년 다시 돌아온 텔레토비들은 2015년 리부트 당시 배에 붙은 텔레비전 화면이 와이드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동그란 얼굴과 땅딸막한 몸매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시절의 감흥은 느낄 수 없다. 모자 하나만 주워 쓰고도 한 에피소드 내내 노래를 부르는 캐릭터의 모습에 깔깔댔던 것은, 아무 걱정이 없는 어린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 근심과 걱정이 없이 뛰어노는 그들의 모습에 힐링을 얻기 보다는 조용히 “이제 그만”을 중얼거리게 된다. 그리웠던 전파뚱땡이들은 고화질 대형 화면보다는 흐린 추억 속 꼬꼬마 동산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잘 봉인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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